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동지 등에 칼 꽂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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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동지 등에 칼 꽂기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22.02.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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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갈아 탄 동지여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br>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아니 그래. 그놈이 그럴 수가 있단 말인가. 인두겁을 쓰고.”

혈육처럼 믿고 돌보던 후배가 어느 날 돌아섰다. 세상이 허망했다.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열 달 동안 배 아파 난 자식도 맘대로 안 되는데 남의 자식이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한다. 그만큼 인간의 행태는 종잡을 수 없다는 얘기다. 속고 속이고 저주하고 이를 가는 요즘의 정치판에서 배신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도둑놈 사회에서도 도둑놈은 역시 나쁜 놈이다.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저기요…” 말을 꺼내놓고 망설이는 후배의 목소리가 불길하다. 내용은 역시다. 아끼던 한 후배가 말을 갈아탔다는 것이다. 이유는 무엇인가. ‘괴물’을 버리고 ‘식물’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말을 갈아탄 주인공이 누군가. 이미 언론에 보도됐으니 밝혀도 무방할 것이다. 정운현 씨다. 많이 알려진 이름이다. 이낙연 총리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머리통을 때리는 충격. 내가 지금도 즐겨보는 중국사극 ‘판관 포청천’의 장면이다. 믿는 동지에게 잔등에 비수를 맞고 쓰러지는 장면이다.

기가 막히지만,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가능한 것이기에 일어나는 것이다. 정치판에 온갖 추한 일들을 비교적 많이 알고 있는 나로서는 여러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놔두자. 다만, 이제 내 머릿속에서 그의 이름은 버린 이름이다. 그에게서 문자가 왔다.

“회장님. 죄송합니다.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잊으면 편하다.

“정운현 씨, 성경을 아무리 뒤지고 불경을 아무리 찾아도 정 형의 행동을 변명해 줄 방법을 찾을 수가 없구려.”

긴 소리 해봐야 뭐하랴. 길을 가다 오물을 밟을 수도 있다. 빨리 씻어버리는 게 현명한 일이다. 아. 아. 그러나 죽을 때까지 잊을 수가 없을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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