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점점 늪으로 빠져드는 국힘당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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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점점 늪으로 빠져드는 국힘당의 미래!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1.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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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나경원이 25일 드디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당 분열을 막겠다는 것이지만 시중에는 다른 이유들이 떠돌고 있다. 나경원이 결국 당대표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추론된다.

 

나경원 불출마 이유 추론

(1) 홍준표가 제기한 나경원 내각 추천 시 제기된 부동산 비리가 마음에 걸렸다.

(2) 마침 남편이 대법관 후보로 올라있어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

(3) 김대기 실장이 “윤 대통령은 진상을 다 알고 나경원을 저출산고령화사회 부위원장 직에서 해임했다.”라고 한 말에 상당한 위협을 느꼈다.

(4) 국힘당 초선 의원 50명이 연판장을 돌리며 나경원을 공격했고, 윤핵관들이 저주 수준의 공격을 퍼부었다.

(5) 최근 여론조사가 나가도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이 없고, 나가서 떨어지면 정치적 생명이 끝날 수 있다.

(6) 출마를 고집할 경우 현재 재판 계류중인 국회 패스트랙이 다시 거론되어 유죄가 나올 수 있고, 윤석열 검찰이 모두 무혐의로 처리해준 자녀 성신여대 입시 비리 혐의와 성적 조작 혐의가 재수사 될 수 있다

이상이 나경원이 출마를 포기한 이유로 추측된다. 특히 (3)에 나경원이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윤석열의 ‘뒤끝작렬’은 이미 정평이 난 바, 출마를 고집했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작용했을 것이다.

 

사실상 정치생명 끝난 나경원

국힘당에서 비교적 승승장구한 나경원은 최근 총선 낙선, 당 대표 낙선, 서울시장 경선 낙선 등으로 의김소침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사태까지 벌어져 사실상 정치적 생명이 다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치가에겐 어떤 탄압도 극복할 수 있는 배짱이 있어야 하는데,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 같은 나경원은 윤석열 정권의 공포정치에 그만 기가 죽은 것 같다. 정치에 입문한 후 한 번도 당해보지 않은 두려움에 굴복하고 만 것이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겪은 다섯 번의 죽음과는 비교도 안 되는 두려움에 출마를 포기한 것은 나경원의 그릇을 보여준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나경원이 좀더 큰 정치인이 되려면 어떤 압력에도 불구하고 “저는 합리적 보수를 지향해 총선에서 승리하는 당 대표가 되겠다.”라고 선언했어야 했다.

 

변수는 어부지리 안철수

나경원이 출마를 포기하자 반기는 측은 안철수 같다. 왜냐하면 나경원 지지표가 대부분 안철수를 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지지표는 수도권 전멸을 염려한 당심인데, 안철수 역시 그 구호를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총선에서 수도권은 승패를 좌우하는데, 김기현으론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국힘당이 아무리 영남에서 압승해도 125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지면 절대 원내 1당이 될 수 없다. 또한 수도권 여론은 그대로 호남과 충청에 연계되어 전체 판도를 좌우한다.

 

김기현 50% 막으려 유승민 출마하나?

또 하나의 변수는 유승민의 변수다. 만약 유승민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김기현이 50% 이상을 얻어 결선투표 없이 당대표가 될 수 있지만 유승민이 출마하면 세 사람 중 누구도 50%를 얻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따라서 이를 고려한 유승민이 출마해 1차 50%를 저지하고 결선투표 때 안철수를 지지하면 판도를 알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안철수가 이긴다는 조사가 다수 나온 바 있다. 유승민을 지지하는 표는 대부분 이준석을 지지한 2030이 많으므로 만약 유승민 지지표가 안철수를 지지한다면 상당한 변수가 될 것이다.

윤석열이 26일 국힘당 지도부와 연찬회를 여는 이유도 그런 것을 염려해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윤핵관들의 목표는 결선투표 없이 김기현이 50% 이상을 얻어 당대표가 되는 것인데, 오히려 결선투표가 그것을 막고 있다. 자기 덫에 자기가 걸려든 셈이다.

 

장제원에 대한 비호감도 변수

정치 전문가들은 대부분 김기현이 무난히 안철수를 이기고 당대표가 될 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또 하나의 변수는 김기현을 지원하고 있는 장제원에 대한 비호감도다.

장제원은 원래 거친 입 때문에 비호감도가 높은데다, 최근 아들의 망언으로 보수층 내에서도 말들이 많다. 레퍼인 장제원의 아들은 음주운전, 경찰관 폭행에 이어 동료 레퍼에게 “된장찌개나 먹고 사는 너희들”이라고 해 한국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고, “전두환 시대 같으면 니들은 다 지하실로 갔다.”라고 말해 전두환을 찬양했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항간에는 김기현이 당대표가 되면 장제원이 당 사무총장이 되어 차기 총선에서 공천의 칼을 휘두를 거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 당심도 그렇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권선동과의 보이지 않은 권력 투쟁도 나중에 분열의 기제로 작용할 것이다.

보수의 거성으로 알려진 전원책이 KBS ‘사사건건’에 나와 “이번 나경원 사태의 최대 패배자는 장제원이다.”라고 말한 이유가 뭐겠는가? 전원책은 장제원을 두고 “자기가 설치한 덫에 자기가 걸려든 꼴이다.”라고 맹폭했다. 한 마디로 “깜도 안 된 것들이 설친다”는 것이다. 시원한 일갈이다.

 

뼈 있는 나경원의 불출마 선언서

나경원은 겉으로는 선당후사, 당 분열 방지를 말했지만 속으로 부글부글하고 있을 것이다. 그 의중은 불출마 선언서에도 잘 나와 있다. 다음과 같은 대목이 사실은 윤석열에 던지는 칼이다.

“저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싸웠다. 그런 저에게 오늘 이 정치 현실은 무척 낯설다.”

여기서 ‘이 정치 현실’이 무엇일까? 바로 윤석열의 당무개입이다. 윤석열은 이준석 사태 때도 “저는 일절 당무에 개입하지 않습니다.” 라고 했지만 권선동에게 “내부총질” 운운하는 문자를 보내 결국 이준석을 당에서 축출하는 데 성공했다.

나경원은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포용과 존중을 절대 포기하지 마시라.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하다.”

이 말 역시 윤석열은 포용할 줄 모르고 상대를 존중할 줄 모른다는 우회적 비난이다.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도 검찰독재의 공포정치를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즉 지금은 내가 이렇게 물러나지만 언젠가 복수하겠다는 다짐으로 읽힌다.

 

사분오열될 곳은 민주당이 아니라 국힘당

혹자는 이재명이 기소되면 당대표 사퇴 여론이 일어 민주당이 분열될 수 있다고 하지만, 민주당 당헌 당규에 ‘정치 보복으로 인식될 경우 기소되어도 의원직이나 당 대표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수구들이 원하는 ‘이재명 사법 리스크’는 오히려 민주당을 뭉치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다. 이원옥, 김종민, 조응천이 설치고 있으나 그들 역시 민주당을 배신하면 그것으로 정치 생명이 끝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준석, 유승민에 이어 나경원까지 윤석열의 공포 정치에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고 국힘당 원로들은 물론 당원들도 속으론 부글부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 당심이 ‘김기현 거부’로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철수는 나경원보다 다루기가 더 힘든 사람이니 윤석열도 윤핵관들도 골머리가 아플 것이다. 무능을 공포 정치로 덮을 수는 없다. 3월이 되면 다시 100만 촛불이 거리로 쏟아져 나갈 것이다. 간첩사건으로 민주노총까지 폭발 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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