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변호사비 없는 불쌍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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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변호사비 없는 불쌍한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18.03.2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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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를 위한 모금이라도

【팩트TV-이기명칼럼】 ‘나는 가난하다. 별장이 하나밖에 없다. 자가용도 벤츠 한 대밖에 없다. <프란 다스 의 개>도 하나밖에 없다. 금 거북이도 한 개밖에 없고 가정부도 한 명밖에 없다. 난 이렇게 가난하다’

이렇게 불쌍한 사람이 있다니 눈물이 날 지경이다. 알다시피 대통령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서울시장 재임 4년 동안 월급 한 푼 안 받았다.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거 알지 않느냐. 변호인단을 선임하기 어렵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떠벌린 소리다. 너무나 감동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변호인 살 돈도 없다는 이명박. ‘전 재산 사회에 환원했다’는 이명박의 가훈은 정직이었다.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한 때에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또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려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메모에서 읽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이번 일이 모든 정치적 상황을 떠나 공정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명박이 공정을 말한다. 말할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사진출처 -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 MB와 거짓말

이명박의 ‘전 재산 사회 환원’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10년도 더 전이다. 2007년 12월 7일, 한나라당 대선후보이던 이명박은 KBS 방송 연설에서 약속했다.

대통령 당락에 관계없이 우리 내외가 살 집 한 채만 남기고 가진 재산 전부를 내놓겠다. 어렵게 살아가는 고마운 분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는 것이 마땅하다. 진작부터 그러고 싶었지만, 그동안 여러 의혹이다 뭐다 해서 보류했는데 이제 모두 정리됐기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국민 앞에 고하게 됐다.

당시 이명박이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신고한 재산은 353억 8,000만 원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 변호사비가 없다고 하소연을 하는 판이다.

여기서 이명박의 재산이 얼마냐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자신도 잘 모를 것이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도 자신에 대한 혐의에 대해서 일관되게 “허위다. 날조다. 모른다.”로 일관했다. 인간포기 선언과 다름이 없다.

마누라 김윤옥이 다스 법인 카드로 10년간 4억을 썼다고 하는데 사실 여부가 밝혀질 것이고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부창부수요 여필종부다.

거짓말을 안 하면 속이 편하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마음에 담고 살려고 노력한다. 거짓말도 인간사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거짓말이 인생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믿습니까. 믿습니까. 믿습니까.’ 군중을 향해 외치던 이명박의 호소는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국민은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에게서 거짓을 제외하면 국민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할 말이 없다. 이명박의 거짓말이 국가이익에 어떤 공헌을 했는지 대답을 해 보라.

이제 그의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명박을 보면서 한 인간의 비극적인 종말을 목격하는 아픔이 있다.

 

■ 신뢰가 으뜸이다

비리 혐의가 20여 개에 이르러 ‘종합비리세트’라고 불리는 이명박은 여전히 정치보복 타령을 외우고 있다. 무엇이 정치보복인지 스스로 너무나 잘 아는 이명박이기에 더욱 기가 막힌다.

오늘의 한국 정치 정치를 보며 아무리 장탄식을 늘어놓는다 해도 가만히 있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도리 없이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고 물을 퍼서 마셔야 한다. 누가 목이 마른가. 국민이다. 국민이 우물을 팠다. 촛불을 들었다. 촛불은 계속 타야 한다. 아직도 국민은 목이 마르다.

강원랜드에 부정으로 취업한 226명이 직권면직 됐다. 이들의 채용 뒤에 누가 있었는지는 다들 안다. 혐의를 받는 자가 누구라는 것도 안다. 이들 역시 처벌의 대상이다. 누가 처벌하는가. 법이다. 검찰이다. 어떤가. 처벌되는가. 아니다. 대통령이 지시해야 검찰이 움직이는가. 국민들은 그렇게 안다.

김정은·트럼프·시진핑·프틴·아베, 이들은 한반도 평화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실세들이다. 오늘의 한반도 평화가 그래도 가시적으로 들어오는 이유는 한국을 보는 그들의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바로 여기에 신뢰가 등장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 중심에 문재인 대통령이 있다.

난 죽어도 잘못하는 대통령을 잘 한다고 못 한다. 홍준표는 갤럽에서 대통령 관련 여론조사를 잘 뽑아준다고 항의를 하지만 그런 유치한 투정은 이제 그만 할 때가 됐다. 명색이 제1야당의 대표 아닌가.

개헌만 해도 그렇다. 한국당은 지난 대선 때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하자고 했고 홍준표는 대선후보로서 서명까지 했다. 국민에게 한 약속을 배추꽁지 잘라먹듯 하는 한국당을 국민은 믿어야 하는가. 버려야 하는가. 

지방선거에서 심판할 것이다. 언론도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보인다. 사실에 입각한 공정보도는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를 바로 알게 하고 민주주의 수준을 높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 문제 해결을 둘러싼 세계 정상들의 우호적 변화는 어디서 오는가. 정권에 대한 신뢰며 정점에 대통령이 있다고 믿는다. 깨어있는 국민의식이 그를 뒷받침한다.

 

■ 점쟁이가 따로 없다

걸어온 길을 보면 갈 길이 보인다. 자주 쓰는 말이다. 나이를 먹어가며 걸어온 길이 길어진다. 혼자 있는 시간에 문득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부끄러움이 솟는다.

그런 일을 하고 이렇게 살아왔구나 하는 자괴감이 일어난다. 일개 필부야 대수롭지 않다고 하지만 사회 지도자쯤 되면 말이 달라진다. 더욱이 나라의 지도자라면 어떨 것인가.

요즘 점쟁이가 되어가는 심정이다. 마치 칼날 위를 걷는 위기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불안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것 같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린다.

북한과 미국의 지도자가 만난다. 한국 문제라면 초치기에 정신없던 아베 일본 총리가 달라졌다. 의자 높이가 달라진 게 뭐 그리 대수냐고 할지 몰라도 그게 아니다.

점괘를 더 펼쳐 보자. 개성공단은 다시 가동될 것이다. 금강산 관광도 남북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될 것이다. 개성공단을 넘어 신의주 경제특구 같은 것도 만들어질 것이다. 남북이 손잡으면 못할 것이 어디 있는가.

이제 국민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무조건 반대를 하는 야당으로는 희망이 없다. 이명박근혜의 9년이 가져온 부패와 경제파탄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바로 잡아야 한다.

야당도 이제 새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지역감정에 편승한 정치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국민이 야당을 지지한다.

이명박은 법정에 설 것이다.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휘둘러 나라를 이 꼴로 만들고 국민으로 하여금 정치를 불신하게 만든 죄를 받을 것이다. 그것도 하나의 교훈이다. 절대로 국민은 이명박 같은 대통령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또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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