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입’이 ‘권력의 입’이 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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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입’이 ‘권력의 입’이 되면.... ?
  • 김용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3.01.3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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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세종본부장

우리가 사는 사회가 불평등하다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다. 이런 세상을 바꾸겠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정당을 만들거나 노동조합을 만들고, 시민단체를 만들어 눈물겹게 싸웠지만, 노동력이 상품으로 거래되고 상품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 돈이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은 달라지기는커녕 바뀔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무한경쟁의 자유시장경제는 약육강식의 세상이다. 이윤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자본에게는 인간도 사회도 자연도 모두 부차적일 뿐, 인간성과 공동체와 자연환경은 점점 더 황폐해져 가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정치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자본주의에서 정치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고 있다. 아니 믿을 곳이 정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수많은 학자들이 말하고 있지만 데이비드 이스턴은 정치란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하고 해럴드 라스웰은 “누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갖느냐”는 '배분'의 측면에서 정의했다. 즉 누구(집단이나 단체)에게 더 많은 파이를 나누어 주느냐 하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평등세상은 선언적일뿐, 사회적 지위, 여성,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은 법의 보호 영역에 밀려나 있다.

헌법 제34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보장ㆍ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국가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는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 신체장애자 및 질병ㆍ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했다. 주권자들 모든 주권자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이런 권리를 누리고 있는가?

 

<언론인이 권력을 장악하면...>

언론의 여러 기능과 역할 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권력 감시’와 '견제'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위탁된 정치권력을 오남용하는 것을 견제하고 동시에 사회의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비판함으로써 공공의 익을 증진지키는데 있다. 언론은 세상을 보는 창이다. 한 사람의 세계관과 가치관을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다.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 자기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어떠한 것인지를 판단한다.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내가 누군지도 함께 판단한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말이다. 이러한 언론의 기능은 ‘권력 감시’를 훌쩍 넘어선다. 사람들이 언론을 필요로 하는 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시비를 가리고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철학을 가르쳐주지 않는 학교. 세상을 보는 기준(규범)이 헌법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지 않는 나라. 주권자가 헌법을 모르고 사는 세상은 운전자가 도로교통법을 모르고 운전을 하는 것이나 무엇이 다르겠는가? 철학을 배우지 않는 국민, 헌법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 안경으로 세상을 볼까?

이런 사람들은 언론이 진실만 보도한다고 믿는다. 조중동을 보는 사람들은 조중동이라는 안경으로 세상을 보고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신문을 보는 사람들은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신문이라는 안경으로 세상을 본다.

이 지구상에서 75년간 동족이 분단된 나라가 있는가? 이 지구상에서 전쟁을 하다 70년간 휴전 중인 나라가 있는가? 동족을 설멸의 대상이라는 적국으로 만들고 서로 죽이겠다는 대포와 미사일도 모자라 핵무기까지 만들고 있는 나라가 있는가? 이런 세상을 만든 첫 번째 범인은 언론이다. 만약 ‘동아일보 오보사건’이 없었다면 반만년동안 피를 나눈 한 민족이 철천지 원수가 될 수 있겠는가? 언론의 욕망은 언론으로서 그치지 않고 언론사까지 만들어 거대한 권력이 됐다.

`깊은 이해관계가 있어서 서로 떨어지지 않게 결합’된 익숙한 말이 `정경유착(政經癒着)'이고 `권언유착(權言癒着)'이다. 세상을 보눈 창 언론. 그 언론에 몸담았던 사람이 정계에 뛰어들어 만드는 세상은 어떤 세상이 될까? 제1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승만은 <협성회보>, <매일신문>, <제국신문>을 창간하고 기자와 주필로 활동한 언론인 출신이었다. 1960년 4·19 혁명 직후에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허정도 1대 총선에 당선됐다. 그도 1923년에 <삼일신보>를 창간한 언론인이었다.

제헌국회부터 20대까지의 국회의원 가운데 언론인 출신은 모두 377명이다. 제헌국회 당시 20.5%를 시작으로 대체로 15% 전후를 유지하다가 16대 20.1%를 기점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어 19대와 20대에는 26명으로 8.7%에 달한다. 하지만 일본(2%), 미국(2.8%), 프랑스(1.2%) 독일(3.9%) 영국(5.4%) 등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 출신 언론사는 단일 단위로 봤을 때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가장 많았고, 절반 이상이 보수여당 계열로 진출했으며, 지역구보다는 경선을 치르지 않는 비례대표/전국구가 많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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