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윤석열은 조선일보도 버린 카드?
상태바
[유영안 칼럼] 윤석열은 조선일보도 버린 카드?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07.21 2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정권을 창출할 수도 있고, 정권을 퇴출시킬 수도 있다.” 이 말은 영화대사이면서 동시에 실제로 과거에 조선일보 주필이 한 말이다. 실제로 조선일보는 대선 때마다 개입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지지했다.

이미 뉴스타파에 보도되어 알려진 사실이지만 윤석열은 중앙지검장 시절 방상훈 조선일보 회장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각각 시내 모처에서 만났다. 그 자리에 역술인이 동행했다는 설도 있다.

마침 그때 조선일보는 장자연 사건 등 여러 소송에 걸려 있었다. 묘하게도 두 사람이 만난 후 언론사 관련 소송은 대부분 무혐의로 처리되었다. 이때 나온 것이 소위 ‘대호프로젝트’ 즉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다.

조선일보의 악행은 필설로 다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그중 조국가족 사진을 성매매 일러스트로 조작한 것은 역사상 가장 추악한 범죄인데도 그 건으로 처벌받았다는 보도를 듣지 못했다.

조국이 민정수석에 이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자 수구들은 조국을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보고 그때부터 조국 제거 작업에 들어갔다. 조국은 서울대 법대 교수에다 소위 ‘강남좌파’로 불리어 보수층에서도 거부감이 없는 인물이어서 대선 후보로 손색이 없었다.

표면적으로는 조국이 검찰개혁을 하려 했기 때문에 검찰이 조국 가족을 표창장 건으로 도륙한 것으로 알지만 거기에는 수구들의 차기 민주 진영 대선 후보 죽이기 작전이 숨어 있었다. 안희정, 박원순, 조국, 김경수가 한꺼번에 제거된 게 우연으로 보이는가? 그중 이재명은 살아남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낙연과의 갈등을 부추기려 한 것 같다.

어쨌거나 조중동의 가짜 뉴스와 편파 방송으로 윤석열은 대통령이 되었다. 초대 대변인도 조선일보 부국장 출신으로 임명되었다. 일단 거기까지는 ‘상생모드’였다. 그러나 윤석열의 잦은 실언과 오만으로 국정 지지율이 떨어지자 조선일보가 나서 쓴소리를 시작했다. 자존심이 상한 윤석열이 그때부터 조선일보를 손 좀 보려는 마음을 먹은 것 같다.

그 예상이 최근 현실로 드러났다. 경찰이 조선일보 본사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한 것이다. 겉으로는 부수 조작이 압수수색의 이유라지만 윤석열 특유의 ‘뒤끝작렬’이 작용했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주지하다시피 박근혜는 중앙일보 계열사인 jtbc의 태블릿 pc보도가 화근이 되어 탄핵되었다. 거기에 동아, 조선까지 합세해 때려대니 천하의 박근혜도 버틸 재간이 없었던 것이다. 실제로 정권을 세우고 퇴출시켜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조중동은 왜 자신들이 세운 박근혜 정부를 공격해 결국 탄핵되게 했을까? 바로 최순실 때문이다. 조중동도 박근혜 정부를 밀 때는 ‘떡고물’을 기대했읕 터, 비선인 최순실이 그걸 좌지우지하자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그렇다면 윤석열은 왜 조중동의 도움으로 대통령이 되었는데, 갑자기 조선일보를 압수수색하게 했을까? 그것도 검찰이 아닌 경찰을 시켜서 말이다. 여기에는 여러 포석이 깔려 있다. 그것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경찰이 조선일보 본사를 압수수색한 이유 추론>

 

(1) 최근 자주 보도되는 조선일보의 윤석열 정권에 대한 쓴소리가 윤석열의 눈에 거슬림, 즉 뒤끝작렬 작동.

(2) 조선일보에 끌려다니는 것보다 먼저 쳐서 조중동을 길들기이기 위해, 즉 나를 건드리면 누구도 무사하지 못한다는 시그널을 보내기 위해

(3) 민주 진영이 가장 싫어하는 조선일보를 쳐서 폭락한 국정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그밖에 다른 의도도 있겠지만 이상이 윤석열 정권이 갑자기 조선일보를 치고 나온 이유라 하겠다. 실제로 윤석열은 최근 도어스테핑을 하면서 “언론이 다 안다”는 말을 하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집권 초기 자신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주고 추켜세워 줄지 알았던 조중동이 연일 비판적 기사를 내보내자 윤석열은 급하게 핵심 참모들을 모아 대책회의를 했을 것이고, 거기서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가 소위 ‘선빵’일 것이다.

본사가 압수수색당하자 조선일보도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윤석열의 잔인한 성품을 잘 아는지라 잘못 건드리면 자신들도 골로 간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문제는 조선일보가 더욱 반항해 비판적 기사를 쏟아내느냐, 아니면 꼬리를 마느냐인데, 권력의 속성상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역시 조선일보와의 전면전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정도 시그널을 보내면 알아서 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집권 초기 조중동과 전면전을 펼쳐봐야 얻을 게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어쩌면 머리가 좋은(?) 김건희의 계략이 작동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천공 스님이 지시했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김건희는 ‘7시간 녹취록’에서 “내가 정권 잡으면 저쪽(검찰, 경찰)이 다 알아서 해.” 라고 말한 바 있는데, 거기엔 언론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조중동이 연일 비판적 기사를 쏟아내자 속말로 ‘삔도가 상한’ 것이다.

그런데 왜 조선일보는 자꾸만 윤석열 정권에 쓴소리를 했을까? 진정 윤석열 정권이 잘 되기를 바라서일까? 물론 그런 점도 있겠지만 그 내부에 윤석열 정권 주변에 어른거리는 비선들에 대한 경계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즉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때문에 과실을 충분히 따먹지 못한 것을 상기하고 윤석열 주변에 어른거리는 ‘무속인’을 쳐내고 싶은 것이다. 특히 윤석열과 김건희가 추앙한다는 천공 스님은 조선일보로선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수구 언론들은 천공 스님을 그냥 두었다간 나중에 무슨 국정농단이 일어날지 모르고, 자신들이 먹어야 할 과실도 줄어들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열린공감의 보도에 따르면 천공 스님은 윤석열과 김건희의 스승을 초월해 전국민적 스승이 되기 위해 각종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과 김건희는 조중동보다 천공 스님을 더 의지하게 되니 조중동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겉으론 단순한 것 같아도 권력의 속살은 깊고도 복잡해서 평범한 상상으론 수구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현상보다 본질을 파헤쳐야 저들이 하는 언행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그 대책도 세울 수 있다.

지금 검찰 케비닛 속에는 조중동 관련 각종 비리 첩보가 쌓여 있을 것이다. 검찰이 작성한 ‘판사사찰’이 그렇듯 캐비닛에 쌓여있을 조중동에 관한 각종 비리 첩보가 조중동에겐 아킬레스건이다.

한편 조중동 역시 ‘본부장 비리 의혹’에 대해 나름대로의 증거를 가지고 있을 터, 이 둘이 서로 악수하면 두 세력은 다정한 형제가 되고 말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검찰, 경찰이 덮어주고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면 만사 오케이인 것이다.

이런 자들이 공정과 상식 운운하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이재명 수사도 안 통하고, 서해 공무원 사건, 북한 주민 북송 사건도 안 통하자 이제 수구들은 대우조선을 재물로 삼아 ‘제2의 용산 참사’를 획책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봐야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 즉 촛불시민들이 수구들의 기만을 그냥 두고 보겠는가? 집권 두 달 만에 탄핵이 거론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이 정치보복을 할수록 탄핵 마일리지만 쌓여 결국 비극적 말로를 맞이할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여 이룬 대한민국인데, 검찰나부랭이들과 친일 매국 언론들이 마치 주인이라도 된 양 설친다는 말인가? 천하의 전두환, 이명박근혜도 감옥에 보낸 국민들이다. 정치복은 자멸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