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파 매도하는 당신 ‘종북 주사파’를 알아?
상태바
주사파 매도하는 당신 ‘종북 주사파’를 알아?
  • 김용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2.10.22 07:5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세종본부장

“종북 주사파는 반국가 세력이고, 반헌법 세력이다. 이들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오찬에서 했다는 이 말... 윤석열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종북이 무엇이며 주사파가 무엇인지 알고 하는 말”인지를... 사전을 찾아 보면 종북이란 ‘북한의 체제를 흠모하고 따른다’고 풀이했다. ‘종북’이라는 말이 등장한 것은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쇠고기 파동, 강정 해군기지 반대 집회, 용산참사의 배후에 종북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는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이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종북(從北)이 뭐지?>

우리 사회에서 종북이라는 단어가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 과정에서부터다. 동아일보가 종북 단체 가운데 하나로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해 온 환경운동연합을 지목했는데, 알고 보니 기사 내용은 국가정보원의 자료를 인용한 것이었다. 환경연합이 국정원에 문의한 결과 직원의 실수로 작성된 자료라고 해명했다.

이후 동아일보는 정정보도를 내고 환경연합을 기사에서 삭제했다. ‘종북’이란 단어는 그 후 “근거없이 무분별하게 자기가 싫어하거나 불편한 대상을 향해서 종북이나 좌빨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범죄”라며 법원이 “전교조가 주체사상을 교육한다는 근거가 없다며, 종북이란 표현으로 전교조의 명예를 훼손한 단체에 4천5백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하기까지 했다.

2013년 2월 21일에는 서울고법 민사24부(재판장 김상준)는 보수단체인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반교연) 등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 앞에서 ‘주체사상 세뇌하는 종북집단 전교조’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시위한 행위 등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반교연’는 ‘전교조에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승소 판결을 내렸다.

반교연이 펼침막에 “김정일이 이뻐하는 주체사상 세뇌하는 종북집단 전교조, 북한에서 월급받아라”고 적은 것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전교조 교사)들이 주체사상을 교육하고 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이와 같은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주사파(主思派)는 또 뭐지?>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 이용해 먹던 주사파라는 유령(?).... 그 주사파라는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기나 할까? ‘주사파른 주체사상파(主體思想派)의 줄임말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도이념인 주체사상을 지지하는 사람이나 단체”를 일컫는 단어다.

마치 해방정국에서 신탁통치문제를 놓고 ’찬탁=친미=애국‘이요, ’반탁=악마=매국‘이라는 프레임으로 이성적인 논쟁조차 거부하던 분위기가 생각난다. 주체사상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주체사상=악마=매국=용공‘이요, ’반주체사상=천사=애국‘이라는 투다. 주사파를 악마로 매도하는 사람들치고 주체사상이 정학하게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없다.

’빨갱이‘란 공산주의 게릴라 유격대를 부르는 말인 파르티잔에서 유래했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주로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주의자를 일컫는다. 진보나 민주당 계열 인사를 공산주의나 북한과 연관지어 비난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군사독재 시절 주로 사용된 매카시즘의 일종으로 “도덕적으로 파탄 난 비인간적 존재, 짐승만도 못한 존재, 국민과 민족을 배신한 존재를 천하게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공산주의자는 어떤 비난을 하더라도 감수해야만 하는 존재, 누구라도 죽일 수 있는 존재, 죽음을 당하지만 항변하지 못하는 존재라는 뜻으로 2022년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나라에서 주체사상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 정상이다. ’김일성이 잘생겼다‘느니 ’미제침략사‘라는 책 한권만 가지고 있어도 ’이적찬양고무죄‘로 처벌받는 나라에서 주체사상을 제대로 안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공산주의(共産主義)’란 ‘사적 소유 철폐’니 ‘지배와 피지배를 나누는 계급의 소멸과 생산수단의 공유화 등을 통해 노동자들의 자가 해방을 실현해 국가와 계급이 마침내 소멸하게 되는 사회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국가가 있는 한 계급은 존재할 수밖에 없기에 국가와 계급은 같이 사라져야한다’는 국가의 소멸을 외친다.

주체상도 마찬가지다. 주체사상은 1960~1970년대에 북한의 체제유지를 위해 확립된 통치 이념으로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원칙 아래 “정치에서의 자주, 경제에서의 자립, 국방에서의 자위(自衛)”를 지도지침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이 상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주체사상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안다는 것 자체부터 위법이다.

내용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종북 주사파는 반국가 세력이고, 반헌법 세력”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이니 주체사상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근거없이 무분별하게 자기가 싫어하거나 불편한 대상을 향해 종북이나 좌빨이라는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는 반이성적인 시대는 멈춰야 한다...(계속)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