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트럼프, 독점자본의 대변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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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트럼프, 독점자본의 대변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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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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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반도 정세

작년 미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에 선출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지배방식의 변화라고 하고, 일각에서는 그저 괴짜라고 합니다. 트럼프행정부를 어찌 보아야 할까요?

트럼프 행정부의 출현 배경을 이해하려면 트럼프 이전의 오바마 행정부, 부시 행정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오바마에 대한 환상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가 세계경제를 덮치자 국제사회는 미국을 성토하였습니다. 네오콘, 일방주의로 대표되는 부시 행정부의 8년에 대한 반감이 팽배했던 것입니다.

바로 그 때, 미국정치권은 Change(변화)를 내세우며 버락 오바마 후보를 등장시켰습니다.

오바마는 유엔의 반대를 무시하고 이라크를 침공하였던 전임 부시 행정부와는 달리 “스마트 외교”를 내세워 주변국과 대화를 중시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라크 미군철수를 약속했습니다. 오바마는 측근인 수전 라이스를 유엔대사에 지명하자 오바마는 부시와 달리 유엔의 기능과 역할을 존중할 것이란 기대도 생겼습니다.

오바마는 “핵없는 세계”를 호소하며 그 연설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종래의 G8(주요8개국)모임을 G20 정상회동으로 확대하였으며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에 적극 나서겠다며 “Green Growth(녹색성장)”를 내세웠습니다.

사람들은 오바마가 청년시절 시카고에서 시민운동을 했던 경력을 내세우면서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소통과 공존의 사회로 바꿀 것이라 기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바마의 Change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오바마는 “핵없는 세계”를 언급하며 노벨상까지 받았지만 정작 한반도에서는 “전략적 인내” 아래 북한에 대한 군사압박을 거듭해 북한이 핵증산에 나서는 상황을 초래하였습니다.

중동정책도 야비함의 극치를 달렸습니다. 미군은 이라크에서 철수했지만 아프간에서는 무인드론을 앞세운 폭격이 이어졌습니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작년 8월 11일, 플로리다 유세에서 오바마를 가리키며 "그가 IS의 창시자다. 그가 ISIS를 만들었다"고 주장했겠습니까.

심지어 다음날 라디오 진행자 휴잇이 '오바마 IS 창시자' 발언의 진의와 관련해 '혹시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번창을 가능하게 했다는 취지의 언급이냐'고 묻자 "아니다. 내 말은 (말 그대로) 그가 IS의 창시자라는 뜻"이라고 오바마가 IS의 창시자라고 확실하게 못박았습니다.

오바마는 유엔을 존중하지 않고 유엔사무총장 반기문을 내세워 미국의 이익을 관철하는데 활용하였습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미국의 요구에 맹종맹동한 결과 무능한 유엔사무총장으로 찍혀버렸습니다.

취임 초기에는 지구온난화를 우려하며 녹색성장을 외치던 오바마 행정부는 어느덧 셰일가스 개발사업을 대규모 지원해 환경파괴 논란을 낳았습니다.

오바마의 8년은 소통과 공존으로 변화하는 8년이 아니라,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배신당한 8년이었습니다. 미국의 패권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패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출현하였습니다.

 

◈ 트럼프에 대한 환상

8년이 지나 이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등장하였습니다. 트럼프도 오바마처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기치로 내세워 전임 행정부와 차별성을 부각하려 하였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멕시코 국경지대 장벽 건설, 중국에 대한 45% 관세부과, 국내 불법체류자 강제추방 등의 공약이 너무나 비현실적이라며 트럼프를 예측불가능한 사람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미국 중북부의 러스트 벨트(rust belt : 쇠락한 중북부 공업지대)의 백인 노동자들의 표 결집 덕에 당선되었다며 트럼프 당선을 미국 유권자들의 우파혁명으로 평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대통령 선거결과를 유권자들의 혁명으로 평가하는 것은 비약이 심합니다. 미국의 대선은 승자독식제로 운영되어 선거운동 전략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는 전체 538명의 대통령 선거인단 가운데 306명을 확보하여 232명에 그친 힐러리를 제압하였지만 실제 득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트럼프의 전체 득표수는 6037만표로 6104만표를 얻은 클린턴보다 오히려 67만표가 적었던 것입니다. 득표가 적은 트럼프는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나요? 트럼프는 오하이오, 펜실베니아 등 경합지역에서 힐러리를 박빙으로 앞서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조리 독식하였습니다.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에서 힐러리가 아무리 독보적으로 앞서도 선거인단은 트럼프가 더 많을 수 있습니다.

힐러리를 지지한 미국인들이 더 많았던 지난 선거는 미국 유권자들의 우파혁명으로 볼 수 없습니다. 결국 트럼프의 승리는 선거전략의 승리입니다. 그런 면에서 트럼프의 승리는 미국대선을 좌우하는 독점자본의 승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백인노동자들의 반란으로 트럼프가 당선된 것이 아니라 백인노동자들의 표심을 동원해 트럼프를 당선시키자는 미 독점자본의 판단과 전략에 의해 당선된 것 아닐까요?

그런 면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으로 볼 수 없습니다. 트럼프를 후원한 독점자본들이 어떤 세력인가를 살펴야 할 것입니다.

 

◈ 트럼프에 아른거리는 히틀러 그림자

트럼프의 배경에는 어떤 독점자본들이 도사리고 있을까요? <한겨레> 정의길 선임기자는 지난 1월 26일, “트럼프 행보에 어른거리는 ‘히틀러 그림자’”라는 기사에서 자국중심주의와 인종주의 등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정책들의 성격이 히틀러 나치정권을 연상케한다고 하였습니다.

나치는 군비확장으로 인위적 수요를 창출(즉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탱크 구매수요를 정부가 억지로 만들어 내서)해 독일의 기계공업을 되살렸고 수많은 고용을 만들어내었습니다. 동시에 징병제를 채택해 많은 청년들을 군으로 흡수해 실업률을 낮추었습니다. 독일 국민들은 고용이 증대되고 실업이 내려가자 히틀러의 인위적 수요창출 경제에 환호하였습니다.

트럼프 역시 히틀러와 유사하게 당선되자마자 군비증강을 내세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인 12월 22일, “미국은 핵전력을 대폭 강화, 확대해야 한다”고 트위터에 투고해, 핵무기 첨단화를 시사했습니다. 

“핵없는 세계”를 이야기했던 오바마행정부와 정반대 입장을 보인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을 디자인했던 독점자본은 미국정치권에 긴밀히 연계되어 있는 미국 내 군산복합체라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히틀러는 독일 경제난의 원인으로 독일 내 소수였던 유태인들을 지목하고 이들을 추방, 고립시켜 독일인들의 일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트럼프 역시 무슬림을 비롯함 소수인종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이들을 고립시키는 인종주의적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히틀러가 독일 제3제국을 선포하며 독일 우선주의를 내세웠다면, 트럼프는 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미국 우선주의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크게 보았을 때 트럼프 행정부가 등장하면서 미국사회에 파시즘이 더욱 만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트럼프의 주적은 북한과 중국

파쇼통치는 외부의 위협을 강조하며 사회전반을 통제하는 통치가 일반적입니다. 미국의 매카시즘, 냉전대결구도는 소련의 위협을 강조하였습니다. 한국의 군부독재가 북한의 남침위협을 끊임없이 조장하는 것도 외부의 위협요인을 내세워 사회를 획일화하려는 파쇼통치의 일환입니다.

트럼프가 강조하는 외부 위협요인은 군사적 측면에서는 북한이 있습니다. 2월 13일, 북한을 두고 크고 큰 문제 (a big, big problem)이라면서 북한을 매우 강하게 (very strongly) 다루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일보>는 2월 6일, 미국이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의 한반도 배치를 한국에 제안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다가오는 3월 초에는 사상최대규모의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 트럼프가 강조하는 위협요인은 중국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것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하였으며, 중국제품에 대해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실제로 어떻게 펼쳐질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트럼프는 드러내놓고 중국의 성장을 미국에 대한 위협요소로 거론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여기에는 한-미 FTA에 대한 문제제기도 미국이 주변국에 대한 수탈체제를 본격화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의 주적은 무슬림이 아니라 북한과 중국으로 귀결되는 경향입니다.

 

◈ 트럼프의 대북카드는 고립압살

트럼프 행정부는 한반도에서 대북고립압살 정책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세대 구축함 줌월트를 한국에 배치하고, 사상최대 규모의 키리졸브 훈련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한미일 3각공조를 군사동맹 수준으로 높이고 한미일에 대한 미사일 방어체제를 강화하고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반도 사드배치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듯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 행동에서 한반도 인근의 군비증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보면, 트럼프가 자발적으로 평화협정 체결에 나선다던지,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일부 견해는 다소 환상적이었던 듯 싶습니다.

트럼프가 진리와 정의, 평화를 사랑하는 진보인사라면 미국이 자발적으로 평화협정에 응하고 트럼프가 스스로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제2의 조지 부시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군산복합체를 필두로 한 미국 독점자본의 대리인으로써 미국 패권정책을 오히려 강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CIA를 앞세운 오바마행정부의 중동공작에 대해 비판적인 것도 미국의 모든 대외공작을 포기하는 것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비약입니다. 트럼프가 언급한 바와 같이, 트럼프에게 북한은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타격 대상을 중동에서 북한으로 전환하고자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 세계의 신으로 군림하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루던 시대는 영원히 끝났습니다. 절대권력을 휘두르던 조지 부시행정부도 핵이 없던 북한을 붕괴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차후 북미관계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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