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위한 공부가 교육인가?
상태바
시험을 위한 공부가 교육인가?
  • 김용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2.06.14 0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세종본부장

교육이란 무엇인가? 국·영·수 점수를 잘 받게 하는 것? 성공적인 진학을 위해 컨설팅을 해주는 것? 우리 학부모들은 교육이란 ‘사랑하는 내 아이가 시험성적을 잘 받아 좋은 회사에 입사하여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교육이란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일‘이요,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삶의 내용과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그런데 오늘날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에서 시험을 치는 날이 28일, 학원까지 합하면 100일이 넘는다. 시험을 왜 치를까?

사진출처 : '대학지성'에서
사진출처 : '대학지성'에서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 도입>

올해부터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면 도입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력 저하(?)가 확인되자 교육부가 오는 9월부터 희망 학교가 시행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를 도입한다. 평가 대상 학년도 2024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로 확대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9월 14일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이에 따른 학업 성취수준 향상 지원 방안을 13일 발표했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으로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올해부터 '지필시험' 아닌 '컴퓨터 기반' 시험으로 전환하고 평가 대상도 연차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는 초6, 중3, 고2가 평가 대상이며 내년은 초 5·6, 중3, 고 1·2로, 2024년에는 초3부터 고2까지로 늘어난다. 다만 시험은 희망 학교의 신청을 받아 실시한다.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는 평가 시행 날짜와 응시 교과 등을 학급 단위로 신청해 참여할 수 있다.

 

<시험을 위한 교육 이제 그만...>

고교생들의 경우 1년에 몇 번이나 시험을 치를까? 정규교육과정에서 중간고사와 같은 한 고사마다 6일을 시험치른다고 가정한다면, 학기마다 중간고사, 기말고만 가지고 2학기 24일의 시험을 보게된다.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고사) 4회까지 합하면 정규교육과정에서만 연간 약 28일을 시험을 치르는 셈이다. 일 년 중 한 달 가량이 시험이다. 학교마다 보고 있는 사설모의고사까지 합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학원을 다니는 경우 시험을 치르는 날수는 더욱 늘어난다.

학기 초와 방학동안의 수강을 위한 반 편성고사 4회까지 합하게 되면 약 100일을 시험을 치른다. 정규교육과정과 사교육에서 보는 시험을 모두 합해본다면 정규교육에서 약 28회, 사교육 약 100회를 합친다면 약 128회의 시험을 보게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학교와 학원을 다니며 일 년의 1/3가량을 시험을 치르는 현실인 것이다. 고등학교에 오면 처음으로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다. 3월, 6월, 9월, 11월 1년에 4번 치게 된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외에도 수 많은 수행평가들이 있다. 고등학생의 1년 365일이 시험기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반납하는 학생들...>

‘입시 지옥’으로 변한 대한민국 교육 현실... 이런 현실을 두고 프랑스의 <르몽드> 신문은 “한국 아이들의 성적은 우수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학생들"이라며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세상에서 가장 경쟁적이고 고통스러운 교육”을 받고 “2000년도부터 3년마다 전 세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OECD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한국 학생들은 매번 문제 풀이에 있어선 뛰어난 성적을 내지만 학교에서의 행복도는 지속적으로 최하위로 나타난다.”고 했다.

성공회대 김동춘교수는 그의 신간 <시험능력주의>에서 우리나라의 교육을 일컬어 “한국에서의 교육은 일종의 ‘노동자 안 되기’의 전쟁”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지금의 한국을 ‘시험선수들이 지배하는 나라’로 규정하고 시험이 능력을 판별하는 유일한 기준이며, 시험 합격 이력에 따라 보상을 차등화하는 것이 공정함은 물론 정의롭기까지 하다는 ‘시험능력주의’를 신봉하고 있다며 “‘시험선수’ 엘리트들이 권력과 부를 차지하고, 그 자녀도 좋은 학교 보내서 지위까지 세습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진단했다.

이런 현실을 두고 윤석열대통령은 “교육부의 첫번째 의무는 산업 인재 공급”이라며 “교육부가 스스로 경제부처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인재공급을 위한 교육을 하면, 시험지옥에 허덕이는 학생들이 행복한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