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뒤늦게 알게 된 이재명의 가치와 촛불정신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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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뒤늦게 알게 된 이재명의 가치와 촛불정신의 재탄생!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03.1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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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발견한 이재명의 가치를 활용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앞날은 없다."

[서울의소리] 대선 패배 후 민주 진영을 중심으로 새로 생긴 말이 있다. “그래, 내가 촛불시민이었지.” 하는 말이다. 이 말은 촛불시민의 자각인 동시에 촛불정신의 부활이어서 매우 의미가 크다.

주지하다시피 문재인 정부는 촛불 시민이 만들어 낸 ‘촛불혁명’ 때문에 탄생한 정부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 점을 인식하고 재임 기간 내내 촛불정신을 구현하려 애썼다.

그러나 대선에서 아쉽게 0.73% 차이로 패배하자 촛불혁명에 참여했던 시민들 사이에 한탄과 자성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촛불시민들은 “우리가 뭘 한 거지?”, “왜 이 나라가 이렇게 되어버린 거지?”하고 믿어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집단 우울증’을 앓고 있다.

그러나 며칠 후부터 대선 패배의 절망을 뒤로 하고 시민들 사이에서 “이래선 안 돼지.” 하는 자각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민주당엔 일주일 사이에 12만 명의 새로운 당원들이 생겨났다. 그중에는 윤석열의 여성가족부 해체에 분노한 2030 여성층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재야의 원로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 교수는 이 변화를 매우 의미 깊게 인식하며, 새로운 촛불의 탄생이라고 규정하고, “이제 시민들이 민주당을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 교수가 시민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민주당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는 뜻과 함께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신규로 당원에 가입한 2030 여성층도 상당수가 촛불혁명에 가담했던 사람들이고, 새로 당원에 가압한 40~50대들도 촛불 혁명에 참여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스스로 각성하고 릴레이 당원에 가입한 것은 더 이상 수동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는 각성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즉 당원에 가입해서라도 민주당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지의 발로인 것이다.

백낙청 교수는 “우리가 이재명 후보를 너무 몰랐다.”며 이재명의 재발견에 대해 말했다. 백 교수는 이재명 후보를 “김대중 대통령 이후 가장 뛰어난 정치 지도자”란 걸 대선을 통해 알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다만 수구 언론들에 의해 이재명의 가치가 희석되었을 뿐이란 것이다.

수구들은 대선 기간 내내 대장동, 형수욕설, 살인자 변호, 조폭 뇌물설, 변호사비 대납 등 가짜 뉴스로 이재명 후보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데 올인했다. 거짓말도 여러 번 들으면 사실로 들린다고 했던가, 수구들의 이러한 공작은 어느 정도 들어맞아 이재명 후보는 2월말까지 소위 ‘박스권’에 갇혀 헤어나지 못했다.

수구들에겐 사실 여부는 중요치 않다. 그저 ‘카더라 통신’과 ‘전언 보도’로 이재명 후보의 모든 것을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다. 수구들은 ‘그분’ 가지고 몇 달 동안 떠들어 댔고, 그래도 먼지 한 톨 안 나오자 ‘똥파리들’과 작당하여 조폭 20억 뇌물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줄기차게 퍼트렸으며, 심지어 ‘대장동 버스’를 만들어 수도권 일대를 누비고 다녔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자 김혜경 여사의 법인 카드 사용 건으로 날마다 도배를 했다.

수구들이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사용을 물고 늘어진 것은 김건희가 각종 비리 혐의로 밖으로 못 나오자 ‘피장파장’ 논리로 김혜경 여사 역시 대선 선거 운동을 못하도록 막고자 함이었다. 수구들의 이 공작은 완벽하게 성공을 거두었다.

수구들이 이번 대선을 ‘비호감 대선’이란 프레임을 씌운 것도 본부장 비리가 너무 많은 것을 물타기하기 위해서다. 종류가 다르고 비중이 다른 의혹임에도 수구들은 같은 그릇에 넣고 비벼댔던 것이다. 조중동과 종편이 그 공작에 올인했고, 심지어 진보 편이라 믿었던 경향신문마저 수구들 편을 들었다. MBC는 서울의 소리가 제공해준 김건희 7시간 녹취록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아 이미지가 많이 깎였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그나마 이재명 후보가 선전한 것은 대안 언론 즉 유튜브 때문이다. 그중 서울의 소리, 열린공감TV, 오마이 뉴스의 활약은 정말 눈부셨다. 그 외 ‘새날’, ‘김용민TV’, ‘이상호TV’, ‘알리미 황희두’, ‘이송원TV’ , ‘황기자TV’, ‘최원준TV’ 등 민주 진영 유튜버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이들의 구독자를 모두 합치면 500만 가까이 되는데, 중복 구독을 고려해도 200만 명 이상이 매일 유튜브를 시청하며 결전에 임했다. 기존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은 이재명 후보의 유세 현장도 서울의 소리, 오마이 뉴스, 황기자TV, 최원준TV 등이 생생하게 중계를 해 현장 민심을 알 수 있었다.

기존 언론들은 보도를 해도 후보 위주로 비추거나 사람이 많은 사진은 내보지 않은 꼼수를 부렸다. 그러나 현장에선 이재명 후보의 지지자들이 훨씬 많았고, 응원 열기도 대단해 종편 기자들끼리 “이러다가 우리 지는 것 아냐?”하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하지만 수구 언론들의 농락으로 촛불 시민들이 이재명의 가치를 다 알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수구들의 비호감 대선, 피장파장 논리에 상당수가 투표장에 안 갔으며, 그것이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특히 40대의 투표율이 70%에 그쳐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2030의 반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2030여성층의 반란은 정말 신선했다. 처음엔 형수욕설 파문 등으로 지지를 망설였던 이들이 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뭉치기 시작해 0.73% 차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선거전문가들은 대선이 2일 만 늦게 치러졌어도 이재명 후보가 이겼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선거 막판에 2030 여성층이 대거 이재명 후보의 지지로 돌아선 것은 이준석의 갈라치기와 윤석열의 본부장 비리에도 기인한 것이겠지만, 그것보다 촛불정신이 이대로 묻힐 수 없다는 자각이 일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비록 조금 흠이 있더라도 윤석열에게 정권을 내주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일었던 것이다.

시민들은 윤석열과 김건희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각종 허위 학력 및 경력, 장모의 각종 부동산 비리를 비교하며 윤석열이 내세운 공정과 상식이 얼마나 기만적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 자각이 태풍이 되어 윤석열을 응징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뒤늦게나마 이재명의 가치를 알게 된 촛불 시민들은 민주당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원장이 되는 것을 보고 분노하고 있다. 대선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비대위원장이 된 것은 모순이란 것이다.

민주당은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지 않으려면 기득권 카르텔에 편승하는 소위 ‘수박’들을 멀리하고 개혁적 인물을 포진시켜 비대위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 새로 발견한 이재명의 가치를 활용하지 않으면 민주당의 앞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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