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핵무기 보유와 미국의 국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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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핵무기 보유와 미국의 국익
  • 자주시보 [정설교 화백]
  • 승인 2018.01.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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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 드 골' 전 프랑스 대통령. (1890.11.22~1970.11.9)
1960년 2월 13일, 프랑스가 알제리 남서부 사하라 사막 ‘인 에케르’ 핵 실험장에서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합니다. 이로써 프랑스는 미국, 소련, 영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의 핵보유국이 되었습니다. 이 실험에 사용된 원자폭탄은 TNT 화약 70킬로톤에 이르는 양으로, 미국이 최초실험한 원자탄의 3배가 넘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죠. 미국의 압력과 유엔의 비난을 무시하고,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샤를 드골(Charles De Gaulle, 1890~1970) 프랑스 대통령은, 핵실험 성공을 보고 받은 후 “위대한 프랑스 만세! 오늘 아침 이후로 프랑스는 더욱 강하고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다!”라고 환호했습니다.

제 2차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은 거의 절대적으로 미국에게 의존했다. 국가주권과 관련이 있는 일조차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였다. 드골은 미, 소 두 나라 권력자들이 전쟁의 주요회담에서 프랑스가 무시당하는 것에 분노했다.

프랑스는 베트남과 수에즈, 알제리 전쟁에서 미국에 의존했다. 워싱턴과 밀접한 관계는 미국의 전술핵무기가 프랑스에 계속 남아 있다는 걸 의미했다. 프랑스 내에 미군기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프랑스에 대한 공격은 미국에 대한 공격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1914년 프랑스는 연합군 덕에 생존했으나 혹독한 비용이 들었다. 1940년 미국과의 동맹은 나라를 구하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프랑스는 미국과의 동맹에 다소 희망을 걸고 있었으나 자존심이 높은 드골은 미국을 믿을 수 없었다.

드골은 나토를 미국, 영국, 프랑스 3강체제로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프랑스에는 핵무기가 없다며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거절당하자 드골은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독자적인 핵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프랑스는 핵개발을 주장했다.

드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독자적인 핵전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프랑스는 더 이상 유럽의 강대국도 아니며 더구나 주권국일 수도 없으며 미국의 종속국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에 미국과 소련은 프랑스의 핵개발 포기를 종용하는 결의안을 유엔에서 통과시키지만 드골은 1960년 2월 핵무기를 개발에 성공하자 "위대한 프랑스 만세!", "오늘 이후로 프랑스는 더욱 강력하고 자랑스런 국가가 되었다!"고 외쳤다. 

핵개발에 성공한 프랑스는 미라주 핵폭격기를 구비하자 프랑스의 핵무기는 미국과 소련의 10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의 키신저는 나토와 갈등하는 프랑스를 비난했고 프랑스에서 미국은 전술적 핵무기를 철수했고 프랑스의 핵무기를 미국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드골은 미국에 대항하여 1964년 1월 27일 적대국이던 중국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소련의 모스크바를 방문했으며 미군장성이 지휘권을 행사하는 나토연합군에서 탈퇴했다. 또한 프랑스 주둔 미군을 쫓아내면서 사실상 프랑스는 독자노선을 걸었다. 

드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토는 프랑스의 독립과 국익에 배치된다. 우리가 나토 회원국이 된 것은 소련의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으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나는 지금은 소련이 공격해 올 것으로 믿지 않는다. 프랑스는 나토 미국과 더 이상 동맹체제가 아니다. 그것은 미국과 종속체제이다.

프랑스가 주권을 회복한 이후에 프랑스는 미국과의 동맹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책임져주는 미국과 같은 상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미국과 프랑스의 *적대적 관계는 1969년에 가서야 해소되었다. 닉슨이 프랑스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며 진정한 우방으로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었던 것이다.

프랑스의 핵무기는 미국에 비하여 보잘 것도 없었지만 핵무기를 가진다는 건 강대국을 의미하고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이라도 함부로 할 수 없으며 외교적으로 동등한 입장이 된다.

미국과 적대관계에서 핵무기 왕초 미국을 상대로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에게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유엔제재는 거의 실효성이 없으며 만약에 제재가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북한에서 미국의 적대행위에 전쟁이라도 선포하는 즉시 미국은 단 몇 분 안에 초토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미국은 생각을 바꿔 북에게 조건 없이 손을 내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프랑스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미국은 패권국이 될 수도 없었을 것이며 자본주의 종주국으로 미국의 헤게모니는 지난 세기에 붕괴되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하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건 미국의 빗나가는 패권주의에 의하여 분단된 이 땅이 참지 못할 정도로 너무 불행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금이라도 한반도에서 통일을 지지해주고 전쟁직전 위험천만한 대북적대정책을 버리고 북과의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할 것이다.

힘에 의하여 좌우되는 국제관계에서 국익을 위하여서는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는 게 프랑스의 핵개발과 미국의 데탕트가 주는 교훈이다.

* 1967년 프랑스 국방부는 미국을 프랑스의 국익을 해치는 가상적국으로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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