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중도와 진보는 강한 이재명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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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중도와 진보는 강한 이재명을 원한다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12.1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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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마라 뒤에는 국민이 서 있다

이재명을 상징하는 말은 ‘사이다’이다. 뭔가 꽉 막혔을 때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발언을 많이 했기 때문에 붙여진 ‘애칭’이기도 하다. 변방의 장수에 불과했던 이재명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부채의 도시로 알려진 성남시를 살기 좋은 도시로 바꾸어 놓은 것에도 기인하지만, 그것보다 2016년 촛불 집회 때 아무도 말하지 못한 ‘박근혜 탄핵’을 가장 먼저 외쳤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재명이라는 이름을 거론하기 시작했고 소위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 여세를 몰아 이재명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으나 문재인 후보를 과도하게 공격했다는 죄로 문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후 경기도 지사 선거에서 이긴 후 경기도를 잘 이끌어 대선 반열에 올랐고, 지난 대선에서 0.73% 차이로 졌지만 수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대선 패배로 우울해하던 이재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 때부터이다. 당시에도 여러 반대가 있었지만 이재명 후보는 당당히 출마해 당선되었다. 그러나 지방선거 패배로 의미가 희색되어 버렸다. 그때부터 소위 수박들이 이재명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검찰의 칼날에 주춤해진 이재명의 사이다

이후 당대표가 된 이재명에게 불어닥친 것은 검찰의 칼날이었다. 대선 기간 내내 떠돌던 대장동 게이트가 다시 떠올라 전방위적으로 수사가 이루어졌고 측근들이 대거 구속되었다. 하지만 당 대표가 된 후 이재명은 중도층을 의식했는지 자꾸만 뭔가 타협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물론 측근들이 구속되어 있으니 심기가 불편했겠지만 지지자들은 이재명이 당당하게 검찰에 맞서는 장면을 보고 싶어했다.

국민들은 민주당에 170석에 가까운 의석을 주었지만 민주당은 부자 몸조심 하듯 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개혁 입법은 차일파일 미루어졌고 그 결과 대선에서도 패배하고 지선에서도 패배했다. 국민들은 당 대표가 된 이재명에게 희망을 걸었으나 검찰의 잔인한 정치 보복에 주춤해 하는 모양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연계된 새해 예산

새해 예산이 법정 기일 안에 통과가 안 되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냈는데, 민주당이 그걸 덥석 받아들였으나 국힘당이 반대해 중재안마저 무산되었다. 중재안의 주요 골자는 국힘당이 주장한 대기업 법인세 인하 3%를 1%만 인하해주는 것인데,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자 국힘당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 바람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또 미루어졌다.

이재명 대표가 15일 기지회견을 열어 김진표 국회의장이 낸 중재안을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은 실망감을 자아냈다. 저렇게 하다간 이용만 당할 텐데 하는 염려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국힘당이 중재안마저 걷어찼다.

국힘당은 예산안 먼저 해결하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임할 태세지만 그것도 믿을 수 없다. 막상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국힘당은 각종 구실을 삼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미루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법인세율 1%포인트 인하는 턱없이 부족하다. 나머지 쟁점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라고 했지만 진짜 목적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미루려는 꼼수로 읽힌다.

 

민주당 착한 척 그만 해야

민주당에 맹점이 하나 있다. 소위 ‘착한 척하기’가 그것이다. 제1야당으로서 무조건 반대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인지 자꾸만 타협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중도층 외연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얼마나 많은 타협을 해주었는가? 하지만 돌아온 것은 잔인한 정치보복밖에 없었다.

그러자 지지자들이 “그렇게 당하고도 또 속느냐?” 하는 볼멘소리를 외쳤고, 그 바람에 윤석열 정권이 죽을 쑤는데도 민주당은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국힘당과 지지율이 별 차이가 없다.

여기서 분명히 말해둘 것은 중도층도 민주당이 좀 더 개혁적이고 수구들과 잘 싸우는 모습을 보여줄 때 지지율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민주당의 ‘착한 척하기’는 그만 중단해야 한다. 누구 말마따나 협치도 인간과 하는 것이다. 수구들은 인간이 아니라 악마 그 자체다.

 

이재명 사법리스크는 수구들이 만들어낸 민주당 분열책

민주당 내 수박들은 걸핏하면 ‘이재명 사법 리스크’ 운운하며 심지어 분당까지 거론하고, 몇몇은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 틈을 타 이낙연이 미국에서 조기 귀국한다는 말이 돌기도 하였다.

 

윤석열 검찰과 국힘당이 획책하는 시나리오

(1) 이재명 측근들을 모조리 구속, 기소하여 칼날이 곧 이재명에게 향한다는 것을 암시하여 민주당을 분열시킨다.

(2) 조중동, 종편 등 수구 언론이 이를 날마다 도배해 이재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키우게 한다.

(3) 민주당이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을 가지고 떠들수록 이재명 측근을 수사해 김건희 사건을 덮는다.

(4) 이재명을 기소해 민주당 내 수박들이 분당하게 하고 정계 개편을 시도해 차기 총선 및 대선에서 승리한다.

이 시나리오는 정해진 수순으로 검찰은 곧 이재명 대표를 소환하고 언론은 이를 대서특필해 마치 이재명이 돈을 받은 양 떠들어댈 것이다. 수구들의 음모가 이러한데도 민주당은 중재안이나 받아들이고 뒤통수 맞고 그 바람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착수도 못하고 있다. 의원 170석의 민주당이 의원 110석의 국힘당에 질질 끌려다니고 있는 형국이다.

 

행동력이 부족한 민주당

민주당은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도 해임안으로 슬그머니 방향을 돌려 타협했고,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도 막지 못했으며, 시행령으로 검찰개혁이 무력화되었는데도 무기력하게 행동하고 있다.

검찰이 노웅래마저 소환하자 겁을 먹은 것인지 검찰이 망나니처럼 굴어도 누구 하나 검찰청 앞에 가서 소리치는 의원이 없다. 왜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가 대신 용산에서 10일 동안 단식 투쟁을 했겠는가?

 

3년 싸움 끝에 이긴 손혜원 전 의원 사례

사전에 개발 정보를 빼내어 목포에 투기했다는 혐의로 입건된 손혜원 전 의원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3년 넘게 투쟁한 결과다. 1심에서 유죄를 받자 손혜원은 검찰과 정면대응을 해 2심에선 무죄를 받았고 대법원에서도 이를 받아들였다. 만약 손혜원이 검찰에 적당히 타협했더라면 지금쯤 감옥에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도 있다. 이재명은 싸워서 이기라. 저들은 타협을 굴복으로 여기지 절대 정상 참작으로 여기지 않는다. 대장동 사건의 본질은 이재명이 업자들로부터 돈을 받았느냐이지 측근들의 비리가 아니다. 측근들도 아직 돈 받았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협치도 인간과 하는 것이다. 당당히 싸우라, 뒤에 이재명을 지지했던 1600만 명의 국민이 있고, 민주당이 있다. 무엇이 두려운가. 맹수들은 사람이 겁을 먹을수록 더 잔인하게 달려든다. 막대기라도 들고 맹수들의 아가리를 내리쳐라. 그래야 맹수들도 겁을 먹는다.

이재명은 위축되지 말고 다음과 같이 외쳐야 한다.

“너희들, 정권 바뀌면 모조리 구속될 각오면 나를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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