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잘못 찍으면 4년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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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잘못 찍으면 4년 후회한다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20.04.04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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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잘라봐야 무슨 소용

【팩트TV-이기명칼럼】초등학교 동창 녀석이 제법 똘똘했다. 아버지의 평생소원은 국회의원, 돈도 있는 재산가였고 그때는 맘 놓고 돈을 써도 잡혀 들어갈 걱정 없는 널널한 세상이었다. 어린 친구 녀석이 한소리가 한 동안 정치판에 회자된 적이 있었다.

“우리 아버지가 당선되면 나라가 망하고 떨어지면 집이 망한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집이 망했다. 낙선했기 때문이다. 나라는 어떻게 되었는가. 가슴이 아프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잘못 뽑았는가. 전쟁도 터졌고 대통령은 국민 버리고 도망갔다. 정치가 잘 되고 군 지휘관들이 나라를 잘 지켰으면 며칠 만에 서울이 함락되겠는가. 정치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잘못 뽑았기 때문이다. 선거는 정치다. 선거는 국민이 한다.

■ 나라 망치는 정치인

솔직히 말하자. 정치가 나라를 망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한국의 정치판을 보면서 국민은 가슴을 친다. 선거가 끝나면 다리 밑에 손가락이 동동 떠다닌다는 비극적 농담은 국민의 각성을 채찍질한다.

선거와 관련해서 늘 칼럼에 쓰는 나의 일화다. 투표 1등 한다고 누가 표창장 주는지 나는 늘 투표 성적 10등 이내다. 그때도 일찌감치 투표를 끝내고 북한산 종주 등산길에 올랐다. 중간쯤에서 쉬고 있는 젊은이들을 만났다. 참으로 신통했다. 벌써 투표를 하고 등산을 하다니. 칭찬했다. 돌아온 대답을 들어 보겠는가.

“까짓 투표는 뭣 하러 합니까. 그놈이 그놈, 모두가 도둑놈인데” 뒤통수가 띵했다. 피가 솟았다. 야단을 쳤다. “너희들이 투표를 제대로 하면 도둑놈은 없어진다. 투표 안 하면 정치 욕도 하지 마라. 못난 놈들”

아무 말도 못 하던 젊은 친구들이 산으로 올라가는가 하더니 바로 하산한다. 나를 보고 꾸벅한다. “선생님. 투표하러 내려갑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날 등산은 어느 날보다 기분이 좋았다.

 

■ 똑바로 보면 못된 후보들이 보인다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 수준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다만 몇 마리의 미꾸라지가 연못을 흐려놓는다.

문재인 대통령 퇴임 후 무상급식 먹여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이나 인천시민을 촌뜨기로 표현하는 후보나 공천 두세 번 뒤 바뀐 후보나 그 밖에도 상대방을 근거 없이 깎아내리는 후보들은 손해를 봐야 한다. 말이 바로 정치다. 정말 말 조심을 해야 한다.

세상을 온통 발칵 뒤집어 놓은 조주빈의 ‘n번방’도 호기심에 들어갈 수 있다는 황교안의 발언도 사려 깊지 못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한번 말하기 전에 세 번을 생각하라.’는 교훈은 백번 옳은 말이다. 후보자들이야 표만 된다면 개똥도 삼키는 시늉을 할 것이다. 그만큼 절박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 후보를 찍어 줬다가는 4년 동안 마음고생을 한다. 4년이 문제가 아니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어처구니없는 법이 우리 국민을 꽁꽁 얽어맨다. 나라를 망친다. 얼마나 끔찍한 일이냐.

거기다가 더욱 기가 찬 것은 이들이 저지르는 비리다. 잠시 되돌아보면 국회의원들이 저지른 비리로 그들을 뽑아 준 국민들은 말도 할 수 없는 마음의 고통을 겪었다. 국민들을 위해 목숨이라도 바칠 것 같던 후보들은 당선된 후 공약을 지키지 못해도 고통은 주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이 무슨 벼락 맞을 짓인가. 처자식들을 무슨 낯으로 본단 말인가.

 

■ 저질 후보, 잘 보면 보인다

4월 15일 투표일까지 세상은 온통 후보들의 하소연으로 시끄러울 것이다. 코로나19가 국민의 목덜미를 누르고 있는데 저질 후보들의 아우성까지 들어야 하니 국민 팔자도 기구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운명이라 감수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정신 바짝 차리고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나중에 손가락을 잘라 강에 버려도 소용이 없다. 아무리 벼락을 맞으라고 저주를 해도 소용이 없다. 한 번 당선되면 끝이다. 국회의원의 권한이 얼마나 쎄고 많은가. 눈 씻는 안약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후보들 잘 살펴야 한다. 못된 후보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가차 없이 미역국 먹여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 있다.

“잘못된 정치는 국민도 절반은 책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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