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개사과’와 뒤집어진 근조 리본, 참사와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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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개사과’와 뒤집어진 근조 리본, 참사와 사고!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11.0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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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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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154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는데도 윤석열 정권은 참사의 원인 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보다 책임회피에 몰두하고 있어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치솟고 있다.

관련 부서 책임자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평소보다 인원이 많은 것도 아니다, 경찰을 많이 보냈어도 통제 못했을 것이다, 각종 시위로 경찰 병력이 분산 배치되었다.”라고 해 보수층으로부터도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파면하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근조리본 달지 마라 지시

그런데 행안부에서 각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근조’ 리본을 달지 말고 그냥 검은 리본만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그러자 공무원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리본을 뒤집어서 다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정부가 공무원들에게 ‘근조’라 씌어 있는 리본을 달지 말고 그냥 검은 리본을 달라고 지시한 것은 이번 참사가 참사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따라서 ‘근조(謹弔)’란 말을 빼라고 지시한 것일 것이다.

 

왜 인사혁신처가 그런 지시를 하나?

보도에 따르면 공무원들이 검은 리본을 단 것은 정부 방침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0일 각 시·도는 물론 중앙부처 등에도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으로 착용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공문은 인사혁신처 지침을 각 자치단체에 전달한 것이다. 행안부도 이와 관련해 인사혁신처에서 받은 공문만 전달했을 뿐 이유를 직접 밝힐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글자 없는 검은 리본을 패용하라고 안내한 것이 맞다”면서 “그냥 통일성 있게 하나의 표준을 안내해야 하니까 그랬다. 다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왜 인사 혁신처가 그런 지시를 했을까? 뭔가 한발 건너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리본 각기 달리 달고 나온 총리와 서울시장

이유를 알 수 없는 지시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지난 30일 저녁 대책회의를 위해 서울시청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났을 당시 장면을 보면 오 시장은 근조 글씨가 쓰여있는 검은 리본을, 한 총리는 근조 글씨가 없는 검은 리본을 각각 차고 있었다.

반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추모’라고 적힌 검은색 리본을 달고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태원 사고 희생자 애도 삼가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라고 적힌 검은색 리본을 달았다.

 

오세훈의 은근한 반란?

오세훈 서울시장도 분명 공문을 보았을 텐데 왜 ‘근조’가 보이는 리본을 달았을까? ‘친윤’이 아닌 오세훈은 그걸로 은근히 윤석열 정권에 반기를 든 것은 아닐까? 오세훈은 이준석 사태 때도 은근히 이준석 편을 들었다.

예상컨대 차기 대권은 윤핵관들이 미는 한동훈과 이준석, 유승민이 연합한 세력, 그리고 홍준표, 오세훈, 나경원, 안철수가 치열하게 싸울 것이다. 만약 오세훈이 이준석, 유승민과 연대하면 한동훈을 물리치고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동훈은 보수층에선 제법 지지율이 나오지만 중도층이나 진보층에선는 거의 ‘공적’으로 대선은커녕 법무부 장관이나 계속할지 의문이다. 그의 ‘따따부따, 깐족깐족’ 버릇은 이미 혹평을 받고 있다. 딸의 ‘부모찬스’도 새롭게 부각되어 난리가 날 것이다.

 

참사를 사고로 바꾼 윤석열 정권

그것도 모자라 윤석열 정권은 ‘참사’가 아니라 ‘사고’로 통일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세월호 참사’가 연상되어 부정적 이미지를 차단하기 위함일 것이다. 아니, 154명이 사망했는데, 그게 참사가 아니면 뭔가?

‘참사’는 정부 잘못이 전제되어 있는 말이지만 ‘사고’는 정부의 잘못보다 국민 각자의 잘못이 더 크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끝까지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가 정말 후안무치하다.

 

문득 개사과 떠오른 이유는?

그 뉴스가 나오자 문득 떠오른 게 하나 있었으니 그게 바로 ‘개사과’다. 윤석열은 지난 대선 때 “전두환 대통령이 5.18을 빼면 정치는 잘 했다.”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개사과’를 올려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사과는 개나 줘라” 하는 의미인 것이다.

이번 이태원 참사 역시 윤석열 정권은 겉으론 추모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책임 회피에 열중하고 있고, 그 의식이 ‘근조’가 없는 리본을 달라, 참사를 사고로 바꾸어라로 실현된 것일 것이다.

 

공무원들도 이건 아니다 분노

정부의 지시에 공무원들은 “근조 리본을 많이 달아봤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건가요?” 하고 정부를 질타했다. 말은 못하지만 100만 공무원 대부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도 근조 한자가 적혀있는 추모 리본을 달았고, 2010년 천안함 희생장병 합동 분향소 설치 때 이명박도 근조 리본을 달았다.

 

리본에도 무속 개입?

그렇다면 윤석열 정권에서는 누가 ‘근조’ 리본을 달지 말라고 명령했을까? 겉으로는 인사혁신처에서 행안부로 지시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사이비 같은 무속인의 권유가 있었지 않은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영국 조문 때도 윤석열은 천공이 “조문을 하면 귀신이 붙을 수 있으니 하지 마라.”는 권유를 받고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을 취소했을 거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게 사실이면 윤석열 정권은 검찰공화국에 이어 무속공화국인 셈이다. 오죽했으면 검사 위에 여사, 여사 위에 법사가 있다는 말까지 생기겠는가?

대통령실 용산 이전도 사이비 무속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거세게 일었다.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은 5년 동안 사이비 무속이 지배하게 된다. 무속인이 전쟁하라면 전쟁도 할 판이다. 이런 게 바로 국정농단이다.

살다살다 이런 무능하고 후안무치한 정권은 처음 본다. 능력이 없으면 겸손이라도 해야 하는데, 아직도 검사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삿대질에 고함질에 막말이나 해대니 국격마저 추락하고 있다. 거기에다 경제 폭락, 안보와 외교 파탄... 이제나마 물러나는 게 그나마 애국하는 길이다. 버티면 촛불시민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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