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삼성에 MBC광고 넣지 말라는 국힘당의 망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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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삼성에 MBC광고 넣지 말라는 국힘당의 망언 파장!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11.1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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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상훈 비대위원. 출처=오마이뉴스
▲ 국민의힘 김상훈 비대위원. 출처=오마이뉴스

“이 정도면 막 가자는 거지요?”

이 말은 노무현 대통령이 평검사들과의 대화 때 모 검사가 “얼마 전에 모 사업가와 만났지요?”, “몇 학번이죠?” 하고 묻자 노무현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 검사는 마치 노무현 대통령이 사업가를 만나 무슨 부정이라도 저지른 듯 비아냥거렸다. 검사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는 일종의 협박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고졸인 줄 뻔히 알면서도 “몇 학번이죠?” 하고 물은 것은 전국민의 공분을 사게 했다. 자신들은 서울 법대 출신이란 자부심이 대단하겠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대학이 대한민국을 망쳤고, 지금도 망치고 있다.

모든 것에는 금도가 있는 법인데, 평검사가 대통령에게 한 이 질문은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수구들은 그 여세를 몰아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다가 역풍을 맞아 총선에서 참패했다.

그런데 금도가 넘은 일이 또 터졌다. MBC가 ‘바이든, 말리면’ 보도를 한 후 윤석열 정권은 복수에 여념이 없었다. ‘전용기 MBC 배제’도 복수심에서 나왔고, 추징금 520억 부과도 사실상 복수다.

 

삼성에 MBC 광고 하지 말라는 김상훈

그런데 17일 드디어 수구들의 본색이 드러났다. 국힘당 비대위원인 김상훈이 MBC에 광고를 넣지 말라는 취지로 기업들을 압박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정면 겨냥해 논란이 증폭되었다.

김상훈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MBC는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악의적 보도, 의도적 비난으로 뉴스를 채워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 각종 프로그램은 유력 대기업 광고로 도배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많은 대기업이 초대형 광고주로서 MBC의 물주를 자임하고 있다.“

"특히 모 대기업은 수십 년간 메인뉴스에 시보 광고를 몰아주고 있으며 MBC 주요 프로그램에 광고비를 대고 있다. 2017~2018년 MBC 파업 기간엔 타 방송사 대비 10배 가까운 광고를 집행한 적도 있다.“

김상훈이 말한 ‘모기업’은 삼성전자로 알려졌다. 김상훈은 “삼성전자와 MBC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라고 말하며 "더욱이 작년엔 현 MBC 사장의 비서실장이자 메인뉴스 앵커였던 사람이 해당 대기업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5년에도 뉴스 앵커가 같은 기업의 임원으로 발탁됐다. 참으로 돈독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상훈은 "MBC 광고 기업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동참 서명한 사람들이 33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이분들은 사회적 기업이자 국민 기업인 삼성 등이 MBC에 광고를 제공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하고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주장했다.

 

자유 외친 윤석열 속은 자유 억압

이에 대해 MBC는 "문화방송은 자유민주주의와 자유 시장 경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광고 불매 운동 발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1970년대 유신 독재 시절 '동아일보 광고 탄압 사태'에서 보듯, 광고 불매 운동은 가장 저열한 언론탄압 행위"라고 지적했다.

MBC는 "문화방송은 헌법을 수호하는 의무를 지닌 국회의원에게서 자유 시장 질서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광고 불매 운동 언급이 나왔다는 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상훈이 기업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윤석열이 평소 외친 ‘자유’와 배치되며,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를 압박해 MBC를 망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권력이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를 한다고 노골적으로 광고주들을 협박하고 위협하는 행위는 위법이다. 광고불매운동이 강요나 공갈 등 협박에 해당된다는 지난 2013년 대법원 판례도 있다.

더구나 시민단체도 아닌 집권여당, 그것도 비대위원이 특정 기업을 지칭하며 MBC에 광고를 하지 말라고 협박한 것은 경우에 따라 기소될 수 있는 사안으로 자신의 정치생명만 앞당기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다.

 

박정희 군사 독재 연상

이에 대해 한국기자협회는 "1974년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절 동아일보와 동아방송이 정권의 압력으로 기업 광고가 실리지 못한 사실이 있는데 마치 역사의 시계가 48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라고 질타했다.

박정희 군사 정권의 동아일보에 대한 광고탄압은 훗날 역사의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5년 후 박정희는 김영삼을 제거하려다 부마항쟁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김재규 안기부장의 총에 죽었다.

 

동남아 순방도 김건희만 부각

윤석열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국정지지율이 더 내려갔다는 여론조사가 다수 나오고 있다. 이번 동남아 순방도 사실상 빈손 외교로 김건희의 ‘빈곤포르노프로젝트’만 부각되었다.

김건희는 주최측의 공식 행사엔 가지 않고 캄보디아 빈민굴을 찾아가 병든 아이를 껴안은 사진을 공개해 외교적 무례를 저질렀다. 세상에 어떤 나라가 자국의 빈곤이 알려지길 바라겠는가? 결국 김건희는 자신의 홍보를 위해 가난한 나라의 고통을 이용한 셈이다.

거기에다 G20회의 때 윤석열에게 자꾸만 “나가, 나가”하고 인상 쓰는 장면은 누가 실세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그 짤 영상은 국내는 물론 세계로 퍼져 윤석열이 22개국 지도자 중 지지율 16%로 꼴지를 기록하는 데 일조했다.

독재 정부의 말로는 항상 처참했다. 박정희는 부하의 총에 맞아 죽었고, 전두환은 법정에 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윤석열 정권이 이런 식으로 살리라는 경제는 살리지 못하고 정치 보복만 하다간 그의 말로도 처참할 것이다. 19일엔 수십만 촛불 시민이 서울로 집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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