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5년 임기 위해 1조원 이게 국민을 위하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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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5년 임기 위해 1조원 이게 국민을 위하는 일인가
  • 김용택 참교육이야기
  • 승인 2022.03.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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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자의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문제가 점입가경이다. 윤 당선인은 집무실 이전에 496억원이 소요된다고 하고 민주당 일각에선 집무실 이전 비용에 최소 1조원, 4성 장군 출신인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지난 18일 라디오방송에서 “500억원은 청와대 집무실을 이동해서 리모델링하는 비용이 주된 것일 것”이라며 “합참 건물 짓는 데 한 2000∼3000억원, 국방부 건물 짓는 데 한 2000억원 든다. 최소 건물 짓는 것만 한 1조 정도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반듯이 옮겨야 하는 이유?>

윤석열 당선인이 현청와대를 국방부청사로 옮기는 이유는 ‘국민과의 소통’이다. 소통 여부가 건물에 달렸는가? 현 청와대 건물에서 임기를 시작하면 소통이 안되고 국방부 청사로 옮기면 소통이 잘되는가? 윤석열당선자는 영구집권도 아니고 임기가 고작 5년이다.

5년 임기 동안 소통이 잘되기 위해 1조원을 들여 집무실을 옮긴다는게 이해가 되는가? 5년 후 차기 대통령이 반드시 윤당선자가 사용하던 건물에 들어간다는 보장이라도 있는가? 백번 양보해 그게 필요하다고 치더라도 지금 시국이 그럴 분위기인가?

경북 울진군에서 시작된 동해안 산불이 울진-삼척, 강릉-동해, 강원 영월군, 그리고 대구 달성군까지 나흘째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서울 면적의 4분의 1 이상, 축구장 2만 3000여 개 넓이에 달하는 산림 피해를 입었다.

산림복구비만 무려 2000억원이 넘는다. 이재민들은 하루 아침에 집도 먹을 것도 입을 옷도 없이 하늘을 원망하고 있다. 설사 집무실이 부편하다 치더라도 진정으로 국민을 사랑한다면 1조원을 들여 꼭 옮겨야 더 훌륭한 대통령이 되는가? 그래야 일을 더 잘하는가?

국제정세는 또 어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3주간 사망자가 7000명으로 추산된다. 인명피해뿐만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러시아의 비우호국가로 지정된 우리나라는 ▲대외채무 루블화로 지급 가능 ▲비거주자의 외화 송금 한시적 금지 ▲비우호국가 기업과 러시아 기업 간 모든 거래에 대한 ‘외국인투자이행관리위원회’ 사전 승인 등의 조치가 뒤따르게 된다.

이에 따라 거래대금을 루블화로 받게 될 국내 기업들은 막대한 환차손을 입게 됐다. 3월 10일 기준 국제 외환 시장에서 거래되는 루블화 환율은 달러당 140루블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 70~80루블 사이였던 것을 감안하면 반 토막이 나는 셈이다.

당장 기름값을 보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는가 하면 국내 휘발유값이 리터당 2000원 돌파했다. 휘발유 가격뿐만 아니다. ▶현대차·기아 판매량 감소 우려,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른바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도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 슬로플레이션 가능성 점증' 보고서에 따르면 "오미크론 대유행의 정점은 3월 초중순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에,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는 시기는 4월 말 이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당분간 많은 확진자가 나오며 내수 시장 회복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민이 키운 윤석열,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 윤석열 당선자의 슬로건이다. 윤석열의 국민은 누구인가? 자본인가 서민인가? 고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의 재산이 13조라고 했는데 서민은 1조원에 대한 개념이 없다. 윤당선자 재산이 71억7천만원이어서 그럴까.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윤당선인... 산불피해로 잿더미에 앉아 허탈해하는 강원도 이재민이나 오미크론으로 거리에 나 앉게 된 소상공인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가?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 1조원...? 1억원의 10.000배다. 1조원을 모두 다 쓰려면 하루에 100만원씩 2천7백40년이 걸린다.

하루 1000만원씩 써도 270년이 걸리는 돈이다. 서울-부산 경부고속도로를 열아홉 번 왕복할 수 있는 금액이고, 차곡차곡 쌓는다면 백두산(2744m)의 4배, 에베레스트(8848m)의 1.26배 높이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이다.

윤석열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공약했다. 그런데 “당선인 신분으로 보고를 받아보니 (대통령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은 시민들 입장에선 재앙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택한 곳이 용산 국방부 청사다...?

윤석열당선자 배우자 김건희씨는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통화 녹취에서, 김씨는 ‘내가 아는 도사 중 (하나가 윤석열) 총장님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사람이 청와대 들어가자마자 영빈관 옮겨야 된다고 하더라’고 했다.

청와대 집무실을 국방부로 옮기겠다는 당선자의 고집을 보면 무속인의 지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손바닥에 임금 ‘王’자를 써 다니던 윤석열... 무속인 말을 듣고 청사는 옮긴다면 나라 앞날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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