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한산:용의 출현’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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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론] ‘한산:용의 출현’을 보고
  •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 승인 2022.08.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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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순신의 한산

​조선의 명장인 이순신 장군이 ‘학익진’으로 대승을 거뒀던 한산도 대첩을 소재로 한 영화 ‘한산:용의 출현’이 화제입니다. 영화는 전쟁 15일 만에 선조가 나라와 백성을 버리고 명으로 망명하려는 위급한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이 전쟁의 판도를 바꾼 한산도 대첩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산도 대첩은 전황을 바꾼 것은 물론, 육로가 아닌 바닷길을 통해 곧바로 명나라(대륙)를 침략하려던 일본의 기도를 무산시킴으로써 동북아 평화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한산에서의 대승은 이순신 장군이 밤잠을 못 이루며 작전을 고민하고, 학익진을 완벽하게 구사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이룰 수 있었습니다.

2. 윤석열은 한산

한 조직을 대표한다는 것은 권한과 함께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는 일입니다. 작은 사업체의 대표도 인사와 경영을 비롯해 여러 방면으로 신경 쓰고 노력할 것이 많습니다. 대표이기 때문에 모든 일에 무한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대표는 그만큼 어려운 자리입니다. 작은 사업체 하나를 운영해도 그럴진대, 한 국가를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그러해야 하는 것은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윤석열에게 책임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최근 수해로 안타깝게 세 모녀가 희생되던 날, 윤석열은 퇴근길에 강남 일대의 아파트가 침수되고 있는 것을 보고도 귀가했습니다. 주변의 아파트가 침수되건 말건 자기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자기가 뭘 해야 할지 모르고,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없으니 대통령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윤석열 씨’는 한가롭습니다.

​아내와 함께 영화도 보고, 빵도 사러 가고, 개 산책도 시키고, 저녁이 되면 술자리를 가지는 등 어느 모로 봐도 여유롭고 평온한 장년기 남성의 모습을 보일 뿐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긴박하게 정세가 돌아가는 동북아의 중심, 대한민국을 책임진 대통령으로서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3. 윤석열과 원균

조선 선조 시기 영의정을 지낸 류성룡은 임진왜란의 전황을 기록한 수기 ‘징비록’에 원균에 관해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원균은 자기가 사랑하는 첩과 함께 운주당에 거처하면서 울타리로 당의 안팎을 막아버려서 여러 장수들은 그의 얼굴을 보기가 드물게 되었다. 또 술을 즐겨서 날마다 주정을 부리고 화를 내며, 형벌 쓰는 일에 법도가 없었다. 군중에서 가만히 수군거리기를 ‘만약 적병을 만나면 우리는 달아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엄청난 기시감이 느껴집니다. 전란 중에도 취해 지낸 원균의 모습에서 국가재난 상황을 대하는 윤석열의 무책임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윤석열은 수해와는 비교도 안 될 국가재난 상황을 스스로 불러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동북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중국과 대만을 앞세운 미국의 무력 충돌은 단순히 두 나라 간의 분쟁으로 끝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윤석열은 미국의 요구에 따라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확약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낀 국제 분쟁에 개입할 것을 약속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대만에서 중미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한국이 참전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입니다. 당연히 동북아 전역으로 전쟁의 확대는 불가피합니다.

이런 미국의 동북아 패권 전략에 편승해 일본도 군국주의 부활, 대륙으로의 진출을 다시 꿈꾸고 있습니다. 공공연히 ‘평화헌법 개정, 공격이 가능한 군대’를 이야기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방예산을 눈에 띄게 올리고 있습니다.

​윤석열은 일본의 이러한 노골적인 재침략 움직임을 규탄하고 견제하기는커녕 ‘지소미아를 정상화하겠다’, ‘한일관계를 조속히 개선하겠다’, ‘유사시 한반도에 자위대가 들어올 수도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도리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윤석열은 원균보다 더한 작자입니다.

4. 촛불의병

​영화 ‘한산’에서는 왜적을 막기 위한 의병들의 싸움인 '웅치전투'도 비춥니다. 외세의 침입에 맞서 조국 강토와 이웃을 지키기 위해 떨쳐 일어난 의병들의 결사 항전은 큰 감동을 줍니다. 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육지에서는 의병들이 목숨을 걸고 싸웠기 때문에 외세의 침입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무능·부패한 사대부와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왕이 아닌 애국지사들과 민중들이 단결해 승리한 역사입니다.

​비단 임진왜란 뿐만 아니라 일제 식민시절 독립을 위한 항일운동, 8.15 해방 이후의 민주화 운동과 통일 운동 또한 민중의 단결된 힘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밀고 온 걸음걸음의 과정이었습니다.

​원균, 선조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윤석열이 가져올 것은 평화의 파괴, 민주의 역행뿐입니다. 더 기대할 것이 없습니다. 430년 전 의병들이 외세를 척결하고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떨쳐 일어났던 것처럼 촛불이 일어나 외세와 윤석열 일당의 준동을 저지하고 평화와 통일, 민주의 새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웁시다. 승리는 이 땅의 주인인 국민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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