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 취재에 일본 기자단을 제외함으로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무엇보다 최근 북일관계가 불편했다.
북한은 23~25일 동안 진행될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 공개를 한국·미국·중국·영국·러시아 등 5개국 취재진에게만 허용했다. 한반도 중심 국제외교에서 일본이 주요행위자로 간주되던 기존 상황을 고려하면, 노골적인 ‘박대’ 로 해석될 수 있는 조치다.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 이후에도 일본은 대화보다는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왔다. 북한 매체는 연일 일본과 아베를 맹 비난하고 있다. 실제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납치 문제를 거론한 일본을 강하게 비난하는 등 양국간 외교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북한중앙통신은 ‘세상만사는 결코 일본의 욕망에 따르는 것이 아니다’란 제목의 논평을 통해 납치문제에 대한 일본 발언을 언급하고 “조선반도(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무대에 그림자도 끼우지 못하고 있는 가긍한 처지에서 벗어나 그 누구의 동정을 불러일으켜 과거청산을 회피해보자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온 세계가 다가온 조미수뇌상봉(북미정상회담)과 회담을 조선반도의 긍정적인 정세발전을 추동하고 훌륭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적극 지지·환영하고 있는 때에 유독 일본만이 삐뚜로 나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지난 2008년 이후 중단된 6자 회담을 언급하며 "일본은 10년 전에도 '납치 문제'를 꺼내 다자 외교를 방해했다"라며 "역사적인 전환 국면에서 일본이 그들의 불미스러운 과거를 말끔히 청산할 각오를 가지지 못했다면 그 누구도 납득시킬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 언론은 실험장 폐쇄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며 깍아 내리고 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는 관련기사에서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동결, 폐기의 자세를 어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 언론 수용 명목으로 북한이 외화를 획득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뒤틀린 주장을 내놨다.
또 산케이는 ”핵실험장은 전체를 폭파하지 않는 한 간단히 복원할 수 있다. 핵실험장 폐기의식은 해외에 핵포기를 보여주려는 퍼포먼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며 핵실험장 폐쇄의미를 깍아 내렸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시험 폐쇄 현장 취재에서 일본을 제외시킨 것은 일본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이른바 '일본 패싱'으로 일본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일 정상회담을 희망하는 일본을 겨냥해 강력한 경고를 날린 것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일제강점에 대한 보상 등 일본으로부터 받아낼 게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의 북일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른바 일본 패싱으로 일본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직접 당사자이고 중국과 러시아,영국은 유엔 상임이사국"이라며 "프랑스가 빠진 것은 북한과 수교가 안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