[유영안 칼럼] 증인 존재하는 "천공 관저 개입 의혹" 육참총장 말도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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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증인 존재하는 "천공 관저 개입 의혹" 육참총장 말도 가짜뉴스?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2.03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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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에서 잊을 만하면 터지는 것이 무속 논란인데, 이번에도 천공이 논란이다. 대통령 관저 천공 개입설이 나돌더니 2일 드디어 그와 관련된 증인이 나왔다. 그동안 제기된 천공 논란을 정리하면서 이번에 터진 대통령 관저 천공 개입설을 분석해 본다.

 

(1) 3년 전에 이미 용산 점지

천공이 3년 전에 한 정법 강의를 보면 이미 그때 용산을 점지했다는 사실이 들어 있다. 천공은 “용산은 용이 여의주를 물고 올 자리다. 그 자리에 공원을 지으면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라고 설파한 바 있다.

그 말을 믿었을까, 윤석열은 대통령실을 실제로 용산으로 옮겼고, 그곳 주변을 호국공원으로 만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통령실 용산 이전이 결국 이태원 참사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은 천문학적 비용, 안보 공백, 주민 피해 등으로 봐 패착 중 패착이다. 그러나 청와대에선 단 하루도 잘 수 없는 윤석열은 최근 청와대 영빈관을 자주 사용하고 있어 이중으로 욕을 먹고 있다.

윤석열은 중앙지검장 시절에 재벌 언론 회장들을 만났는데, 그때 무속인이 동행했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무속인이 건진이나 천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 ‘대호프로젝트’ 즉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 작업이 시작됐다는 설이 돌았다. 당시 언론들은 수많은 소송에 시달려야 했는데, 묘하게 윤석열을 만난 후 모두 무혐의로 끝났다.

 

(2) 검찰총장 사퇴 시기 조언

천공은 정법강의에서 자신이 “열흘에 한 번쯤 윤석열 부부를 만나며 검찰총장 사퇴 시기도 조언해 주었다.”라고 밝혔다. 천공을 먼저 만난 사람은 김건희로, 무속에 심취한 김건희가 천공을 통해 윤석열을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한 것 같다.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7시간 녹취록에 보면 김건희는 자신이 더 ‘영’이 세다고 말함으로써 무속에 심취했음을 스스로 고백한 바 있다.

 

(3) 윤석열 손바닥에 왕(王)자 새겨

무속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지난 대선 토론 때 윤석열이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기고 온 후부터다. 그때 유승민 후보가 관련 질문을 했는데, 그때부터 유승민은 윤석열과 김건희의 표적이 되어 결국 경기도 지사 경선에서 자객 김은혜에게 지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당시 윤석열은 동네 할머니가 손바닥에게 왕(王)를 새겨 주었다고 둘러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무속이 작용한 것 같다. 무속에 몸에 왕자를 새기면 누구에게 싸워도 지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한때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머리에 숯칠을 했다는 설이 퍼졌다. 이 역시 무속적 행위다.

 

(4) 영국 여왕 조문 하지 마라 조언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죽자 조문을 간 윤석열과 김건희가 무슨 일인지 조문을 하지 않아 국내외 여론이 들끓었다. 한국 출발 3일 전만 해도 윤석열은 조문을 한다고 발표했는데, 갑자기 하루 전에 출발 시간이 변경되었다.

알고 보니 그때도 천공이 정법강의를 통해 “조문을 하면 몸에 안 좋은 기운(귀신)이 붙으니 안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 게 드러났다. 윤석열이 그말을 듣고 조문을 하지 않았다면 이것 자체가 국정농단이다.

 

(5) 천공 정법강의 "이태원 참사 좋은 기회 대량으로 죽어야" 알려져 망언

천공은 이태원 참사로 159명의 아까운 생명을 잃었는데도 “엄청난 기회가 왔다. 대량으로 죽어야 세계가 한국을 알게 되고 많이 찾아온다. 세계 지도자 부인들에게 편지를 쓰라.”고 조언했다. 할 말이 따로 있지 “엄청난 기회가 왔다니” 이게 할 말인가?

천공은 이태원 참사를 무슨 인신공양으로 본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그런 망언을 할 수 있을까. 박근혜 정부 때도 최순실의 무속 논란이 일었는데,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박근혜는 재임 중 ‘우주의 기운’ 어쩌고 하며 무속적 발언을 자주 했다.

 

(6) 대통령 관저 방문 증인 나와

한동안 잠잠하던 천공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몇 달 전에 김종대 전 의원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들었는데, 천공이 대통령 관저에 방문했고 선택에 개입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김종대 전 의원과 김어준 공장장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2월 2일 새로운 사실이 공개되었다. 윤석열 정권 출범 직전인 지난해 3월 대통령 관저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무속인 천공이 서울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다녀갔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실명 증언이 나온 것이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여러 매체 인터뷰에서 남영신 당시 육참총장으로부터 ‘천공의 공관 방문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른 사람도 아닌 육군참모 총장이 한 말이라 신빙성이 높다.

부승찬 전 대변인은 2일 <한겨레>에 “지난해 4월1일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에 갔을 때 남영신 총장이 ‘긴히 할 이야기가 있다. 꼭 알아야 한다’며 ‘얼마전 천공이 한남동 육군총장 공관과 (국방부 영내에 있는) 육군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국방부를 떠난 뒤 육군 관계자에게 김용현 경호처장이 함께 왔다는 등 더 구체적인 상황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경호처는 "김용현 경호처장은 천공과 일면식도 없으며,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둘러본 사실이 전혀 없음을 거듭 밝힌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실명 증언까지 나온 마당에 ‘사실무근’이라는 해명만으로는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

 

(7) 천공 강의 KT채널에 편성됐다가 취소

최근에는 천공의 정법강의가 KT채널에 편성됐다가 취소된 일이 있었다. 대통령실은 KT채널이 알아서 편성한 것이라 하지만, 누군가의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천공은 정법강의를 세계화하겠다며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누군가의 압력에 의해 지차체가 협조해 줄 수 있는데,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제2의 최순실 사건이 될 것이다.

 

무속이 국정에 개입한 것은 국정농단

개인이 무속을 믿을 수도 있고 점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국가 지도자가 무속인의 말에 의지해 국정을 좌지우지한다면 이는 국정농단에 해당한다. 더구나 전직 국방부 장관이 말한 것까지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사건을 덮으려 한다면 의혹만 커져 결국 탄핵의 기제가 될 것이다.

대통령경호처는 지난해 3월 역술인 천공이 서울 용산 한남동 육군 참모총장 공관을 대통령 관저로 사용하기 위해 알아보는 단계에서 사전 답사했다는 일부 언론과 더불어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당시 관저 주변 CCTV를 공개하라는 민주당의 주장엔 침묵하고 있다. 그 점은 청담동 술집 사건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정권이 검찰공화국, 고발공화국이란 말을 듣더니 이제 무속공화국이란 말을 듣고 싶은 모양이다. 거기에다 경제파탄, 외교파탄, 안보파탄, 노조탄압, 언론탄압, 야당탄압까지 하니 국정지지율이 그 모양 그꼴인 것이다.

오죽했으면 국민 상당수가 아직까지 TV를 보지 않겠는가? 그것은 단순한 증오가 아니라 저주 수준이다. 날씨가 풀리면 그 저주가 한꺼번에 마그마처럼 분출될 것이다. 그때는 천공도 검찰도 군인도 막을 수 없다. 한국은 현재 사실상 내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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