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변증법으로 세상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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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변증법으로 세상을 보면....
  • 김용택 참교육이야기
  • 승인 2021.02.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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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것은 무엇일까? 저승사자가 와서 수명을 다한 사람을 저세상으로 데리고 가는 것인가? 육신과 정신이 분리되는 현상인가? 현재의 끝, 다음 세상의 출발인가? 물을 가열하면 점점 온도가 높아지다가 99.99...에서 100도가 되는 순간 물이 끓으면서 수증기로 변한다. ‘변화와 연관’이라는 변증법적 시각으로 보면 사람의 죽음도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물이 수증기로 변하듯 현상이 달라지는 것으로 본다. 사람은 태어나 성장하고 성장이 끝나면 조금씩 노쇠하다 생물학적인 기능이 끝나면 물이 수증기로 변하듯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변증법으로 세상을 보면 죽음에 대한 시각도 달라진다.

<변증법이란 무엇인가?>

관념론과 유물론은 철학에서의 두 갈래 기본노선이다. 관념론은 마음·정신·의식이 물질세계를 형성하는 기초요, 근원이라고 보지만 유물론은 만물의 근원을 물질로 보고, 모든 정신 현상도 물질의 반영이라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고대 그리스의 문답법에서 시작된 변증법은 근대에 와서 칸트는 순수이성, 헤겔의 변증법과 마르크스·엥겔스에 의해 자연·사회·사유의 일반적 운동법칙(의 과학)으로서 확립된 철학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화하고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시각으로 세계를 이해한다. 마르크스는 헤겔의 정신 변증법을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에 접목하여 비판적 계승과 발전시켜 변증법적 유물론을 탄생시킨다.

 

<변화와 연관의 법칙>

변증법에 비친 사물은 모든 사물이나 과정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본다. 역학적인 측면에서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상호작용을 한다. 사회나 개인도 마찬가지다. 변증법적 관점은 사물이나 과정이 고립된 것이 아니라, 부분과 부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한다고 본다. 마르크스의 세계관은 유물변증법이다. 변증법은 원래 대화의 논리이다. 상대의 주장에서 모순을 발견해서 상대의 주장을 논파하는 방법이다. 국어사전에는 변증법이란 ‘사물이 운동하는 과정에서 내부에 존재하는 모순으로 인해 자신을 부정하게 되고, 다시 이 모순을 지양함으로써 다음 단계로 발전해 가는 논리적 사고법(思考法)’라고 정의한다.

마르크스는 변증법이란 ‘자연과 사회, 사유의 일반적인 운동 법칙과 발전 법칙에 관한 과학’이며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이라고 보고, 부분 속에 전체가 들어 있다고 정의한다. 이런 시각에서 세상을 보면 세상이란 ‘부분이 아닌 전체로, 현상이 아닌 본질을, 형식이 아닌 내용을, 보편성과 특수성을, 필연과 우연, 일반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 가능성과 현실성...의 총체라는 시각에서 세상을 인식할 수 있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변증법을 정신의 발전 법칙으로서 보는 것이 아니라, 물질세계의 발전법칙으로 보고 이를 기초로 하여 사고의 발전과정도 성립하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변증법의 3대 법칙>

세계의 본원을 물질이라고 보는 변증법의 대전제는 ‘변화와 연관의 법칙’이다. 이 기초위에 모든 사물의 현상은 양적 변화가 쌓이고 쌓여서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형태로 변화 발전한다는 ‘양질전화의 법칙’, 사물현상은 대립되는 (음전기와 양전기, 북극과 남극, 착취계급과 피착취계급...)과 같이 모순된 ’대립물의 통일과 투쟁의 법칙’, 새것이 발생하고 낡은 것이 부정되는 ‘부정의 부정의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질전화의 법칙과 대립물의 투쟁과 통일의 법칙, 그리고 부정의 부정의 법칙을 변증법의 3대 법칙이라고 한다. 그 밖에도 유물변증법은 ‘범주, 원인과 결과, 본질과 현상, 내용과 형식, 필연성과 우연성, 일반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 가능성과 현실성’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인식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양질전화(量質轉化)의 법칙>

양질전화(量質轉化)의 법칙은 양적 변화가 일정 단계에 이르면 질적인 비약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질적 상태로 이행한다는 변증법의 핵심 개념이다. 보통의 일정한 압력하에서는 섭씨 100도가 되면 물은 끓게 되어 기체로 변한다. 반대로 물을 냉각하여 영하로 내려가게 되면 물은 고체가 된다. 이것을 일컬어 양이 질로 전화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물이 액체에서 기체로 되거나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면 H2O라는 물의 분자가 달라라지는 것이 아니라 상태(현상)만 다른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이렇게 물이 99.999..에서 100도가 되어 기체로 바뀌는 현상과 같이 양이 질로 바뀌는 것을 양질전화의 법칙이라고 한다.

 

<대립물의 투쟁과 통일의 법칙>

세계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요인을 모순 대립의 관계로 파악하는 것이 변증법의 핵심이다. 대립물이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통일을 이루면서도 서로 배제하는 가운데 서로 침투하는 관계에 있는 모순관계에 있다. 예를 들면 물질의 미립자에 있어서는 파동(波動)과 입자의 두 성격으로, 또 유기체에서는 동화(同化)와 이화(異化)라는 대립적인 과정으로, 나아가 자연과 사회의 대립, 사회에 있어서의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대립과 통일을 반복하면서 존재하는 것이다. 긍정과 부정이, 선과 악도 서로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배척하고 서로 투쟁하는 두 대립물 간의 관계를 모순이라고 한다. 사물의 내부에 존재하는 모순이 없이는 성장도 발전도 통일도 기대할 수 없다.

 

<부정(否定)의 부정(否定)의 법칙>

부정의 부정의 법칙은 변화발전의 일반적 경향성을 밝혀주는 유물변증법의 기본법칙이다. 부정의 부정의 법칙은 사물현상들의 발전이 반드시 변증법적 부정을 통하여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그리고 보다 높은 단계로 끊임없이 상승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밝혀준다. 한 알의 보리알은 땅에 떨어지면 일정한 기간 열과 습기의 영향을 받아 싹이 트게 된다. 즉 보리알이 부정되어 싹이 줄기로 자라나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면 새 보리알이 달리는데 이 보리알이 여물자마자 줄기는 사멸한다. 이와같이 보리가 부정되어 싹으로, 싹이 부정되어 줄기가 된다. 이 부정의 결과로서 더 많은 보리알을 얻게 되며 이 보리알들은 비록 우리 눈에는 잘 띄지 않을지라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된 보다 새로운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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