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윤석열의 해괴망측한 삼단논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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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윤석열의 해괴망측한 삼단논법!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1.1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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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셀카 요청에 응하고 있는 윤석열 / 출처=연합뉴스

사람은 죽는다. (대전제)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소전제)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결론)

이게 그 유명한 삼단논법이다. 삼단논법이란, 논리학에서 2개의 전제와 1개의 결론을 가진 타당한 연역 논증을 말한다. 형식논리인 삼단논법은 대전제가 잘못이면 결론도 잘못이 된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대전제)

어떤 신도 죽지 않는다. (소전제)

그러므로 어떤 사람도 신이 아니다. (결론)

이와 같이 단순히 서술하는 진술로만 이루어진 논법을 정언적 삼단논법이라고 한다. 삼단논법의 논증이 타당한 이유는 전제들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그 결론을 부정하는 것은 모순되기 때문이다. 

삼단논법은 ‘미리 알려진 두 판단에서 그것들과는 다른 하나의 새로운 판단으로 이끄는 추론 방법이다. 2개의 명제를 전제로 결론을 내는 대표적인 간접추론 형식이자 연역추론이다.

 

윤석열의 삼단논법

 

UAE는 우리의 형제국이다.(대전제)

형제국의 안보는 우리의 안보다.(소전제)

그러므로 이란은 UAE의 적이다. (결론)

윤석열의 이 논리는 형식논리로 하면 언뜻 맞는 것 같지만 그 내부에 엄청난 모순을 지니고 있다. 하나하나 분석해 보자.

 

UAE는 우리의 형제국이다(대전제)

윤석열은 UAE가 우리의 형제국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형제국’은 매우 추상적인 개념으로 도대체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형제국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수교하고 투자하면 형제국일까? 그런 식으로 하면 이란은 우리와 먼저 수교했고 교역량도 많다.

따라서 윤석열이 UAE를 우리의 형제국이라 말한 것은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우호적 발언일 뿐 어떤 근거도 없다. 우리나라와 수교하고 서로 교역하면 형제국이 된다면 이란도 형제국이 되기 때문이다.

 

형제국의 안보는 우리의 안보다(소전제)

UAE가 우리의 형제국이란 말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므로 UAE의 안보가 우리의 안보가 될 수는 없다. 이 말이 사실이 되려면 UAE에 전쟁이 났을 때 우리는 반드시 전투병을 파견하여야 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UAE에 군사를 파견하고 유사시 우리 군을 파견할 수 있는 이면합의를 해주었는데, 문재인 정부가 그걸 지키지 않으려 하자 한때 임종석 비서실장이 UAE에 급파된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국회 동의와 국민적 합의 없이 상대국에 전쟁이 났을 때 우리 군을 파견하는 것은 위법이다.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하지만 외교 문제로 비화될지 몰라 유야무야되었다.

만약 UAE에 전쟁이 나고 우리가 전투병을 파견해 지원하면 우리나라는 스스로 중동 전쟁 한복판에 서게 되어 경제적 피해는 물론 우리의 안보까지 위협받게 된다. UAE와 전쟁을 하는 나라가 우리에게 테러를 가할 수 있고, 우리 기업을 모두 퇴출시킬 수도 있다. 즉 교각살우(矯角殺牛)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란은 UAE의 적이다(결론)

이란이 UAE와 잠시 갈등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두 나라는 전쟁을 할 정도로 갈등이 심각한 것은 아니며, 최근 두 나라 사이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중동을 방문하려면 적어도 중동 역사를 어느 정도 공부한 후 방문해야 한다.

이란이 UAE와 잠시 갈등했다고 해서 이란이 우리의 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와 이란은 UAE보다 먼저 수교를 했고 교역량도 많다. 윤석열의 허접한 논리는 소의 뿔을 자르려다 소를 죽이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란을 적으로 돌리면 벌어질 일

만약 윤석열 정권이 UAE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란을 우리의 적으로 규정해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1) 우리가 중동 전쟁 한복판에 뛰어들어 오히려 우리의 안보가 위태로워 질 수 있다.

(2) 이란 해협을 지나는 우리의 유조선이 나포되거나 해적들의 공격으로 폭파될 수 있다.

(3) UN제재로 묶여 있는 이란 석유 수입 대금 8조를 당장 갚아야 한다.

(4) 북한과 친한 이란이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무기를 수입할 수 있고, 두 나라 모두 핵보유국이므로 잘못하면 핵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

(5) 이란과 친한 나라가 우리나라의 적이 될 수 있다.

 

UAE와 체결한 MOU 믿을 수 있나?

윤석열이 UAE와 체결했다는 300억 달러 MOU도 사실 그대로 믿을 수 없다. MOU는 그렇게 할 예정인 양해각서로 법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자원외교를 한답시고 약 70개의 MOU를 체결했는데, 그 중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것은 단 1개뿐이다. 사실상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지만 수사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런 이명박을 사면복권해 준 사람은 바로 윤석열이다. 그래놓고 김경수는 사면만 해주는 잔머리를 굴렸다.

 

UAE 원전도 문재인 정부가 초석 놓은 것

윤석열은 UAE와 300억 달러(37조)의 MOU를 체결해 단군 이래 최대 실적이라고 떠벌리고 있지만 UAE에 원전을 짓고 관리하는 것은 이미 문재인 정부 때 그 초석을 놓아둔 것이다.

그러니까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가 초석을 놓은 UAE 원전을 마치 자신이 딴 것처럼 왜곡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놓고 걸핏하면 전 정부 탓이나 하니 욕을 바가지로 얻어 먹고 있는 것이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전기 자동차 문제나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면합의 주목해야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투자를 받아내기 위해 UAE와 이면합의를 해주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면합의가 있었다면 다음과 같은 것을 약속했을 것이다.

(1) UAE의 군사 교육을 우리 군이 담당한다.

(2) UAE에 전쟁이 나면 한국은 즉각 전투병을 파견해 지원한다.

(3) UAE와 방위산업을 공유하고 한국산 무기를 수입한다.

(4) 한국의 최첨단 기술(반도체, 전기차, 수소차)을 UAE에 전수한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2)와 (4)다. 이것은 한국의 국회 동의와 국민들의 동의가 요구되는데, 성격상 몰래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으므로 언젠가 공개되어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다.

 

조폭이 ‘나와바리’ 차지하고 기뻐하듯

한 나라의 지도자가 해외 순방을 나가는 이유는 상호 교류, 현안 문제 해결, 교역 확대로 우리 제품 수출 증대에 기여하고 국격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해외에 나갔다 하면 말썽만 일으켰다. 그 사례는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윤석열은 기본적인 외교 의전 행사도 모르고, 해외에 나가서도 나경원 축출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못해 불쌍해 보인다. 마치 그 모습이 조폭이 새로운 ‘나와바리’를 차지했다고 기뻐하는 것 같다. 윤석열의 해괴망측한 삼단논법은 외교의 조롱거리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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