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상 칼럼] 코로나, 이 땅의 쭉정이를 가려내기 위해 보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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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상 칼럼] 코로나, 이 땅의 쭉정이를 가려내기 위해 보낸 것인가
  • 권종상 재미교포
  • 승인 2020.12.1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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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 어기고 부흥회에 성가 연습… ‘끝없는’ 교회발 감염 (2020.12.14/뉴스데스크/MBC)

가족과 지인 사이 감염에 가려져 있지만 종교 단체의 집단 감염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교회가 새로운 집단 감염의 고리가 됐는데 모임 금지 기간에 부흥회를 열었고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성가대 연습을 했습니다. 이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에서 처음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건 지난 6일.
그리고 단 일주일 만에 관련 확진자는 15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방역 수칙 위반이 문제였습니다. 정규예배를 제외하고 교회 내의 모임과 식사는 서울의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가 시행된 지난달 19일부터 금지됐습니다.
하지만 이 교회는 10월부터 시작한 부흥회 모임을 멈추지 않고 이번 달 3일까지 일주일에 4번씩 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유미/서울시 시민건강국장]

“7주간 부흥회를 진행하며,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활동으로 비말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어 추가 조사중입니다.”
특히, 이 교회 건물 3층에 위치한 성가대 연습실이 감염 확산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입니다.

창문이 작아 환기가 어려운 공간인데도 사람들이 모여 노래를 부른데다, 내부에서 라면 등의 음식을 먹은 흔적까지 발견됐습니다. 역학조사결과 일부 성가대원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턱만 가리거나, 음식 조리원이 쓰는 반투명 가리개만 착용하고 예배에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마스크 없이 예배를 진행하고, 끝난 뒤엔 교인들과 악수 등을 하며 접촉을 이어간 교회 목사도 어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현재 교회 신도 등 621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인 서울시는 검사 대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최소 한 달은 교회발 연쇄 감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해당 교회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고, 방역 지침 위반에 대한 처벌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이번 코로나 상황 속에서 드러난 것 중 가장 극적인 건 종교가 도그마적인 성격을 띠게 됐을 때 인간을 구원하기보다는 인간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실하게 증명했다는 것 아닐까요? 사람을 구원하겠다는 목적은 내세웠지만 실상은 목사들이란 자들의 개인 사업에 불과한 (일부)개신교의 실체가 이만큼 극적으로 드러난 사건이 또 뭐가 있을까요?

예수는 우리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했건만, 지금의 교회는 세상에 짐과 민폐만 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참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굳이 모이지 말라고 해도 모이고, 마스크를 꼭 쓰라고 해도 안 쓰고 성가연습과 예배를 하면서 코로나 퍼뜨리고, 사회에 부담을 주고.

하긴 역사 안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극악한 범죄들이 어디 하나둘이겠으며,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 해석으로 종교지도자의 탈을 쓴 개인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파멸과 죽음으로 몰아넣었는가를 굳이 하나하나 되새긴다면 끝도 없는 스토리가 될 겁니다.

종교의 이름으로 남겨진 수많은 범죄들 중 역사에 남을만한 굵직굵직한 것들만 챙겨봐도 십자군 전쟁부터 현대의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까지 다양하지요. 조시 부시 집권 당시 9.11테러나, 혹은 이에 보복한다는 명분으로 일어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침공 같은 것들도 정치적 목적이 앞에 있으나 그 배경엔 종교적 신념, 여기에 군산복합체의 금전적 이익까지 다 깔려 있는 것을 생각하면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마르크스의 말이 얼마나 명징한 통찰이었는가를 새삼 실감하게 해 주긴 합니다.

분명한 건, 코로나가 종교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완전히 종식시킬 명분을 만들어 주었다는 겁니다. 특히 개신교는 그들이 마틴 루터나 칼뱅의 종교 개혁 당시 정신으로 돌아가 정의로운 명분과 청빈한 구도의 자세를 찾지 않는 이상, 앞으로는 더 많은 이들에게 외면당하고 심지어는 경멸의 대상이 될 겁니다.

이미 지금도 신천지나 전광훈 때문에 어느 정도 그런 상황이 되어 버렸지만. 안타까운 건 이 때문에 실제 어려운 이들을 위해 봉사하며 구원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봉사하는 참된 수도자들과 목회자들도 도매급으로 넘어가 버리긴 하겠지만, 이 역시 교회가 자초한 일이라 할 겁니다.

교회가 말하는 구원은 그저 축복받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창조한 이 세상에  공공선이라고 하는 것이 실천되고, 그것이 사회적 비전이 되고 구체화되어 이른바 주님의 보편적 공의가 이 땅에 실현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복을 누리는 사회야말로 크리스트 교에서 말하는 구원의 본질이라고 믿습니다.

2천년이 훌쩍 넘은 시간에 이 땅에 온 예수는, 그래서 낮은 데로 임한 것이며, 가장 천한 자들의 마굿간에서 태어났고, 로마 제국주의의 학정과 이를 대리 수행하고 있던 헤로데의 폭정을 무력으로 엎어주기 원했던 유대의 민중들의 지도자로 떠받들어졌다가 폭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주님의 나라가 이 세상에 올 수 있다는 그의 주장에 실망한 유대 민중들, 그리고 이들을 선동한 율법학자들-요즘으로 말하면 이들이 검사와 판사를 겸한 자들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만- 인 바리사이들과 제관-요즘의 사제나 목사-이면서도 로마 제국과 이들의 앞잡이였던 헤로데 정권에 기생하며 살았던 사두가이들로부터 죄인으로 몰려 십자가에 못박히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예수는 그를 앞세워 장사하는 자들의 도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어디서 들은 농담이 이렇더군요. 예수가 실제로 부활하면 교회 목사들이 가장 먼저 나서서 그 예수를 죽일 거라고. 왜 지금 부활했냐며 이제 나는 어떻게 장사하라고 다시 살았냐고 할 거라고. 아무튼 그런 목사들이 코로나의 앞에서 예수교를 종말로 몰아넣고 있군요.

갑자기 그런 생각도 듭니다. 코로나는 예수님이 불에 태워질 거라지와 쭉정이들을 확실히 구별하기 위해서 보낸 도구일지도 모른다고. 사회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공적이 되는 목사와 교회들을 가려내어 이번에 확실히 불태워 버리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러면 공공선에 부합하는 교회들, 이웃을 사랑하기에 스스로 문을 닫았던 교회들만 살아남게 될 테니까요.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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