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이준석과 윤석열의 자존심 싸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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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이준석과 윤석열의 자존심 싸움, 점입가경!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1.08.08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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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감히 네가 날 조종해?" 이 "말싸움해서 지고는 못 살아!"

[서울의소리] 이준석과 윤석열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주지하다시피 윤석열의 입당을 거의 강요하다시피한 사람이 이준석이다. 이준석은 윤석열의 입당과 무관하게 8월에 경선 버스를 출발시키겠다며 으름장을 놓은바 있다.

당 밖에서 중도층을 흡수해 11월경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려던 윤석열은 내심 기분 나빠 하면서도 결국 국당에 전격 입당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날 이준석은 지방 출장을 갔고, 김기현 원내 대표는 휴가를 가고 없었다.  

윤석열 측에서는 이준석이 지방에 간 지 몰랐다고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변명에 불과하고, 두 사람 사이엔 우리가 모르는 갈등이 내재되어 있었다. 이른바 자존심 대결이다.  

여기에서 거론되는 것이 당 대표와 대선 후보의 위상과 역할인데, 두 사람은 서로 자기가 주인공이라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30대 중반에 당 대표가 된 이준석은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자신에게 비쳐줄 것을 바라고, 야권 지지율 1위인 윤석열로서는 이준석이 그저 ‘애송이’로 보인 것이다. 감히 네가 날 조종해? 뭐 이런 식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준석은 어디 가서 말싸움해서 지고는 못 살 사람으로 10년 동안 무관의 제왕으로 있으면서 여러 방송에 출연해 이것 저것 주워 담다 보니 말은 매우 잘 한다.

그런 이준석에게 윤석열이 자존심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역대 대선 중 유력한 대선 후보가 당 대표가 없는 사이에 입당한 사례는 없었다. 성대하게 입당 잔치를 해도 모자랄 판에 서로 티격태격 싸우고 있으니 보는 사람들은 민망할 것이다.

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것은 이준석의 속마음이다. 이준석은 늘 오세훈 예를 들며 자당 후보를 키우는 자강론을 내세웠다. 그런데 윤석열이 입당하면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윤석열에게 쏟아져 자신은 미미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이것을 간파한 이준석이 이른바 윤석열을 길들이고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봉사활동, 대선 후보 연석회의를 주제했지만 윤석열은 보란 듯이 두 번이나 불참했다. 그때부터 두 사람의 감정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평생 범죄자에게 호통이나 치고 압수수색을 지시하고 언론사 회장이나 만나며 자신이 최고인 줄 알았던 윤석열로선 30대 당 대표인 이준석이 가소로웠을 것이다. 자신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해준 대통령까지 배신하고 청와대까지 압수수색을 했던 윤석열이 ‘애송이’ 이준석에게 끌려다니는 꼴은 죽어도 보일 수 없었던 것이다.

애초에 11월경에 입당할 생각을 하려 했던 윤석열이 조기 입당한 것은 잦은 실언과 태도 논란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폭락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마침 캠프에 참여한 장재원, 신지호 등이 조기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이 조기 입당을 선택한 이유는 이준석의 압박도 작용했겠지만 그것보다 자신이 추구했던 중도층 흡수가 거의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윤석열은 애초에 국당 지지자 35%, 중도층 지지자 35% 해서 총 70%를 득표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몇몇 극우 유튜버들이 따라다니며 환호하자 그걸 중도층의 지지로 착각한 윤석열은 정작 지지율이 내려가고 특히 중도층 이탈이 심해지자 긴장한 것 같다.

하지만 윤석열에게 뭔가를 기대했던 중도층이 돌아선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다. 윤석열이 대선 출정식 때부터 죽창가 운운하며 일본편을 든 것부터 패착이었다.

거기에다 연이어 터져나온 거의 망언에 가까운 실언들은 그나마 남아 있는 중도층과 합리적 보수층까지 흔들리게 했다. 120시간, 대구 민란, 탄소 중심 마스크, 패미니즘 공격, 이한열 보고 부마항쟁, 부정식품, 후쿠시마 원전 발언 등으로 지지율이 폭락했다.

급기야 윤석열 캠프에서 실언을 방지하기 위한 레드팀을 구성한다지만 윤석열의 실언은 여기서 멈출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아직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도 안 됐기 때문이다.

국당 경선이 시작되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등이 윤석열을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홍준표의 무대포 공격, 유승민의 구체적 숫자 공격, 원희룡의 달변 공격에 윤석열이 어떻게 견뎌낼지 궁금하다.

거기에다 본인, 장모, 처의 수십 가지 비리 의혹에 대해 수사가 시작되고 증거가 하나라도 드러나면 윤석열은 아마 지옥에 온 느낌이 들 것이다. 경쟁 후보들이 우군이 아니라 모두 적으로 변할 테니 말이다.

당 대표라도 윤석열에게 긍정적이면 어떻게 화합이라도 하려 노력하겠지만, 이준석의 성향으로 봐 아마 강 건너 불구경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윤석열이 무너지면 오세훈 차출론이 나올 거라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렇다면 오세훈이 대타로 나서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더 크게 무너진다. 왜냐하면 윤석열을 지지하던 세력이 투표를 포기하거나 아예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덕에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이 서울주택공사 사장으로 부동산 4채를 보유한 김현아를 지명했다가 보수 측으로부터도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상태에서 오세훈이 서울시를 버리고 대선에 출마하면 서울 민심이 완전히 뒤집어져 국당은 수도권에서 참패하게 되어 있다. 경기, 인천은 원래 민주당이 강한데, 서울까지 넘어가면 천하의 제갈량이 와도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재미있는 것은 윤석열이 충청 대망론을 띄우며 기대했던 충정도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호남은 윤석열이 국당에 입당하자 지지율이 4%로 급락했다(갤럽 여론조사 참조).

이래저래 윤석열은 국당 지도부와의 갈등, 본인의 무지, 가족들의 비리 의혹으로 수구들에게 이용만 당하고 토사구팽될 것이다. 박근혜가 말을 잘 듣지 않자 최순실을 꺼내 탄핵하게 한 세력도 바로 조중동 수구 세력들이다. 윤석열따윈 며칠 간 보도하면 그대로 끝나버린다.  

박근혜를 수사해 구속시키고 탄핵하게 한 윤석열이 그 당에 들어가 대선 후보가 된다는 사실 자체가 넌센스다. 대구에 가서 박근혜 사면을 거론한 윤석열이 불쌍해 보이기도 했다.

덩치만 컸지 가장 비열하고 잔꾀가 많으며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 사람이 바로 윤석열이다. 우리 장모는 남에게 십원짜리 한 장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했다가 며칠 후 재판에서 국가 돈 23억을 가로챈 것이 드러나 법정 구속이 되었지만 사과 한 번 안 한 윤석열이 아닌가.

검사들이 룸살롱 접대를 받은 게 드러나면 사과하겠다던 윤석열은 지금도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 그래놓고 어디 가서 공정과 상식을 말할 수 있을까? 국민들을 개,돼지로 보지 않은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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