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노 칼럼] 발트 해저 가스관 테러, 단말마적 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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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칼럼] 발트 해저 가스관 테러, 단말마적 발악
  • 이흥노 재미동포
  • 승인 2022.10.1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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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이흥노 재미동포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이 러시아와 합병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끝날 시점에 발트해 에너지 가스관 두 개가 동시에 폭파됐다. 러시아는 세계 산유국 서열 2~3위로,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은 국가 재원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에너지의 60%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의 에너지는 대부분 발트해 가스관을 통과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서 러시아에 가한 각종 제재는 세계 에너지 대란뿐 아니라 경제마저 휘청거리는 결과를 낳았다. 거기에 더해 제재의 왕초라 불리는 바이든이 그물처럼 쳐놓은 지구촌 제재는 전 인류의 고통과 불행을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 발트해 가스관 폭파 테러로 환경 파괴와 경제적 피해도 엄청나지만, 가스관 건설 비용 200억 달러와 가스관에 적재돼 있던 에너지 손실은 더 엄청나다고 할 수 있겠다. 해저 가스관 폭파는 수백 톤의 TNT 화약을 터뜨려 파괴할 장비와 기술이 있어야 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폭파 테러 소식을 접한 지구촌은 먼저 나토의 실질적 주인인 미국, 영국을 의심하고 있다. 

미국과 나토 일부와 러시아 중 하나가 범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세인의 의혹이 무성한 가운데, 폭파 일주일 지나서 스웨덴과 덴마크가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러시아는 합동조사팀에 자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당사자의 참가는 필연적’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이제는 노르웨이가 러시아를 제치고 유럽 최대 에너지 수출국이 됐다.

노드스트림 가스관 폭파 직후인 지난 9월 27일 노르웨이-폴란드 간 해저 천연 가스관 개통식이 폴란드에서 개최됐다. 여기서 노르웨이 에너지 장관은 “유럽이 러시아의 에너지로부터 독립하게 될 이정표”라고 말했다. 한편 노르웨이 해군은 이 가스관 보안 경비에 들어갔다. 참고로 영국, 노르웨이 간에는 세계 최대의 해저 천연 가스관이 2006년부터 가동되고 있다.

어떤 사건이건 간에 그 사건으로 가장 많이 이득을 보게 될 인물을 먼저 의심하는 게 관례다. 이번 가스관 폭파의 가장 큰 피해자는 러시아고 가장 크게 이익을 보는 쪽은 미국이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즉각 가스 무기화를 일삼고 있는 러시아를 범인이라고 지목한다. 그런데 러시아는 가스 밸브만 잠그면 무기화할 수 있는데, 굳이 200억 달러 상당의 재산을 폭파해 에너지 수출을 감소할 이유가 있을까.

푸틴은 앵글로색슨을 지목하고 러시아 정보부는 테러 자료가 있다고 발표했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에 러시아가 침공하면 노드스트롬 가스관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스관 폭파 직후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무한대의 기회”라고 고백했다. 미국은 러시아를 대신해 유럽에 값비싼 자국 에너지를 팔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미국은 애초부터 노드스트림2 가스관 공사 자체를 반대했었고, 전쟁 직전 완료된 가스관 개통을 극구 반대했었다. 스웨덴과 덴마크 합동조사팀에 당사자인 러시아를 배제하면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까? 현 유럽연합 의원은 자신의 트윗에 “이런 짓을 한 미국에 감사한다”라고 올리기도 했다. 

또한 어떤 댓글은 “자기 집에 불이 났는데, 두 이웃이 조사한다고 주인을 밖으로 나가라는 격”이라며 흥미로운 예를 들었다. 벌써 700억 달러의 지원을 한 미국이 이번에 또 우크라이나에 6억 2,500만 달러 상당의 무기 지원을 발표했다. 미국이 가스관 폭발에 직간접으로 관여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이 가스관 테러에 가담했다면 그 동기는 전쟁을 무기한 끌어서 러시아에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가하자는 것과 유럽이 미국에 에너지를 의존하게끔 만들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이는 사양길에 들어선 미국의 단말마적 발악에서 나온 짓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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