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노 칼럼] 한미연합훈련 강행,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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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칼럼] 한미연합훈련 강행,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짓
  • 이흥노 재미동포
  • 승인 2022.07.1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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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이흥노 재미동포

한미가 8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는 야외 실기동 훈련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려운 경제 환경과 주변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판국에 한미가 굳이 천문학적 혈세를 써가며 전쟁놀이를 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정말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한국 혼자도 아니고 외국군까지 끌어들인 전쟁놀이가 강행되면 세계가 손가락질할 것이고 남녘에서는 결사적 저지 투쟁이 벌어질 것이다. 한편 이번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은 경험하지 못한, 상상을 초월하는 대응 조치를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가 이걸 모를 리 없다. 알면서 왜 할까? 

김승겸 합참의장은 지난 7월 11일 기자들에게 적의 도발에 대한 보복은 당연한 자위권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계룡대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북한 도발 시 신속 단호하게 응징하라”라고 역설했다. 그는 입만 열면 과거 정권은 북한에 끌려다녔지만 자기는 다르다고 한다.

북한의 핵, 미사일 시험은 도발이고 남한은 도발이 아니고 자위권 행사라고 한다. 이건 명백한 ‘내로남불’이 아닌가. 윤석열 정권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양의 대응 발사를 했다. 다음 달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하면 북한은 유예해왔던 7차 핵시험을 재개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면 핵 없는 윤석열 정권은 무엇으로 대응 보복하지? 아마 미국에 대신 핵연습을 해달라고 구걸해야 할 판이다. 미국이 청을 들어줄 리가 없겠지만. 그럼 아마 호박이라도 터뜨리고 보복한 기분을 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김승겸 합참의장이 보복 발언을 하던 날인 지난 11일 북한의 매체인 「통일신보」는 윤석열 정권의 대북정책을 처음으로 신랄하게 비난했다.

윤석열 정권을 가리켜 “뼛속까지 친미친일이 체질화된 사대 집단”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자주권을 상실한 예속 정권이 한미동맹을 외치며 확장억제, 선제타격, 주적 발언을 한다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북한은 이미 윤석열 정권을 실권 없는 외세의 앞잡이로 보면서 대화 상대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 

또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CVID)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한미의 속셈은 문제를 풀자는 게 아니라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연막전술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매우 강경하고 단호하다.

북한 외무성도 같은 날인 11일 국제정치학회 리지성 연구사 명의의 글을 통해 “미국의 핵전략 자산들이 투입된 대규모 합동 군사연습이 강행되는 경우 응분의 대응 조치를 유발하게 돼 있다”라면서 “사소한 우발적 충돌로도 쉽게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 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세계적 경제불황으로 지구촌에는 배고파 울부짖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과 피난민은 전쟁을 한없이 원망하고 있다. 

세계가 겪는 고통을 덜어주진 못할망정 그 많은 국민의 혈세를 전쟁놀이에 털어 넣다니 이것은 도덕적 견지에서도 용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전 인류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규탄받아야 마땅하다. 특히 이번 한미연합훈련은 가뜩이나 불안한 주변 정세, 무자비한 검찰공화국의 횡포, 그리고 거덜 나는 경제 등과 맞물려 쌓이고 쌓인 국민의 분노와 불만이 폭발해 끝내는 촛불혁명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소리가 어디서나 공공연하게 들려온다.

미국이 국제 헌병 노릇을 하던 일극 체제가 막을 내리고 이젠 다극화 시대가 됐다. 국제사회가 상호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떼려야 뗄 수도 없다. 그런데 바이든은 낡은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도식을 적용해 세계를 갈라치기,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 제재, 반목, 대결, 전쟁이 지구촌에서 판치고 있다.

정말 신기하게도 바이든 편에 가장 먼저 쏜살같이 날아가 줄 선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다. 또 식민지에서 고혈을 짜던 구제국주의 세력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나토가 잽싸게 바이든 편에 줄 섰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토의 가려졌던 정체가 여지없이 까밝혀졌다. ‘가재는 게 편’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추잡한 ‘유유상종’의 꼬락서니다. 미국과 영국이 바로 이 전쟁을 기획, 집행하고 나토가 무기를 대주고 제재를 가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리전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시민만 죽어서 피바다를 만들고 나라는 폐허가 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과 나토의 죽음의 상인들은 돈방석에 올라타고 살찐 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불러댄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먹는다’라는 속담이 불현듯 떠오른다. 어떤 경우에도 먼저 싸움을 말리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나토는 싸움에 부채질만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하루 평균 1,000명 이상 사상자를 내고 있다는 게 사실로 드러났다. 나토가 사람의 탈을 쓰고 있다면 어찌 이웃이 줄줄이 죽어가고 피난민들이 거리를 떠도는데 확전에 미쳐 돌아갈까… 선진국이라는 나토는 정말 피눈물도 없는 냉혈동물 패거리 집단인가. 아니면 식민지에서 수탈하던 제국주의 본색이 재발한 걸까. 

세상이 변했고 시대가 변했다는 걸 근래에 와서 절실하게 체감하게 된다. 21세기에 들어서자 두 가지의 특기할 일이 벌어졌다. 하나는 워싱턴에서 다른 하나는 평양에서다. 아니, 누가 감히 미국식 민주주의가 거덜 날 줄이야 상상이나 했으랴! 보통 하루 수백 명의 멀쩡한 생사람이 죽고 죽이는 야만의 서부활극 시대, 동물 세계가 현재의 미국이다.

이제 미국은 인권, 자유, 민주를 더 말할 주제가 못 된다. 한 해 전, 미국 의사당이 무장 폭도들의 쿠데타에 의해 점령당했다. 미국식 민주주의는 사라졌다. 이제 미국이 한다는 짓이라곤 세계를 분열시키고 싸움을 붙이는 전문 마피아다. 

반면에 또 하나 특기할 사건은 북한이 과거의 북한이 아니고 미국과 맞장 뜨는 군사강국, 핵강국이 됐다는 사실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할 때다. 이제는 북한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관점과 입장에 서야 한다는 말이다.

내달 한미연합훈련이 강행되면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되고 있다. 한미공중훈련에 대해 북한은 전쟁을 불러올 위험한 짓이라고 이미 경고했다. 지구촌과 국내외 동포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한미 양국의 전쟁놀이가 강행되면 심각한 결과가 뒤따른다는 건 불문가지다.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자해 행위를 스스로 범하는 짓이다. 

이번 기회에 북한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새로운 첨단 무기를 세상에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지구촌 어디인가의 미군기지 근처에 북한 핵잠수함이 불쑥 나타날 수도 있다. 괌, 하와이, 미 본토 주변 어디서든 핵시험을 해서 미국의 오금을 저리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친김에 북한은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을 기어이 끝장내려 할 것이다. 미국은 퇴로가 완전히 차단된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면 정책을 바꾼다는 것을 북한은 경험을 통해 터득했다. 2019년 11월 29일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력 완성’ 선언에 기절초풍한 미국은 즉각 피커링 유엔 사무차장 (미국의 노련한 외교관)을 평양에 급파했다. 그는 5일간 평양에 있으면서 북미 대화 초석을 깔았다. 

미국과 나토는 무기 지원과 대러제재만 가하면 러시아가 조기에 백기를 들고 투항할 걸로 철석같이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 지금 나토는 진퇴양난의 고민에 빠졌다. 애초에 미국은 러시아를 패배시킨 여세를 몰아 전선을 동아시아로 이동해 대중 전선을 구축할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젤렌스키를 빼닮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대만 분리 독립 운동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도 마련됐을 것이다. 동시에 미국의 충견이라 불리는 한국을 돌격대로 앞세우고 반중 전선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발목이 잡힌 미국이 전략 수정을 불가피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돌연 중국에 화해의 손짓을 했다. 지난 9일 블링컨-왕이 회담 분위기부터 달라졌다. 최근에 바이든은 중국 상품 관세 인하를 발표했다. 중국의 러시아와의 밀착 차단이 급했던 모양이다. 장기전에 따른 미국 시민들의 반전 분위기, 악화일로의 미국 경제, 터지기 직전에 와있는 미국 국민의 흉흉한 민심 등을 고려해 중국 때리기를 잠정 중단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북한을 대중정책의 부속물로 보는 미국은 대북정책에서도 다소 유연성을 발휘하는 시늉을 할 것 같다. 현재 한반도 긴장 상태를 유지하되 더 악화시키지 않으려고 할 것 같다. 오히려 미국은 윤석열 정권의 불필요한 불장난으로 화약이 터질까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겨레하나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외정책은 미국의 대중봉쇄에 초점을 맞춘 인도·태평양 전략의 첨병 노릇을 하는 게 최대의 꿈이라고 지적했다. 겨레하나는 지난 6월 27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가를 격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지소미아 폐기,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반대를 요구하면서 윤석열 정권이 ‘균형 외교’를 걷어차고 미국의 중국과 러시아 봉쇄 고립 작전에 부역하지 못해 환장하고 있다는 것을 가장 격하게 비난했다. 겨레하나의 지적은 정확하고 예리하다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에 줄 서는 외교가 경제를 말아먹는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도 아닌데 스페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얼굴을 내미는 자체가 중러에 안 좋은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더구나 군사동맹인 나토 대표부 설치에 합의하고 나토 사이버 방위센터 정회원으로 가입했으니 진짜 악수를 둔 것이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한 경제 각료는 시장 다변화를 위해 중국을 탈피해 유럽으로 발을 넓히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굳이 그걸 세상에 공개하는 건 머저리 외교다. 중국과 거리를 둔다는 것을 과시해 미 나토에 아부하려는 수작으로 보여서 입맛이 쓰다.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부 장관은 미국의 소리와 인터뷰에서 매우 놀라운 사실을 밝혔다. 그는 미국의 대중봉쇄에 한국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쿼드’ 가입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한미작전 계획에는 중국에 대한 대응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한국군이 반드시 군사적 개입을 하게 돼 있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한·미·일 삼각동맹을 맺고 중국 의존 무역도 끝장내도록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는 망언을 했다.

에스퍼 전 장관의 경력이나 영향력으로 봐서 그의 발언은 신빙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바이든 정권이 꾸미고 있는 음흉한 공작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편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미국의 말을 기막히게 잘 듣는 미국의 충견이라는 사실에 그만 말문이 막힌다. 암튼 에스퍼의 망언이지만 우리에겐 각성제 역할을 한다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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