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윤석열의 횡설수설... 박근혜의 망령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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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윤석열의 횡설수설... 박근혜의 망령이 보인다
  • 김용택 참교육이야기
  • 승인 2022.02.2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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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도자는 속이 까맣고 낯이 두꺼워야 한다”

어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윤석열후보의 횡설수설을 들으면 중국 쓰촨대학의 교수 리쭝우가 한 말 '후흑학(厚黑學)'이 생각난다. 리쭝우는 "후흑학 수업 3단계"에서 제1단계는 "낯가죽을 성벽처럼 두껍게, 속마음을 숯덩이처럼 시커멓게 만들 것." 제2단계는 "낯가죽이 두꺼우면서도 단단하고, 속마음이 검으면서도 겉은 밝을 것." 제3단계는 "낯가죽이 두껍지만, 형체가 없고, 속마음이 시커멓지만 색채가 없을 것"이라고 풍자했다.

이 정도 실력으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윤석열의 뻔뻔함을 보면 마치 아버지 후광을 믿고 대통령이 돼 최순실 따라하기를 하다 망신을 당한 박근혜의 모습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윤석열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해박한 질문에 멋쩍은 웃음으로 넘기려다 궁지에 몰리자 끝내 "글쎄요"라며 "가르쳐 주십시오"라고 얼버무리기도 했다. 기억력만 믿고 급하게 참모가 가르쳐 준 단편적인 지식을 외우다 보니 앞뒤 말이 맞지 않아 횡설수설 박근혜의 유체이탈화법을 재현하기도 했다.

 

<이재명후보의 공공성과 윤석열후보의 시장주의>

윤석열의 ‘횡설수설’, ‘유체이탈화법’은 달변(達辯)과 경험으로 무장(?)한 이재명후보를 상대적으로 돋보이도록 만든 토론이었다.

이재명후보의 경제관은 한마디로 공공성(公共性)으로 표현된다면 윤석열후보가 주워듣고 배운 횡설수설 시장논리는 ‘경쟁과 효율’의 ‘작은 정부’다. 두 후보의 주장을 정리하면 복지(福祉)와 상품(商品), 큰정부와 작은 정부의 차이라고 할까? 윤석열후보가 급조해 듣고 배운 시장논리로 서민살리기를 꿰맞추다 보니 국민지원금 인상으로 지지를 얻으려는 속내가 드러나기도 했다.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국민지원금으로 경제를 살릴 수 있는가? 자본주의가 작은 정부, 시장실패로 위기에 처하자 경제를 살리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복지요, 큰정부다. 빨갱이 프레임이 통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위기에 몰린 자본주의는 정부실패를 공격하며 신자유주의로 기사회생했다.

그런데 윤석열후보는 IMF로 검증이 끝난 경쟁지상주의, 시장논리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주장을 하다 보니 “가르쳐주십시오”라는 궤변으로 항복선언을 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으로 경제를 살린다?>

정의당의 심상정후보는 왜 노회찬의 사민주의를 당당하게 주장하지 못할까? 소상공인, 장애인 여성의 대변자로 자처하면서 색깔논쟁에 휘말리는 게 두려워서일까?

정의당의 강령에는 ‘사회민주주의 성과를 창조적으로 발전시킨다’고 했지만, 정의당은 그런 노력은 그 어디에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이재명후보의 경제살리기 정신에서 정의당이 덮고 지나가는 공공성과 복지가 정의당을 앞서가고 있다.

사진 출처 : 경향신문
사진 출처 : 경향신문

윤석열후보의 시장의 자유는 힘의 우위에 있는 자에 의해 지배가 이루어지는 약육강식 논리다. 공공을 색깔로 덮으려는 시장주의는 노동과 자본의 대립이요, 시합 전에 승패가 결정 날 수밖에 없는 승자독식주의다.

공공성이나 복지를 기득권세력이나 자본이 악마라는 가면을 덮어씌웠지만, 사회주의는 이익과 경쟁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와 달리 복지와 평등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경제는 물론 교육을 비롯한 의료와 철도 등 국가 기간사업은 공공성이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인간이 굶주리지 않도록 적당한 일자리와 먹거리를 국가가 분배하자는 것이 왜 색깔 프레임으로 덮혀야 하는가? 사회주의는 이익과 경쟁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와 달리 권리와 평등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유럽국가들의 사민주의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혁명 등으로 급격하게 무너뜨리지 않고 점진적으로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회정의를 추구하며, 간접 민주제를 위한 정책과 소득 재분배 정책, 그리고 사회 전반의 이익과 복지 정책을 포함하는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이념이며 개량적 사회주의 이념이다.

“자본주의 역사는 자본에 대한 규제의 역사다. 그런데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거꾸로 갔다. 시장의 강자에 대한 규제가 크게 후퇴하면서 사회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정치의 한 축을 강력한 사민주의 지향을 갖는 정당이 차지할 때다” 고 노회찬의원의 말이다.

철지난 시장만능주의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윤석열후보의 경제살리기는 경제살리기가 아니라 자본 살리기다. 경맹(經盲) 대통령을 좋아할 세력은 대통령을 휘어잡고 자본의 천국을 만들겠다는 기득권세력 아닌가. 이번 대선이 선거가 끝나기 바쁘게 ‘손꾸락 콱 잘라뿌고’ 싶은 이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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