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대통령님, ‘종전선언’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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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대통령님, ‘종전선언’ 하십시오.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20.10.1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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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통령은 당신

【팩트TV-이기명칼럼】어렸을 때 얘기다. 엎어지면 코 닿을 아래 윗동네 애들은 만나기만 하면 싸운다. 피 터지게 싸우는 것은 아니지만 좌우간 자주 싸우고 놀지도 않았다. 분열의 날고 기는 재주는 어렸을 때부터 잘도 배운 것 같다.

동내에 대학생 형이 이사를 왔다. 멋진 형이다. 기계체조로 다듬어진 몸. 태권도가 몇 단이란 소문이다. 동네 공터에서 철봉 운동을 하는데 우리는 그저 입만 딱 벌렸다. 우리의 영웅이었다. 하루는 형이 공터로 우리를 불렀다. 어 이게 무슨 일? 맨날 싸우는 윗동네 애들도 보인다.

“이제부터 내 말 잘 들어라. 와서 보니까 자주 싸우는데 앞으로 싸우면 국물도 없다. 너희들 모두 합쳐서 축구팀 만들어라. 코치는 내가 한다. 알았냐?” “넵”

아래 윗동네 싸움은 사라졌다. 어렵고 무서운 어른은 있어야 한다. 이건 내 경험이다.

 

■집안에는 어른이 있어야

고등학교 때 친구의 시골집에 놀러 갔다. 놀란 것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애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할아버지한테 절을 하는 것이다. 잘 주무셨느냐는 인사다. 우리도 덩달아 며칠 동안 절을 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곧 익숙해지고 무척 좋았다. 이 나이를 되어서도 잊히지 않는 기억이다. 어른을 공경하는 미풍. 어른들의 권위도 확실하게 서 있었다.

내가 구식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버르장머리 없는 젊은 애들을 너무나 많이 본다. 늙은이들이 흔히 말하는 ‘넌 애비 에미도 없이 자랐느냐’라는 말이 딱 맞는 젊은이들이 많다. 늙은 아내가 내게 하는 충고가 있다. 절대로 젊은 애들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한다. 망신당한다는 것이다.

아침 이른 출근길에서 일이다. 젊은 여성이 담배를 피우가 휙 던진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아내 말이 생각났다. 여성이 버린 담배를 주워서 발로 비벼 껐다. 못 본 척 빨리 사라진다. 저 여성의 집안은 어떨까. 괜한 헛소리라고 욕먹겠다.

 

■국감국회 문 닫아라

모래알처럼 많은 인간이다. 어떤 인간인들 없으랴. 정말 사람다운 사람이 그립다. 사람다운 사람은 누구냐. 어렵지 않다. 사람 다우면 사람인 것이다. 솔직하게 묻는다. 국민들이 진정 참다운 정치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냐. 국회를 보면서 몇 명이나 국회의원답다고 인정할 것이냐. 대답을 안 해도 좋다. 이미 국민들은 알고 있으니까.

국정을 놓고 열성을 다해 토론하고 합의하고 실행에 옮기는 장소는 국회라고 안다. 과연 그런가. 국회는 싸움의 자리다. 싸울 일이라면 싸워야 한다. 하지만 싸울 일로 싸우는 국회를 보았는가. 지금 열리고 있는 국정감사를 보면서 국민의 생각은 어떨까. 한숨만 나올 것이고 그 이유도 안다. 이런 국회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는 국민의 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헌법이 보장한 국회다. 고쳐서 써야 한다.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다. 잘못된 법은 고치는 곳이다.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개혁은 이루어 내야 한다.

사람이 못 됐다고 버릴 수는 없다. 고쳐 써야 한다. 국회의원은 누가 고치느냐. 국민이 고쳐야 한다. 칼럼 서두에 싸움질하는 아래 윗동네 아이들 얘기를 했다. 국회도 어른들이 고쳐야 한다. 큰형이 고쳐야 한다. 여야의 큰 형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언제까지 이 꼴을 두고 볼 것인가. 국민이 촛불을 들면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두 퇴출이다. 끝이다.

멀쩡한 인간들이 국회에만 들어오면 정신이 돌아버린다. 국감장에 앉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국정감사가 아니라 국회의원 가족 감사’라는 한정애 의원의 말이 맞는다. 어쩌자고 그 지경으로 인간이 망가지느냐. 도대체 창피한 줄도 모르느냐. 집에 머리 큰 자식들 있으면 무슨 낯으로 보느냐. 빨리 국감이 끝나야 한다. 하는 소리마다 쓰레기통에 들어갈 소리다. 공수처법이나 빨리 처리하라. 몹쓸 인간들 탈탈 털어 국민 속병 좀 고쳐줘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례 만찬 화상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이미지 -청와대 영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례 만찬 화상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이미지 -청와대 영상 캡처)

■김정은의 눈물

내가 좋아하는 시 한 구절 보내드린다.

‘눈물은 누군가를 위한 기도’

어떤가. 설사 악마가 눈물을 흘린다 해도 그건 기도라는 것이다. 기도는 축복이다. 눈물이란 조건이 없이 순수한 것이라고 믿는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행사 도중에 눈물을 보였다고 난리다. 눈물은 억지로 참아지는 것이 아니다.

‘사나이 우는 속을 그 누가 알겠느냐’는 가요도 있지만 난 속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여기서 중언부언 설명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한 마디. 우리 민족 모두의 가슴속에는 선량한 본성이 있다. 어디 가서든지 자랑할 수 있는 성품이다.

우리의 뜻과는 아무 상관 없이 전쟁을 치러 수백만 명이 죽었다. 아무 상관도 없는 남의 땅에 와서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이 죽었고 중공군 또한 수도 없이 죽었다.

6·25 때 미군 전투기의 기총소사로 피투성이가 된 채 죽은 피난민들을 수도 없이 보았다. 용인 법화산 전투의 경우 산 정상은 중공군과 아래 유엔군의 교전으로 그 시체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중공군 시체는 구덩이에 그냥 쓸어 묻었다. 저들도 모두 귀한 자식들이다. 행방불명이 된 자식들을 그리워하며 부모들은 숨을 거두었겠지. 어머님도 6·25 때 행방불명된 큰 형님을 가슴에 묻고 돌아가셨다.

남과 북의 그 많은 이산가족은 모두가 한국전쟁이란 아무도 원하지 않은 전쟁 때문에 생겼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적이다. 왜 우리가 적인가. 전쟁 중이니까 적이다. 우리는 지금 전쟁하고 있는가. 아니다. 휴전이다. 휴전은 전쟁을 쉬고 있는 것이다. 휴전이 취소되면 우리는 다시 총을 들고 방아쇠를 당겨야 하고 동족의 가슴에 총알을 박아야 한다. 우리도 그들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

 

■전쟁은 우리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는가. 남북한 동포들 하나하나를 붙들고 물어봐도 전쟁을 원하는 국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북한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보인 신형 ICBM은 그냥 구경하라고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전쟁 무기다. 소름 끼치지 않는가. 미국은 전쟁에서 예외자가 될 수 없다. 종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매불망 강조하는 ‘종전’. 종전은 문재인 대통령뿐이 아니라, 온 국민이 원한다. 전 세계인이 원한다.

대통령은 우리 국군의 총사령관이다. 전쟁의 주 당사자이다. 모두의 소망을 함께 모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간청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이름으로 ‘종전’을 선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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