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수능일이 되면..... 부끄럽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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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수능일이 되면..... 부끄럽고 미안하다
  • 김용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2.11.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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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세종본부장

오늘은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를 보는 날이다. 지난해보다 1만 6,387명이 늘어난 50만9,821명이 지원했다. 재학생 36만710명, 졸업생 13만4,834명, 검정고시생 1만4,277명 등 모두 50만9,821명이다. 지난해 응시자 49만3,434명에 견주면 1만6,387명(3.3%) 늘었다.

해마다 수능일이 되면..... 평생을 교단에서 살았던 한 사람으로서 학부모와 수험생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겨루는 시험이라는게 출발선에서부터 과정이며 결과가 공정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혼탁해도 아이들에게는 어른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이성을 가진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인생의 황금기인 청소년기를 반납하고 꿈을 안고 대학으로 세상밖으로 나서는 청소년들에게 이런 추태는 보이지 말아야 한다. 아니...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지는 못할망정 부정의를 정의라고 우기니까 하는 말이다.

해마다 이날이 되면 시험장 앞에는 의례처첨 나타난 사람들이 있다. ‘투명한 가방끈이 당당한 세상을 바란다’는 ‘대학입학거부로 삶을 바꾸는 투명가방끈’ 모임이다. 이들은 해마다 수능일이 돌아오면 ‘00년 대학입학거부선언’이라는 이런 플래카드를 들고 수험장 한쪽에 서 있다. 자신은 대학에 가지 않거나 못가더라도 ‘남의 밥에 재는 뿌리지 말아야...’ 하는게 예의요, 도리다. 하지만 이들이 뿌리는 재가 재가 아니기에 하는 말이다.

이들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소개하거나 설명할 때는 미국 하버드대 졸업생이란 경력이 훈장처럼 언급되지만,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지방대 출신이란 게 논란이 되는 나라다. 사업가이자 유명 유튜버라는 강성태는 서른이 한참 넘은 나이에도 방송에서 본인 수능 성적을 자랑한다.

그런 한편 대학생들은 집회 소음이 자신들의 학습권을 방해한다며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속한 노동조합을 고소하고, 교내에 대자보를 붙이는...,” 나라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학교 교문에는 “축 합격 000 00대학 합격”이라는 플래카드가 나붙고 이런 학생을 배출(?)한 교사는 유능한 교사로 교원평가에서 우수교원으로 평가받고 A급교사로 상여금을 받아 남보다 몸값이 더 높아진다. 100번 양보해 수능이라는 시험이 사회에 진출해 살아가는데 고생한 만큼 도움이 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운 지식에 직장에서 사회에서 노력한 만큼 소용되고 보람을 느끼는가?

‘대학수학능력고사(大學修學能力考查)’...? 말 뜻을 풀이하면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 유무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정말 그런가? 사기다! 거짓말이다. 대한민국에서 치르는 시험 ‘대학수학능력고사’가 정말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 유무를 가리는 시험인가?

소수점 아래 두 세째 점수까지 확인해 쇠고기 등급을 매기듯이 서열을 매겨 00점까지는 무슨 대학, 00점까지는 무슨 대학 입학 자격을 부여하고 그런 학교 졸업으로 취업을 비롯해 결혼... 사람의 가치까지 한줄로 세우는게 대한민국이 아닌가?

백번 천번을 양보해 그 줄세우기가 공정하다고 치자. 현실을 보라. SKY출신이라는 사람들이 정치계에 경제계에 사회 요소요소에서 하는 일이 SKY 출신(?) 다운가? 지금 여당의 모모씨 아니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보자. 그는 대통령으로서 지지와 환영을 받고 있는가?

대통령이 지지율이 20%대면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물러나야 한다. 그런데 이 사람 갈수록 목에 힘이 들어가는 모습에 보는 사람들의 눈이 아프다. 어디 대통령뿐인가? 그 밑(?)에 한자리를 얻겠다고... 눈도장을 찍겠다는 SKY 출신들의 언행을 보면 판단 미숙아를 넘어 장애 수준이다.

아무리 강심장인 사람이라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인간으로서 품위다. 그런데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세상 때가 묻지 않은 젊은이들에게 공정을 말하고 정의를 말하면서 이런 시험이 공정하다고 줄 세우고 있다. 그것도 잘났다는 사람, 세상의 지위가 높은 사람, 모모대학출신들까지 아니 종교인들까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대학수학능력고사’를 반복해서 치르고 있는 것이다, 불의가 정의가 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세상...에서 말이다.

이 정도 됐으면 지금까지 누려 온 유명한, 아니 훌륭한 사람 중 누군가 한두 사람쯤 양심선언이라도 하고 나왔으면 좀 좋을까? 내가 ‘대학수학능력고사’일에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았나? 힘도 능력도 없는 퇴임한 잉여 인간이 된 노인이 50만9,821명 수험생들과 학부모들께 수학능력고사 날 아침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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