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시민이 단식할 때 서명이나 받는 민주당!
상태바
[유영안 칼럼] 시민이 단식할 때 서명이나 받는 민주당!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11.15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싸워서 이기는 게 진정한 추모(秋牟)

야당 국회의원 181명이 서명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앞두고 민주당이 새삼스럽게 대국민 서명운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 논란이다. 야당 의원 181명이 서명했으면 이미 국정조사 의결정족수를 충족했는데, 왜 새삼스럽게 대국민 서명운동을 하며 시간을 지체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여론조사도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훨씬 더 높은데 말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대대적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민주당이 대국민 서명 운동을 빙자하여 검찰의 눈치를 보고 있지 않으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민주당은 180석을 얻고도 주요 개혁 입법을 처리하지 못해 지지자들의 원성을 샀고, 그 결과는 대선패배였다.

 

민주당 얌전한 척 그만 해야

싸울 때는 앞뒤 재지 말고 몸을 던져야 하는데 민주당은 아직도 자신들이 집권 여당이라도 되는 양 몸을 사리고 있다. 그 잘난 중도층을 의식해서란다. 그러나 중도층도 민주당이 보다 개혁적일 때 지지를 더 보내주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망설임 혹은 시간 보내기는 질타를 들어도 싸다.

<지금이 눈 감고 추모만 할 때인가?>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된 후 지지자들은 많은 것을 기대했다. 진짜 야당다운 야당의 모습으로 수구들과 대적해 국민들의 답답한 속을 뚫어주길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항상 결정적인 순간 망설였고, 그러다가 수구들에게 당하고만 살았다.

민주당의 태도가 매사 그러하니 윤석열 검찰도 민주당을 얕보고, 한동훈 같은 망나니가 설쳐도 대처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앙당마저 두 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이 민주당을 얼마나 약하게 보았으면 가져갈 것 없는 압수수색이란 걸 뻔히 알면서도 그런 쇼를 했겠는가?

 

삭발, 단식 한 명 하지 않은 민주당

윤석열의 폭거에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지 5일이 지났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누구 하나 삭발을 하거나 단식을 한 사람이 없다. 그저 유튜브에 나와서 그렇고 그런 말만 씨부렁거린다.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가 단식하고 있을 때 민주당에선 누구 하나 현장에 오지도 않았고, 심지어 민주 진영 유튜버들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니 지상파는 아예 보도 하나 하지 않고 있다. 서울의 소리 유튜브만 하루 종일 단식 농성하는 장면을 내보내고 있다.

집회에 가서는 사자후를 토해내며 제법 정의로운 양 떠들어대는 인사들도 저마다 이기적 마음에 서로를 경계하고, 백은종 대표가 5일 동안 단식을 하고 있어도 누구 하나 격려차 방문하지 않고 있다. 서울의 소리에 출연하는 안진걸 소장과 양희삼 목사만 간혹 단식 현장에 온다.

 

중도 외연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비겁함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미온적인 이유는 그 잘난 ‘중도 외연 확장’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중도층도 민주당이 좀 더 개혁적이고 잘 싸울 때 더 많은 지지를 보내주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도 중도층은 윤석열 정권에 대해 부정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런데도 중도층을 의식해 장외 투쟁을 망설이고, 그래서 연합 촛불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은 논리에도 맞지 않고 현실에도 맞지 않다.

박근혜 탄핵도 당시 민주당은 망설이고 눈치만 보다가 시민들이 거세게 나오자 따르는 시늉을 했다. 그러나 윤석열 같은 조폭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서는 시민과 정당이 하나가 되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

 

일부 시민단체의 비례대표 창당설

최근 촛불집회를 주도하는 세력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저들이 촛불을 빙자해 나중에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 거라는 소문이 돈 것이다. 따라서 촛불연합은 그런 의심을 불식시킬 선언이 필요하다.

거기에다 민주 진보 진영 유튜버들끼리도 명분 없는 싸움이 붙어 분열되고 있고, 촛불집회에 노동단체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저 간악한 윤석열 정권을 타도하기는커녕 5년 내내 압수수색이나 당하고 언론플레이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역대 정권 중 가장 흠이 많고 실제 여론조사도 바닥이며 분노를 넘어 증오를 받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타도하는 데 대국민 서명 같은 아카데믹한 방법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같은 전사적 자세가 되지 않으면 결국 이용만 당하고 작파할 것이다.

특히 그동안 윤석열 정권을 비호하던 언론도 ‘바이든과 날리면’ 사건과 ‘mbc 전용기 제외’ 때문에 대부분 윤석열 정권에 부정적이다. 즉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리 편인 것이다.

전후 상황이 이러한데, 무엇이 두려워 국회의원 181명이 서명한 국정조사를 앞두고 새삼스럽게 대국민 서명이나 받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국정조사를 윤석열 정권이 반대했을 경우 후폭풍은 민주당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이 입는다.

 

이재명 대표는 강성일 때 더 매력적

이참에 이재명 대표에 대해 잠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이재명 대표의 최대 강점은 선명성이다. 박근혜 탄핵도 당시 이재명 성남 시장이 제일 먼저 외쳤다. 그 결과 ‘변방의 장수’가 중앙무대의 ‘스타’가 된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다 디테일한 정책 능력까지 구비했다. 걸어온 길이 노무현 대통령과 비슷해 정서적 공감도 많이 얻었다.

이재명 하면 떠오른 말이 ‘기본소득’이었다. 그러나 지난 대선 때 수구 언론이 공격을 퍼부어대자 이재명 후보는 이를 슬그머니 거두어들이고 “기본소득이 제일순은 아니다.”라고 물러섰다. 그 순간 이재명에 대한 기대가 여기저기서 무너졌다.

대선은 아기자기한 공약보다 큰 물줄기로 국면을 끌고 가야 유권자의 기억에 남는다. 아기자기한 수백 가지 공약은 공약집에만 담되 선거는 큰 것으로 끌고 가야 하는 것이다. 노무현 후보가 주장한 제2 수도 세종시 이전은 전국을 움직였고, 캐스팅 보트를 쥔 충청권의 지지를 얻어냈다. 하지만 지난 대선은 이재명 후보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기본소득’이 사라져 전국적 여론을 이끄는 데 실패했다.

이재명의 매력은 망설이는 게 아니라 과감하게 밀어붙일 때 발현되지 망설이고 얌전한 척하면 그 매력은 상쇄되고 만다. 물론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니 죄의 유무를 떠나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선명하게, 국민을 믿고 온몸으로 수구들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 주여야 한다.

따라서 이재명 대표는 대국민 서명이나 받으며 시간만 끌게 아니라 광장으로 나서 국민과 함께 하나가 되어야 수구들에게 이길 수 있다. 지금부터는 ‘중도 외연 확장’ 운운하는 회색주의자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본래의 모습대로 투사가 돼라. 그렇지 않으면 저 간악한 검찰의 칼날에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싸워서 이기는 게 진정한 추모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