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152] 난장판인 정치권을 갈아엎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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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152] 난장판인 정치권을 갈아엎자
  • 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21.11.1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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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연구소] 민주당과 국힘당 대선 후보가 결정됐다. 하지만 국민으로선 투표할 후보를 고르는 게 쉽지 않다. 후보들이 다 거기서 거기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11월 8일 뉴스1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후보가 32%, 이재명 후보가 3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른 여론조사를 보면 어느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앞섰다가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앞선다. 특별한 경향성이 없고 조사마다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냐는 질문에는 국민 중 48%가 정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국민이 좀 더 선호하는 후보가 있으면 꾸준히 지지율이 상승하는 일관된 흐름을 보이기 마련이다. 그런 일관된 흐름이 없다는 건 국민 눈에 특별히 우월한 후보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 다시 말하면, 국민이 보기엔 그 사람이 그 사람처럼 보이고 누가 낫고 안 낫고를 판단할 수 없을 만큼 정치판 자체가 아수라장이라는 것이다.
  
  

1.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개싸움질이 가관이다  

1) 고발사주 사건

고발사주 사건은 2020년 4월, 총선을 며칠 앞두고 윤석열 검찰이 국힘당 김웅 의원에게 민주개혁 인사를 고발해달라고 사주한 사건이다. 검찰이 직접 고발장을 작성해 전달해주었다는 의혹이 있다. 국힘당은 물타기를 하기 위해 박지원 국정원장을 걸고넘어졌다. 사건을 제보한 조성은 씨가 제보 직전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났다면서, 박지원 국정원장이 정치개입을 했다고 주장했다.

국힘당의 주장은 박지원 국정원장이 자기랑 관련 없다고 부인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박지원 국정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국힘당을 도발했다. 자신이 윤석열 후보 측근의 비리 자료를 가지고 있다면서 “잠자는 호랑이가 정치에 개입 안 하겠다는데 왜 꼬리를 콱콱 밟느냐”, “그러면 화나서 일어나서 확 물어버린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자 국힘당이 협박하냐며 발끈했다. 그때부터 고발사주 공방은 감정 섞인 난타전으로 번져 정치판이 아수라장으로 됐다. 개싸움도 이런 개싸움이 없었다.
 

2) 대장동 사건

국힘당과 적폐언론은 이재명 후보 헐뜯기에 혈안이 된 나머지 적반하장에 이중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대장동 개발은 100% 민간개발이 되어 민간사업자가 개발이익을 독차지할 뻔한 것을 이재명 후보가 나서서 공공이익을 챙긴 긍정적인 행정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힘당은 대장동 개발을 ‘이재명 게이트’라고 공격했다. 그런데 현재까지 조사 결과 뇌물성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온 건 국힘당 곽상도 의원 측이다. ‘이재명 게이트’가 아니라 ‘국힘당 게이트’였던 것이다. 국힘당이 비리 의혹을 제기해놓고 자기 자신이 걸려들어 가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다.

또한 국힘당과 적폐언론은 이재명 후보에게 왜 개발이익을 모두 환수하지 않았냐고 따졌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공공개발 이익을 100% 환수하자며 대장동 방지법을 발의해 대응했다. 그랬더니 국힘당과 적폐언론은 돌연 태도를 바꿔 대장동 방지법이 민간개발을 위축시킨다고 반발했다. 국힘당과 적폐언론이 한 주장은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고 진정성은 없었던 것이다. 참 한심스러운 작태다.

여기에 민주당 내에서 있던 내부 총질도 대장동 논란을 키우는 데 한몫을 했다. 당시 대선 후보 경선을 하던 이낙연 캠프 측은 대장동 논란을 ‘이재명 게이트’라고 부르거나 결정적인 제보가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구속될 수도 있다거나 결국 특검을 해야 할 것이라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국힘당이 제기하는 것으로 그쳤으면 국민도 대장동 논란을 단순 정쟁거리로 여겼을 수도 있다. 그런데 민주당 내부에서 이낙연 캠프가 대장동 논란에 동참하면서 국민 속에 의혹을 더욱 키웠다.

이재명 후보의 행동도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이재명 후보는 9월 28일 “제가 사실 공약으로 개발이익 국민환수제를 하고 싶었는데 왜 못 했냐면, 분명히 조선일보가 ‘시장개입이다. 민간의 자유 침해다. 여기가 사회주의국가냐?’ 공격할 것 같아서 안 했다”라고 고백했다. 이재명 후보가 스스로 인정했듯 이것은 비겁한 행동이었다. 여기서 이재명 후보의 한계가 드러난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처음부터 개발이익 환수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면 사회주의적이라며 색깔론 공격을 받을 순 있겠지만 지금처럼 비리 연루 의혹을 받아 고초를 겪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태가 터지지 않았으면 개발이익 환수제를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밝혀졌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논란으로 표를 잃게 생기자 그제야 표를 얻기 위해 개발이익 환수제를 꺼냈다. 이런 식이면 대통령이 되어서도 유불리에 따라 즉흥적으로 정책을 내걸고 또 철회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벌써 이재명 후보가 태도를 바꾸는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이재명 후보는 기본소득을 주된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 기본소득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 관련해서 이재명 후보는 10월 31일 보도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경선 후보일 때의 주장과 정책, 당의 공식 후보일 때의 주장과 정책, 대통령의 주장과 정책은 다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가 위치에 따라 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 건 이번 한 번만이 아니다.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기본소득을 내세워 후보로 선출되어 놓고선 막상 후보로 선출되자 정책을 뒤집는 건 사기와 다름없다. 이재명 후보 측 주장은 당과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그런 식이면 대통령이 되어서도 국힘당과 조율해야 한다면서 정책을 뒤집을 수 있다.

그리고 민주당에 맡겨놓으면 기본소득이 실현될 수 있겠는가? 민주당이 스스로 기본소득을 할 생각이 있었으면 이재명 후보가 나서지 않아도 이미 추진했을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밀어붙이고 국민의 지지를 확보해야 기본소득을 실현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의 태도는 진보적인 정책을 내세워 진보 표를 얻어놓고 그걸 무산시켜서 보수적인 사람의 표도 얻으려고 하는 구태정치 행태와 다르지 않다. 이런 식이면 국민이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 나중에 대통령이 되어도 ‘상황이 달라졌다’라거나 ‘조금만 기다려 달라’라며 약속을 어길 게 뻔하다. 국민은 이미 기본소득을 이재명 후보의 대표 정책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상황이 다르다고 포기해버리면 국민은 기만당했다고 느낄 것이다.
  

3) 부동산 폭등

부동산 폭등은 명백히 문재인 정부의 실책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을 잡겠다면서 다주택자에게 엄청난 세금혜택을 주는 임대주택 활성화 정책을 썼다. 이는 투기를 부추기는 부동산 폭등 정책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불만이 터져 나오자 자신의 잘못은 모르쇠하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만 책임을 떠넘겨 국민의 실망을 자아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가장 아픈 곳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저 쇼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가장 문제가 된 임대 사업자에 대한 특혜를 아직도 폐지하지 않고 있다. 이런데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게 부동산 문제 해결 의지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국힘당이 부동산 문제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건 황당한 일이다. 국힘당은 토건세력과 한통속이고 부동산적폐 그 자체다. 그런 국힘당이 부동산을 빌미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건 웃기지도 않은 짓이다. 올해 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자마자 서울시 집값이 1~2억 원씩 껑충 뛰었고 오세훈 시장은 재건축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폈다.

오세훈 시장은 재건축 활성화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고 우겼지만 재건축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건 상식이다. 심교연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9월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재건축하면… 단기적으로는 집값을 상승시키는 힘이 작용할 거예요. 재건축이 계획대로 안 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집값이 더 오르는 현상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결국 부동산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는 세력은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문제로도 민주당이나 국힘당이나 그저 서로 공격하고 물고 물리고 있는 꼴이다.
  

4) 경선 과정

민주당과 국힘당 모두 경선 과정도 난장판이었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끼리 서로 공격하는 건 어느 정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엔 민주당과 국힘당 모두 경쟁 후보가 완주하지 못할 거라느니,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고까지 하는 등 공격 수위가 상당히 높았다. 심지어 경선 이후에도 패배한 후보들이 불복 움직임을 보이거나 승리한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탈락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차라리 다른 당 후보를 찍겠다고 하고 있다. 완전히 개판이다.

특히 국힘당이 온갖 비리에 연루된 윤석열을 후보로 선출한 것 자체가 희극이다. 윤석열 검찰이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을 피의자로 전환했을 때, 국힘당은 범죄 피의자를 장관으로 둘 수 없다며 삭발 쇼까지 했다.

그런데 국힘당 대선 후보인 윤석열은 본인 5건, 배우자 김건희 2건, 장모 3건, 도합 10건의 범죄가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이다. 윤석열 후보는 ▲고발사주 ▲판사사찰 ▲윤우진 사건 수사 무마 의혹 ▲한명숙 모해위증 교사 수사 방해 의혹 ▲옵티머스 부실 수사 의혹으로, 배우자 김건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코바나컨텐츠 대가성 협찬 의혹으로, 장모 최은순은 ▲요양병원 부정수급 의혹 ▲은행잔고증명 위조 의혹 ▲경기도 양주 추모공원 사업 의혹으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다.

피의자는 공직을 맡으면 안 된다고 한 국힘당의 주장에 일말의 진정성이 있었다면 차마 윤석열을 대선 후보로 선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힘당에 신념과 상식이란 없고 오로지 상대방을 물어뜯기 위한 정치 공격만 있다.
  

5) 소결

지금 정치권엔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서로를 물어뜯는 공격만이 있다. 완전히 난장판이고 정상인 게 하나도 없다. 국민은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인데 누구 하나 국민을 위하는 사람은 없고 집권욕에 빠져 정쟁을 일삼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13조 원 규모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추진하자 윤석열 후보는 “국가 재정을 정치자금으로 쓰려는 시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그래놓고 윤석열 후보는 11월 3일 “(코로나19로 인한) 실손을 합당하게 배상해 힘든 자영업자 남대문 시장 상인 여러분께 도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며 50조 원을 지원금으로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13조 원은 안 된다면서 자기는 50조 원을 쓰겠다는 건 대체 무슨 경우인가.

이게 끝이 아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후보의 50조 원 투입 주장을 듣고 “전폭 찬성한다”라며 내년 정부 예산에 반영하자고 주장했다. 내년에 그 돈을 지급하려면 지금 예산을 편성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러자 김기현 국힘당 원내대표는 “지금 당장 올해 예산 추계에 그걸 다 반영하긴 어려워 보인다”라면서 발뺌했다. 국힘당 대선 후보 공약인데도 국힘당이 예산 편성을 거부하면 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추가로 요소수 사태를 보자. 중국은 10월 11일부터 요소 수출 중단을 시사했다. 그래서 국내 업계는 10월 중순부터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였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해 가격이 폭등했고 업계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해 했다.

그런데 그때 정부는 손 놓고 대응하지 않다가 11월 5일 여론화가 되자 뒤늦게 대응팀을 만들었다. 11월 10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이토록 파급력이 클지는 몰랐다”라고 실토했다. 아마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라 여론화가 되지 않았더라면 정부가 끝까지 손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진정으로 경제와 민생을 챙기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집권욕에 사로잡혀 정쟁에 몰두하고 표가 되는 일만 보여주기식으로 한다.
  

2. 기성 정치권은 국민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정치권 개싸움을 적폐언론 때문이라고 여긴다. 적폐언론이 이재명 후보와 정부여당에 대해서만 작은 문제를 부풀리고 없는 문제는 만들어 내서라도 물어뜯기 때문에 개싸움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도 11월 12일 부산을 찾아 언론 문제를 꼬집으며 “우리가 언론사가 되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언론탓만 하는 게 과연 맞을까? 애초에 국민이 요구한 가짜뉴스 처벌법을 무산시킨 건 다름 아닌 민주당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민주당이나 국힘당이나 거기서 거기인 행태를 보이며 근본적으로 다를 게 없는 게 본질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1) 국힘당과 민주당은 모두 기득권

이렇게 정치권에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는 건, 국힘당과 민주당 모두 대권욕만 있을 뿐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위민, 애민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국힘당이나 민주당 모두 기득권층이다. 국힘당 주류세력은 모두 검찰, 판사, 교수 등 기득권 출신이다. 이들은 철저히 기득권을 대변한다.

민주당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21년 6월 김기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했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임대료 인상 폭을 5% 이하로 제한한 임대차 3법이 시행되기 이틀 전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14.1%를 올려 논란 끝에 사퇴했다. 부패를 척결하는 직에 있는 사람과, 대표적인 개혁론자로 청와대에 입성한 사람마저 이러니 국민이 민주당에 어떤 기대를 할 수 있겠는가.

이재명 후보는 자신이 소년공 출신이라고 내세우지만 사실 지금은 변호사이다. 공장 노동자로서 대선후보에 선출된 게 아니다.

결국 정치권엔 기득권 세력뿐이고 국민에 밀착해 국민을 대변하는 세력이 단 하나도 없다.
  

2) 미국에 아부굴종

국힘당과 민주당이 국민을 대변하지 않고 기득권을 대변한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에 아부굴종하는 것이다. 미국에 아부굴종하는 건 기득권의 공통점이다.

국힘당이 미국에 아부굴종한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준석 국힘당 대표는 9월 22일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하겠다며 쿼드에 가입하겠다고 자진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도 11월 12일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다며 한미 동맹을 찬양하고 중국과 마찰을 겪고 있는 사드배치나 한미일 공조를 “우리 정부의 주권 사항”이라며 친미반중 노선에 앞장설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이재명 후보도 미국에 아부굴종하긴 마찬가지다. 이재명 후보는 11월 11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서 “아주 오랜 한미동맹 관계를 통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경제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에 이른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한미동맹을 예찬했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도와준 게 무엇이 있는가.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사회적 어머니’라고 한 광주 5.18항쟁만 보아도 미국이 5.18학살을 승인했으며 심지어 전두환을 지원해 한국 국민을 진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학가에선 5.18항쟁을 계기로 미국의 실체를 바로 보자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었다. 82학번인 이재명 후보가 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이나 1985년 서울 미문화원 점거 농성, 미 상공회의소 점거 농성 사건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한편 이재명 후보가 오소프 의원에게 “결국에 마지막에 분단도 역시 일본이 분할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할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는 게 알려져 진보층의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이 발언을 한 건 미국에 책임을 물으며 남북관계에 간섭하지 말라거나 한미 간 불평등한 관계를 해소하자고 주장했던 게 아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 이야기는 상원의원께서 이런 문제에까지 관심을 갖고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전해 들었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호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꺼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11월 4일엔 뉴욕타임스 편집국장과 아시아 지국장 등 임원진 11명이 이재명 후보를 비공개로 만났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만남은 “인터뷰가 아닌 접견”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이재명 후보에게 경제관과 기본소득의 개념, 북미관계 관점을 물어봤다고 한다.

차라리 인터뷰를 했으면 모를까 인터뷰도 아닌데 언론사 임원진들이 대거 방한해 대선 후보 한 명을 콕 집어 비공개로 만나고 가는 건 이상한 일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미국의 CIA가 이재명 후보를 검증하는 면접을 본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세상에 어느 나라가 이런 행동을 하는가. 일본의 외무성 차관보급 인사가 한국 대선 후보를 각각 만나 면접을 본다거나, 중국의 관영언론 환구시보 임원진이 비공개로 한국 대선 후보를 검증하진 않는다. 이런 일을 하는 건 오직 미국뿐이다.

미국은 마치 자신이 상전이고 한국의 대선 후보는 마땅히 미국의 승인을 얻기라도 해야 한다는 듯 온갖 사람을 보내 대선 후보를 사상검증 하듯 캐물으며 면접을 본다. 외교 결례라고 반발해도 모자랄 판에 이재명 후보는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에 대한 미국 정가의 관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성은이라도 입은 듯 자랑한다. 사대의식에 절어 간도 쓸개도 없는 태도다.

10월 29일에는 이재명 후보가 11월에 미국을 방문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민주당은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재명 측 관계자가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미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즈음에 이재명 후보 측은 김한정 민주당 의원과 최지은 전 대변인을 미국으로 보내 미 외교안보정책 담당자와 싱크탱크 관계자에게 이재명 후보의 ‘대미관’을 공유했다고 한다. 이재명 후보가 친미인사라는 걸 피력한 것이다.

반면 미국에 대해서 당당히 해야 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미국은 한국에 무기를 강매한다. 한국은 2009년에서 2018년까지 8조 원 가량의 미국산 무기를 샀다. 문재인 정부가 새로 구매한 미국 무기 규모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한국의 첨단무기 구매를 한반도 군사 긴장 고조 원인으로 꼽으며 규탄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의 무기 강매는 혈세를 낭비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켜 문제가 많은 데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미국의 무기 강매를 거부해야 한다며 문제 삼는 정치인이 없다.

그리고 최근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공급망 자료를 제출하라고 강요했다. 기업 기밀자료를 이렇게 대놓고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건 전 세계에서 선례가 없는 강도 같은 행위다.

송기호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는 11월 4일 YTN 인터뷰에서 “원료라든지 설비 현황이 어떻게 돼 있고 또 지난 6개월간의 수주 출하 비율, 또 심지어 일일 재고량. 또 주요 제품별 최대 3대 고객사 명단. 그리고 그 고객사에게 얼마가 수출되는지 이런 부분까지를 다 공개 요구하라고 하고 있다”라며 “미국은 지금 어떤 합리적인 근거, 국제법적인 틀 내에서 움직이고 있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미국의 자료 제출 요구는 그 어떤 법적 근거도 없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해관계 때문에 미국 정부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 정부가 나서서 우리 기업을 보호하고 국익을 지켜줘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뒷짐 지고 구경만 했다. 정당이며 대선후보들까지, 그 누구도 나서주지 않았다. 결국 기업들은 미국의 약탈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3) 민주노총 적대시

기득권층의 또 다른 공통점은 민주노총을 적대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총은 적대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표로만 봐도 민주노총 조합원이 100만 명을 넘으니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을과 병으로 이뤄진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의 집합체다.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파견노동자 고 김용균 씨나 올해 현장실습 중 사망한 특성화고 학생 같은 노동자들 곁에서 그들을 대변하는 게 바로 민주노총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정치권이라면 민주노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마땅하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힘당은 너나없이 민주노총을 적으로 여기고 말살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홍준표는 9월 1일 “떼만 쓰는 강성노조는 수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도 11월 10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민주노총이든, 이재명의 가족이든 불법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기득권에 가깝다”라고 말하고 “안온한 환경을 노리고 있는 일부 강성노조”라고 말했다. 이 ‘강성노조’ 프레임은 적폐세력의 논리를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집회 시위에서 민주노총만 차별하고 억압한다.

민주노총은 10월 20일 총파업 집회를,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11월 13일엔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10월 20일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라며 민주노총 집회를 불허했다.

그런데 서울 시내에서 집회를 하는 건 민주노총만이 아니다. 11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동안 서울에서만 총 232건의 집회 시위가 열렸고 참석 인원은 2만여 명에 달했다. 전광훈과 김문수가 있는 극우단체 국민혁명당은 11월 6일 동화면세점 앞에서 499명 집회를 신고했고 박근혜전대통령석방운동본부도 같은 날 시청역 인근에서 499명 집회를 신고했다.

그런데 유독 민주노총만 집회가 불허된다. 민주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한 11월 13일 보수단체는 광화문에서 집회한 후 청와대로 행진하겠다고 신고해 허가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는 마치 민주노총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한다. 김부겸 총리는 11월 10일 “사실상 방역수칙을 무력화한 쪼개기 불법집회”라며 “어렵게 시작한 일상회복의 기회를 지켜내기 위해서” 집회를 불허한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5일에 민주노총이 집회를 했을 땐 방역법 위반 혐의로 민주노총 위원장을 구속하기까지 했다.

민주노총은 8.15집회 후 자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독려했다. 그 결과 8.15일 민주노총 집회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민주노총 위원장까지 부당하게 구속해놓고 최근에도 또다시 민주노총이 코로나19를 대규모 확산시킨다는 듯 여론을 호도하는 가짜뉴스를 퍼트렸다.
  

4) 민족통일 문제

통일문제, 민족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세력과 인물이 단 하나도 없다.

윤석열 후보는 11월 12일 “주종 관계로 전락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라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 공조를 주도하겠다”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후보는 종전선언에 반대한다고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9월 23일 “종전선언이 대화의 입구라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대화의 최종 출구이다”라고 말했다. 11월 11일엔 오소프 미 상원의원이 10년에서 15년 후의 한반도 미래를 묻자 이재명 후보가 “당연히 비핵화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남북관계의 ‘최종 출구’, 즉 궁극적인 목표를 통일이 아니라 북한 비핵화로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이재명 후보는 10월 10일 “북한의 그릇된 관행과 태도에 대해서는 변화를 요구하겠다”라고도 말했다. 마치 한국 정부가 북한에 할 말을 못 했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듯한 주장이다

이재명 후보는 2020년 “상대를 자극하는 한미연합훈련이 아니라 신뢰를 키우는 남북협력훈련이 필요”하다며 문재인 정부에 한미연합훈련 취소를 요청했다. 그런데 올 8월에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의원 74명이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자고 성명을 발표하자 이재명 후보는 “정부의 판단과 결정을 믿고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반대했다. 전시작전권도 전환해야 하고 미국 입장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2020년에는 전시작전권 환수를 추진하지 않았고 미국의 입장을 고려할 필요가 없었는데 2021년엔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다는 말인가? 작년과 올해가 무엇이 달라졌기에 입장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것인가?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로서 2018년 11월 북한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함께 교류사업을 한 적이 있다. 그때 이재명 후보는 “남과 북, 나아가 아시아태평양이 함께 열어가는 평화와 번영을 경기도가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라고 공언하며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훈훈한 분위기에서 만찬을 나누기도 했다.

그랬던 이재명 후보가 올해 11월 5일 대구에서 학생을 만나 “북한은 특이한 존재다. 친한 친구도 아니고 버리려고 해도 버려지지도 않는다. 꼭 코로나 같다. 안 떼어진다”라며 “현실 속에서 상대를 싹 쓸어 절멸시킬 수 있다면 모르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

이긴 전쟁보다 비싼 평화가 낫다”라고 말했다. 만약 절멸시킬 수 있다면 북한을 싹 쓸어버리겠다는 것인가. 정말 엄청나고 끔찍한 말이다. 앞에서는 동포라고 웃는 낯으로 대해놓고 뒤에선 절멸의 대상이라며 핏대를 높이는 이중성에서 민족의식과 민족애를 찾아보기란 힘들다.

문재인 정부도 비슷하다.

북한은 10월 4일 남북통신선을 복원 조치했다. “경색되어 있는 현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통신선이 연결된 날 “정부는 남북통신연락선이 연결됨으로써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라고 평가했다.

상식적으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 조치를 하나 했으면 한국 정부도 호응하는 조치를 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의 선순환 고리를 이어가는 게 순리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마치 자기가 잘해서 통신선이 복원된 듯 말하며 그 어떤 남북관계 개선 조치도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면서도 이를 위해서 한 게 아무것도 없다.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인 5.24조치마저 해제하지 않고 지속했다. 4.27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은 이행하기를 아예 포기한 듯 이제는 언급도 하지 않는다.

올해 6월 15일에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를 포함해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정의당, 무소속 등 국회의원 180명이 정부에 남북공동선언 국회 비준안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제출만 하면 6월 내에 처리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그런데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직접 서명한 문재인 대통령은 묵묵부답이다. 이래놓고도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을 추진한다면서 교황 만남 같은 보여주기식 행태만 하고 있다.

문제는 민주당에도 있다. 국회엔 국민 10만 명이 동의하면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는 입법청원 제도가 있다. 국민은 지난 5월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10만 명 이상의 동의로 입법청원했다. 국회는 입법청원된 법안을 최대 150일 이내에 심사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국힘당과 협의해 국가보안법 폐지안 심사 기간을 3년 연장해버렸다. 이는 사실상 국가보안법 폐지를 거부한 행위다.

이런 이중적인 행태는 문재인 정부엔 남북합의를 이행하고 통일을 앞당기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고 남북정상회담도, 남북공동선언도 단지 지지율을 높이는 술책에 불과했다는 걸 입증한다.
  

3. 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들은 국힘당과 민주당이 너나 할 것 없이 오로지 기득권층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득권 세력에겐 오로지 돈과 권력, 향응을 즐기려는 욕망이 가득하다. 민족과 민중은 안중에 없고 권력을 국민에게 헌신 봉사하기 위해 써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 그들에게 국민은 협박하고 속이고 기만해서 표를 얻으면 그만인, 지배의 대상, 권력 유지 수단일 뿐이다. 그래서 자기가 한 말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권력 투쟁에만 몰두하며 미국에 아부굴종하고 민족을 적대한다.

정치권에만 맡겨놓으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 결국 국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 국민이 나서서 지금의 정치판 전체를 갈아엎어야 한다.

첫째로 한국의 일거수일투족을 승인하려 들며 한국을 노골적으로 지배하는 미국과 혐한을 대놓고 정책으로 삼는 일본을 철저히 배격해야 한다.

둘째로 한국 사회의 사회대개혁을 전면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그래서 국민이 주인이 되도록 자주와 민주를 실현해야 한다.

셋째로 국힘당, 정치검찰 그리고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적폐언론, 이 보수적폐세력을 완전히 척결하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난장판 정치권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언제까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민주당에 기대를 걸었다가 또 배신당하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가. 

어떤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개혁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도 다 큰 그림이 있을 것이니 믿고 힘을 실어주면 다 알아서 할 거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개혁은 그런 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기득권 정치판을 뒤집고 국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건설하려면 오직 국민이 자신의 힘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 모든 국민이 정치적 자각을 높여서 하나로 나서서 대투쟁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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