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적반하장의 끝판왕- 그놈의 ‘악의적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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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적반하장의 끝판왕- 그놈의 ‘악의적 프레임’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08.1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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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쓰는 말 중 프레임(frame)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구조, 틀, 액자, 테두리 등으로 번역되는데, 상대를 어떤 틀에 넣고 공격할 때 흔히 ‘~프레임을 씌운다’라고 한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회자된 프레임은 다음과 같다.

(1) 종북 프레임

(2) 약자(피해자) 프레임

(3) 전과자 프레임

그밖에도 여러 자질구레한 프레임이 많지만 한국 정치판에서 악용되는 프레임은 위의 세 가지다. 하나하나 사례를 들어 분석해 보자.

 

(1) 종북 프레임

이 프레임은 수구들이 진보 진영을 공격할 때 가장 자주 써먹는 수법이다. 상대의 사상을 문제삼아 ‘빨갱이’로 몰아 매장시킬 때 흔히 사용하는 수법이다. 역사적으론 이승만이 진보당 조봉암을 간첩으로 몰아 사형시켜버린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대통령 선거 과정 중 민주당 후보 신익희가 사망하자 진보당 조봉암에게 약 30%의 표가 갔다. 그 다음 대선을 염려한 이승만 세력은 조봉암을 간첩으로 몰아 사형시켰다.

1959년 7월 31일 아침 사형집행 직전 조봉암은 이렇게 말했다. “무죄가 안될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정치란 다 그런 것이다. 나는 만사람이 살자는 이념이었고 이 박사는 한 사람이 잘 살자는 이념이었다. 이념이 다른 사람이 서로 대립할 때에는 한쪽이 없어져야만 승리가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편안하게 되는 것이다. 정치를 하자면 그만한 각오는 해야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수구들의 종복몰이로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한국에서 다른 것은 몰라도 ‘빨갱이’로 몰려버리면 모든 게 끝장난다. 이정희의 진보당이 그렇게 해서 박근혜 정부 때 해산되었다. 이 프레임에 걸려버리면 천하장사도 버틸 수 없다.

분단을 이용한 주홍글씨, 그게 바로 종북 프레임이다. 2012년에도 수구들은 있지도 않은 ‘NLL포기 공작’으로 선거에서 이겼다. 부산 서면에서 남북정상회담록을 그대로 읽은 김무성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 남북정상회담록을 유출한 국정원장은 구속되었으나 김무성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이번에도 수구들은 해묵은 서해 공무원 사건, 북한 주민 북송 사건을 꺼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했으나, 통일부와 국방부의 증언이 엇갈려 망신만 당하고 끝났다. 유엔사가 북송을 허락했다는 증거가 드러나자 게거품을 물던 국힘당도 꼬리를 만 것이다. 정작 북한에 돈을 주고 총 쏘아 달라던 세력이 지금의 국힘당 전신인 한나라당이다.

 

(2) 약자(피해자) 프레임

이 프레임은 강자이고 가해자이면서 약자처럼 피해자처럼 꾸미는 수법으로 윤석열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윤석열은 검찰총장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면서도 마치 자신이 문재인 정부에 당하고 있는 것처럼 연출해 대선 출마의 명분으로 삼았다.

윤석열이 정말 약자였다면 어떻게 조국 장관 가족을 그토록 잔인하게 도륙할 수 있었겠으며, 심지어 청와대까지 압수수색을 할 수 있었겠는가? 억울한 척, 당한 척했던 윤석열은 정작 본부장 비리에 대해선 관대했다. 수구들은 그런 윤석열을 정권교체의 도구로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 윤석열 정권은 어떤가? 한동훈을 법무무 장관으로 보내 검찰을 장악하고,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해 경찰까지 장악하려하지 않는가. 그 모든 것이 앞으로 민주당이 발의할 ‘본부장 비리 특검’을 막아보자는 수작이다. 윤석열은 발톱을 숨긴 늑대였던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이될 것이다.

 

(3) 전과자 프레임

수구들이 자주 써먹는 수법 중 하나가 소위 ‘전과자 프레임’으로,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를 공격할 때 사용되었다. 이재명은 음주운전, 검사사칭 등의 전과 때문에 수구들로부터 맹폭을 당했다. 하지만 이재명의 전과는 대부분 노동자 및 약자들을 위해 일하다가 생긴 전과다.

심지어 수구들은 “민주당에 전과자가 더 많다.”고 주장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전과는 90%가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구속된 전과이다. 온갖 추잡한 전과기록을 보유한 수구들과 그 질이 다르다. 하지만 수구들과 언론은 전과 수만 따져 민주당을 공격했던 것이다.

강승규 시민사회 수석의 ‘야당의 악의적 프레임’

윤석열 정권이 검찰 위주 인사, 측근 인사, 사적 채용, 비선 동행, 공약파기, 경제 무대책, 공약 파기, 코로나 재확산, 무속인 논란, 김건희의 나내기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폭락하자 강승규 시민사회 수석이 윤석열 정권을 비호한답시고 “이 모든 것은 야당의 악의적 프레임 탓이다.” 라고 말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었다.

그동안 온갖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들을 공격했던 수구들이 정작 야당이 자기들에게 프레임을 씌운다고 하자 개도 하품을 했다는 우스운 말이 들려왔다. 좋다, 야당이 그런 프레임을 씌웠다고 치자. 그럼 그동안 수구들 편만 든 언론도 다 야당에 속고 있다는 말인가?

그것도 모자라 윤핵관 중 한 사람인 이철규는 국정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것을 “여론조사 기관의 편향성 탓이다.” 라고 말해 역시 논란을 일으켰다. 윤석열은 여론조사엔 유념치 않는다고 말했는데, 윤핵관은 여론조사 가지고 발끈하니 이런 모순과 자가당착이 또 있을까?

윤석열 정권의 낮은 국정 지지율이 여론조사 기관의 편향성 탓이면 지난 대선 때 일제히 윤석열이 10% 정도 이긴다고 한 여론조사 기관은 뭔가? 유리할 땐 여론조사를 이용하고 불리할 땐 편향성 운운하는 꼴이 정말 가관이다.

프레임으론 안 통하는 민심

과거엔 수구들이 떠들고 언론이 나팔을 불어주면 수구들이 공작한 프레임이 통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상파 시대가 아니라 인터넷 시대, 1인 미디어 시대로 정보가 다방면으로 공유되어 수구들의 일방적인 주장은 잘 통하지 않는다. 조중동, 종편의 신뢰도는 항상 바닥이다.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의 누나가 윤석열 부친의 집을 사 준 것이나, 대통통령실 리모델링 및 관저 인테리어 공사에 김건희가 운영한 코바나콘텐츠 후원 업체가 개입한 것을 보도한 곳도 지상파가 아닌 유튜브 방송이었다. 김건희의 7시간 녹취록을 공개해 대선 판도를 다르게 했던 곳도 지상파가 아니라 바로 서울의 소리였다.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사람들이 죽고 고립되는데도 집으로 퇴근해 전화로 보고를 받은 윤석열이 반성은커녕 야당의 악의적 프레임 탓만 하고 있으니 국정 지지율이 그 모양 그 꼴인 것이다.

물건도 고쳐 쓸 게 따로 있는데, 윤석열 정권은 도저히 고쳐 쓸 수도 없이 망가진 폐품 기계가 되어 버렸다. 거기에 기름을 부어봐야 연기만 나고 기계는 더 망가져 결국 멈추고 말 것이다. 그러기 전에 기계를 교체해야 한다. 우리나라엔 탄핵이라는 아주 좋은 ‘수단’이 있다.

프레임으로 민심을 바꾸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대신 생긴 말이 “겪어봐야 속을 안다.” 이다. 오죽했으면 국민들이 요즘 손가락을 자주 쳐다볼까. 하지만 ‘후회는 먼저 오지 않는다.’ 그것도 업보라면 업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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