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나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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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나라인가...?
  • 김용택 참교육이야기
  • 승인 2021.05.1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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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5·16군사쿠데타가 일어난지 60주년, 내일은 5·18광주민중항쟁 41주년이 되는 날이다. 5·18광주민중항쟁 41주년을 맞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지금도 민주화를 외치고 있는 국민들을 무차별 살육하고 있는 미얀마사태를 보면 광주시민들은 학살하던 5·18광주민중항쟁이 떠올라 소름이 끼친다. 박정희의 유신정권이 막을 내리기 바쁘게 정치군인이 저지른 또 다른 12·12군사 쿠데타... 민주화에 대한 열망은 광주항쟁으로 이어지지만, 친일잔재미청산처럼 5·18광주민중항쟁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채 지금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은 이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우리 국민은 3.1운동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건립했으며, 4.19로 불의에 항거한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18년 박정희의 유신시대를 종식시켜 민주화의 봄을 맞이하는 시민들을 향해 전두환 신군부 세력들의 무차별 학살에 죽음으로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5·18광주민중항쟁. 41년이 지난 지금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는 오월 넋을 위로하는 참배객들의 추모 분위기 뜨겁다.

 

<살인마 전두환이 활개치고 다니는 나라>

「12·12군사반란죄,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등 13개의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은 1996년 8월 26일 1심 재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과 함께 2259억5000만 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이후 전두환은 1996년 12월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받고 이듬해 4월 대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과 2205억 원 추징금'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전두환은 1997년 12월 22일 특별사면을 받고 옥중에서 풀려났다.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린 지 8개월 만이다. 전두환이 수감된 지 2년 만, 김대중 정권이 정권교체된 지 4일만의 일이다. 헌번 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했는데 헌법 79조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는 사면권을 이렇게 행사해도 좋은가?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학살하던 자가 사면으로 풀려나면....>

사면(赦免)은 범죄를 용서하여 형벌을 면제해주는 행위로, 봉건 시대 군주의 전통적 권한이었으며 민주주의가 발전한 지금은 대의제를 통해 선출된 국가원수가 국민을 대표하여 사면권을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한민국에서는 헌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를 행한다.

5.18민주유공자 유족회와 부상자회, 그리고 5.18기념재단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5·18기념재단은 5.18 사망자는 모두 606명 중 165명은 항쟁 당시 숨졌고, 행방불명이 65명, 상이후 사망추정자는 376명 등이라고 발표한바 있다. 이들의 평균연령은 27.5세로 청소년 사망자 41명 가운데 만 18세 미만이 30명으로 73%였으며 대학생 13명, 고교생 11명, 중학생 6명, 심지어 초등생도 2명, 두살배기, 심지어 72세 최고령자도 있었다.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한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③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 헌법 제11조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행복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사에서 이런 선서를 한다. 전두환 노태우 등 학살자를 사면한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고...대통령으로서 직책을 충실히 수행했는가?

 

<학살자가 민주주의 수호자...?>

“전 재산 29만원” 고급 차량에 수행비서를 데리고 골프를 치러 다니는 그가 법정에서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던 말이 유행어가 됐던 일이 있다. 어떤 초등학생은 ‘29만원 할아버지’라는 시를 쓰기도 했다. 추징금 2259억5000만 원을 납부하지 않고 25년을 버티다 2021년 가족 명의의 경기 안양시 임야에 대한 수용 보상금 12억6600만 원과 가족 관계 회사 2곳으로부터 법원의 조정결정에 따른 구상금 9억1000만 원 등 전체 추징 선고액의 56%가 집행됐고 970억900만 원이 미납된 상태다.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린 지 8개월 만에 풀려난 살인마 전두환은 추징금도 완납하지 않은 채 2017년에는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반란이자 폭동" 등의 내용이 실린 '회고록'을 펴내며 골프를 치고 돌아다니며 이순자는 한 인터넷 보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단임을 이뤄서 지금 대통령들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하지 않느냐”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파괴한 자가 사후 국립묘지에 묻히고 학살자가 골프를 치며 민주주의 아버지가 되는 나라가 법치국가인가? 민주주의 국가인가? 지금 4·19혁명으로 쫒겨난 이승만과 4·19혁명으로 세운 정부를 무너뜨린 쿠데타의 수괴는 국립묘지에 묻혀 있다. 제1야당은 이들을 국부로, 경제를 살린 대통령으로 신원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승만이 국부가 되면 4·19혁명은 쿠데타가 되는가?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 국립묘지 명당자리에 묻혀 있는 나라에 정의를 말할 수 있는가?

대통령이 되려고 꿈꾸는 전 더불어민주당대표가 이승만 박정희를 참배하고 집권당의 새대표가 된 사람은 그의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자주국방 공업입국. 국가 발전을 위한 대통령님의 헌신을 기억한다”는 메시지를 방명록에 남기는 나라에 정의란 무엇이며 헌법은 누구를 위해 만든 것인가? 광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 노태우도 죽고 난 후 또 국립묘지에 안장할 것인가? 내일은 5·18광주민중항쟁 41주년이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숨져간 영령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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