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 제17회 사계 김장생 신인 문학상 시상식 가져
상태바
(사)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 제17회 사계 김장생 신인 문학상 시상식 가져
  • 충청메시지 조성우
  • 승인 2021.06.05 15: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상=(시부문) 김미향, (소설부문) 윤유진, (수필부문) 김남숙
특별상=(시부문) 박예은, 유쌍온, (소설부문) 배은영, 민정선, (수필부문) 김찬숙, 장유경

(사)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는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 계룡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제17회 사계 김장생 신인 문학상 시상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박용숙 회원의 사회로 최홍묵 시장을 비롯해 문인협회 회원 및 수상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문학헌장 낭독, 경과보고, 축사, 심사평, 시상 및 수상소감,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신은겸 지부장은 인사말을 통해 “예학의 종장인 사계 김장생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계룡문인협회가 김장생 문학상을 시작한지 올해가 17회가 되었다”라며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7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되어 엄정한 심사를 거쳐 오늘의 시상식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인협회는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지역과 교감하는 활동을 하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완하 교수

한남대 김완하 교수는 대상에 대한 심사평을 통해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시 30편(10명의 작품 3편씩), 소설 5편, 수필 7편을 두 분의 심사위원(김완하 교수, 정용기 시인)이 작품을 꼼꼼히 살펴서 당선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 분야에서는 「빨간소개서」 외 2편이 참신한 상상력과 독창적인 표현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당선작으로는 「하늘 천, 따 지」를 선정했다. 어찌 보면 사소하게 보고 넘길 수 있는 일상을 깊이 있는 시선으로 포착하여, 가파른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그늘을 읽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설 분야에서는 「자전거를 타다」와 「한 여름의 동백」이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은 숙고하여 「한 여름의 동백」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이 작품은 소설의 전통적인 서사구조를 벗어나 독창적인 시선으로 젊은 세대의 자의식과 막막함을 드러내고 있다.

수필은 「초록단풍」을 당선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가족 사랑의 주제가 표현의 완성도를 갖추었고 후반의 결말이 무엇보다 좋았다. 은유로 빚어낸 문장과 감성적인 문체도 매력적이었다. 앞으로 정진하면 확실히 자신을 드러낼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특별상을 심사한 박주용 계룡예총 회장은 심사평을 통해 “시는 깊은 서정이나 감성으로 독자의 가슴에 물들여야 한다. 사유의 발랄함이나 참신한 비유가 들어 있는 시, 더욱이 언어를 웅축하여 여백의 미를 보여주는 정갈함을 보여주는 시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당선작으로 <망향(忘向)>과 <길 위에서 흐르다>를 선정했다.

<망향(忘向)>은 방향을 잃고 헤매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고 <길 위에서 흐르다>는 문명의 이기로 희생된 도로 위에 주검을 그린 작품으로 산자들의 위선적 행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소설부문은 <뜨개질 왕자>와 <호반새의 모험>을 선정했다. 두 편 모두 리얼리즘보다 판타지에 바탕을 둔 동화이다. 동화는 허구이지만 독자에게 흥미를 부여할 때 문학성이 빛납니다. 인간 삶의 결핍이나 비애, 창의적 상상력, 재미 등의 요소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 섬세한 묘사와 서사는 물론 인물의 내면과 외양 묘사까지 잘 형상화해야 합니다.

수필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사건이나 사물의 본질을 작가만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그것이 함유한 의미에 작가의 철학을 불어넣어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올해 응모한 작품은 예년에 비해 작품성이 향상됐다. 특히 <노인과 바다>는 문체와 구성이 단단하고 읽고 나서도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꽃길>역시 내용의 전개가 유연하고 문체가 정갈하다. 두 수필 모두 작가의 인생관이 잘 녹아든 작품이라고 심사평을 통해 설명했다.

문인협회는 지난 4월 15일까지 신인문학상 공모를 통해 700여 편의 작품을 접수하여 대상 3명을 선정하였고 계룡시민을 대상으로 특별상 6명을 선정하여 시상했다.

왼쪽부터 윤유진, 김미향, 김남숙 작가

신인문학상 대상은 대상 (시부문) 김미향 / 하늘 천 따지, (소설부문) 윤유진 / 한 여름의 동백, (수필부문) 김남숙 / 초록단풍을 선정해 상장과 상금 각 100만원을 수여했다.

계룡시민을 대상으로 한 특별상은 (시부문) 박예은 / 망향(忘向), 유쌍온 /길 위에서 흐르다, (소설부문) 배은영 / 뜨개질 왕자, 민정선 / 호반새의 모험, (수필부문) 김찬숙 / 노인과 바다, 장유경 / 꽃길 등 작품을 선정하여 상장과 상금 각 50만원씩 수여했다.

이번 사계 김장생 문학상을 수상한 9개 작품은 동인지 제28호 ‘계룡문학’에 수록될 예정이다.

최홍묵 계룡시장은 축사를 통해 “먼저 제17회 사계 김장생 신인 문학상 시상식에서 영광의 수상자가 되신 수상자 여러분께 축하를 드린다.”면서 “김장생 신인 문학상은 조선 중기 예학을 선도하셨던 사계 김장생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하고자 시작된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문학활동”이라고 치하했다.

이어 “시민과 더불어 소통하고자 계룡시민을 위한 특별상 확대에 의미를 부여한 후 앞으로도 훌륭한 작품으로 사랑받는 사계 김장생 신인 문학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계 김장생 문학상은 계룡의 문화위상을 높이기 위해 계룡의 대표적 인물이자 조선시대 예학의 대가인 사계 김장생 선생의 학문적 업적과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한국문인협회 계룡시지부 주관으로 마련한 상이다.

하늘 천, 따 지 / 김미향

아파트 옥상 시멘트 금 간 틈은 크레바스다

한 올 한 올 틈을 얽듯 피어 있는 몇 포기 풀들

어떻게 거기에 탁란할 생각을 다 했을까

자생이란 홀로가 아니라 악착같이, 라는 뜻

핀다는 게 이렇듯 암벽을 거스르는 일일 줄

풀뿌리의 악력과 대궁의 마디를 보고야 알았다

해발 20층, 숨막히는 기압과 강풍을 견디며 한 사내가

허공에 매달려 바닥으로 동아줄을 내리고 있다

가라앉지 않으려 커다란 잎을 있는 힘껏 벌리고

바닥까지 잎맥을 뿌리로 내리는 연잎이 생각났다

상처 위에 돋은 새살과 겹겹의 굳은살이 삶의 마디 같은

절벽 채굴자

옥상이 바닥이고 크레바스 밑동이 정상이라

내려갈수록 아찔해지는 지상이 될 때마다

꽉 붙들고 있는 허공을 얼마나 수없이

턱 놓아버리고도 싶었을까

바람의 통로가 된 옥상 난간에 삶의 밧줄을 매고

유리창을 닦는 한 사내의 등골이 흡사 담쟁이의 흡반 같다

풀이나 사내가 서식지를 공유한다는 면에서는 동족인데

절벽이나 절망이나 항렬자가 같은 바닥의 동의어

어지간해서는 통증의 골조가 드러나지 않는다

학명에도 없는 옥상의 언더그라운더

발이 땅에 닿는 게 두려운 건 희망의 수사법,

바람이 불 때마다 납작해지는 등이 담쟁이를 닮은

절벽의 일부가 된 한 사내가

아뜩한 중력의 고도를 한 발짝 한 발짝 내려오고 있다

망향(忘向) / 박예은

 

하 고 싶 은 걸 해 보 고 싶 은 걸 봐

글자들이 자음 모음 분해되어 터져 나왔다

까만 활자는 더 잘게 조각나 가루가 되어

흩날려 쌓였다 어깨 위에 머리카락에

정성스러운 걸음걸이에도 울리는 경로이탈 경고음

시간을 잃은 숲속 정수리부터 온몸에

검은 가루를 잔뜩 얹고 눈만 뜨고 있는 나무

밑동은 자꾸만 녹아내려 주저앉는데

가지는 바람을 따르다 허리가 늘어나 휘었다

거기에도 어김없이 재는 내려 쌓이고

이 가루를 모아 붙여 시를 쓸까 풀을 휘저으며

가끔 들뜨기도 했지만 본드만 뒤집어쓴 채

새카만 검은 글자 조각 속 타르 입은 나무가

되어버리는 나 나무 나의 검은 숲

길 위에서 흐르다 / 유쌍온

 

처음 가는 길이었겠지

엄마 찾아가는 길이었겠지

사랑 찾아가는 길이었겠지

배고파 가는 길이었겠지

 

온몸을 관통하는 고통과 함께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너도 모르게

태어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려 했을 거야

부들거리는 다리 끝만 보였겠지

먹이를 물고 들어가는 까치집 있었겠지

 

수직으로 스미지 못하고

수평으로 흐르는 죽음

 

벌렁거리는 가슴으로 보험이 되는지 묻고

기름 바른 호들갑과 신선하게 구워낸 수다로

위로주를 주고 받겠지

마음이 아파요

 

재수 없는 서류가 술잔만큼 쌓이고

흐르던 피가 우수관을 막을 때쯤

태어난 쪽으로 혹은 떠나온 쪽으로

혹은 걸어온 쪽으로

피라미드 같은 비석 하나

세워질 수도 있겠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