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을 파헤친다] 1. 세대교체를 포장한 ‘수구의 대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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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을 파헤친다] 1. 세대교체를 포장한 ‘수구의 대물림’
  • 박한균 자주시보 기자
  • 승인 2021.07.1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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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연구소] 이준석이 지난 6월 11일 국힘당 전당대회에서 4명의 중진 의원을 제치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선 직후 국힘당과 언론은 ‘36세’, ‘0선’ 등 이준석을 띄우며 전당대회 결과는 민심의 반영이라고 선전하기에 바빴다.

하지만 ‘이준석 당선’의 본질은 국힘당의 전당대회 결과가 전반 민심의 반영이 아니라 궤멸 위기에 놓인 보수들의 몸부림이라는 것이다.

국힘당은 내년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집권을 위한 ‘비리의혹당’, ‘낡은 불통당’ 등 기존의 이미지 전환이 필요했다.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국민에게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서는 이른바 ‘혁신’을 언급하고 광주를 방문해 ‘무릎쇼’·‘사과쇼’를 펼치며 이미지 탈피를 위해 애를 썼다.

국힘당은 이미지 탈피를 위해 애를 썼지만, ‘5.18쇼’로 오히려 국민의 시선은 싸늘했다.

더욱이 지난 4월 재보궐선거는 ‘여당인 민주당이 하는 꼴이 싫어서 민주당을 심판해야겠다’는 민심이 반영됐다. 국힘당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기에 선거에선 이겼지만, 몹시 불안했다.

국힘당은 박근혜에 부역한 나경원·주호영 등의 인물이 당 대표로 되면 ‘도로 자유한국당’이란 비판을 들을 것이며, 민심 잡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하기에 국힘당은 나경원·주호영보다 젊고 상대적으로 정치 때가 덜 묻어 보이는 인물로 이준석을 낙점했다. 결국 이 대표가 선출된 것은 국힘당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전당대회 결과로만 보면 국힘당의 시도는 성공한 듯하다. 하지만 이는 착시효과일 뿐이다.

사실상 국힘당의 시도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젊은 이미지’를 강조했던 이 대표에게 곧바로 비리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0년 당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면서 지원 자격이 되지 않는데도 정부 사업 장학금(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1기 선발 과정)을 부당 수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21일 병역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이와 관련해 신승목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 대표는 “이준석은 일반인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온갖 특혜를 받고 꼼수를 동원해 왔으면서도 국민을 상대로 ‘공정’을 외쳐왔다. 또한 타인에게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적용해 왔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더욱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여동생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이 대표의 여동생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인 고 이재선 씨를 치료하면서 알게 된 의료정보를 이 대표에게 누설해 ‘의료법상 정보누설 금지 위반 및 형법상 업무상 비밀누설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언론과 방송을 통해 정치적 목적을 갖고 2차 누설·공개한 결과 고인은 물론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 상황이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여의도 한 식당에서 대표 취임 첫 만찬 회동을 하고 코로나19 관련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대해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 강화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국힘당은 이 대표에게 “민주적 운영 운운해 놓고, 당의 철학을 뒤집는 제왕 되려나”, “(당의 입장과 다른) 독단적 결정이면 큰 문제”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선(先)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 강화, 후(後)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검토’라며 여당 대표와의 합의를 번복했다.

민주당에서는 “100분 만에 뒤집다니 국정이 장난이냐”, “아무리 약속이 헌신짝 취급받는 정치라지만 이건 아니다”, “100분 만에 말을 뒤집는 ‘100분대표’가 되려는 것인가” 등의 비판을 가했다.

‘합의 번복’으로 이 대표에게 ‘100분대표’ 딱지가 붙었고, 누리꾼마저 ‘바지대표’라 조롱해 이 대표는 리더십 논란에 빠졌다.

이로써 이 대표는 ‘세대교체쇼’를 위한 허수아비 얼굴마담임이 확인됐다.

이 대표의 정치 입문 과정도 들여다보면 전혀 새로울 게 없다.

이 대표는 2004년 대학 시절 유승민 전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한 적이 있다. 의원실 인턴 과정은 보통 정치입문의 연결고리 중 하나이다. 이 대표의 아버지와 유 전 의원이 고등학교·대학 동기임이 확인되면서, 이 대표가 채용 과정에서 ‘아빠찬스’를 썼다는 의혹이 일었다.

유 전 의원의 추천서로 미국 하버드 대학에 입학했다는 의혹 등 유 전 의원의 지원을 받았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2011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에게 ‘박근혜 키즈’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국힘당은 살아남기 위해 ‘이준석 카드’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준석 카드’로도 국힘당은 ‘비리의혹당’, ‘낡은 보수’, ‘수구 적폐’의 본질을 감추기는 어려웠다. 이 대표의 당선은 세대교체로 포장된 수구세력의 한갓 대물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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