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윤정권에서 수사받다가 죽은 사람 도대체 몇 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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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윤정권에서 수사받다가 죽은 사람 도대체 몇 명인가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11.12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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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질타 후 부산하게 움직인 특수본

윤석열은 지난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여기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다던지 하는 정보를 경찰, 일선 용산서가 모른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라며 분노했다. 그러자 그때부터 특수본과 특감팀이 용산서 정보과를 겨냥한 조사에 속도를 냈는데, 드디어 일이 벌어졌다.

이태원 참사 때 정보 보고서를 삭제했다는 이유로 특수본의 수사를 받던 용산경찰서 정보 계장이 11일 자택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아직 자세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황으로 봐 수사에 부담을 느끼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와 특별감찰팀(특감팀)은 “A씨를 상대로 소환을 통보한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이미 언론을 통해 A씨가 과실치사혐의 등 4가 죄목으로 소환될 거라는 보도가 나간 바 있다. A씨의 구체적 죄목이 드러나지도 않았는데, 특수본과 언론이 미리 과실치사 혐의 운운하자 이에 유죄를 파할 수 없다고 느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

A씨가 유서를 남겼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유서를 남겼다 해도 경창당국은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유서 속에 윤석열 정권을 원망하는 내용이 들어있을 경우, 경찰은 물론 전국민적 분노가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소방에만 책임 돌린 윤정권이 빚은 또 다른 참사

그렇지 않아도 경찰, 소방서 직원들은 윤석열 정권이 가장 책임이 큰 이상민 행안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가만 두고 하위직들만 책임을 물으려 하자 부글부글하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경찰과 소방 전체가 들고 일어날지도 모른다.

특수본은 이태원 참사 후 핼러윈 기간 안전을 우려하는 내용의 정보보고서를 사무실 PC에서 삭제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을 회유·종용한 혐의(직권남용·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 A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었다.

특수본은 A씨가 정보보고서 파일 삭제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나 회유·강압 등을 행사했는지에 혐의를 두었다. 특수본은 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관을 참고인으로 부른 뒤 같은 부서에 근무했던 다른 정보관도 불러 삭제 경위 등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수본과 특감팀은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조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둘러댔다. 특수본 관계자는 “아직 A씨를 상대로 소환 통보를 하지 않았다”며 “본인한테 언제 출석하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용산서 정보관들을 대상으로만 조사를 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소환해 수사도 하지 않고 ‘직권남용·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미리 보도한 언론은 뭔가?

 

일만 하고 욕 먹는 경찰과 소방서

윤석열 정권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안전 대책 전반에 대한 조사 등 본질적인 부분은 회피한 채 가십거리만 수사 또는 감찰 대상에 올려놓았다. 그러자 현장에서 열심히 일한 경찰, 소방 직원들의 속은 끓고 있다.

반면에 윤석열은 가장 책임이 큰 이상민은 경질하지 않고, 캄보디아로 떠나면서 이상민의 어깨를 툭 쳐주는 포퍼먼스까지 연출했다. 그 모습을 본 경찰들은 아마 속이 뒤집어졌을 것이다.

경찰 내부망에는 “우리 수뇌부는 왜 제대로 말을 못하냐. 대통령 경호 경비에 치중하느라 이태원 지역 축제에 신경을 잘 쓰지 못했다고. 그리고 안전사고 책임자는 서울시장과 용산구청장이라고…”이란 글이 올라 왔다.

 

이상민 경질 가능성만 높아져

A씨의 죽음으로 이상민 경질 가능성만 더 높아졌다. 경찰, 소방 직원들 전체가 들고 일어날 경우 사실상 탄핵이 시작되어 똥고집으로 알려진 윤석열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윤석열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와 이상민, 한덕수, 윤희근을 그대로 두면 대한민국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돌입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촛불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던 민주당도 요즘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어 광화문에 다시 100만 촛불이 들어찰 것이다.

 

6개월 만에 세계적 망신 국가로 전락

어쩌다가 나라가 6개월 만에 이 모양 이 꼴로 변했는지,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나라가 이렇게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이번 해외 순방에는 또 무슨 막말을 남길까.

윤석열 정권에서 수사 받다가 죽은 사람이 도대체 몇 명인가? 임오군란 때 일본군이 주둔한 곳에 터를 잡더니 이 땅에 무슨 저주라도 내린 것인가? 여의주가 아니라 ‘검찰 방망이’가 무속인의 넋두리에 맞춰 칼춤을 추고 있다. 모두 나서 그 칼을 부러뜨려야 한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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