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황교안 종로출마 해?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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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황교안 종로출마 해? 안 해?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20.01.3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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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촉 말자. 당사자도 속 탄다

【팩트TV-이기명칼럼】 ‘이만기와 조경태가 씨름하면 누가 이길까?’

‘말도 안 되는 소리.’

‘미국과 우간다가 전쟁하면 누가 이길까.?’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나.’

길고 짧은 것은 대 봐야 안다고 하지만 대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것은 세상에 허다하다. 척 보면 알 수 있는 것도 있고 생각만 해도 아는 게 있다. 선거 때가 되니까 세상은 온통 선거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기야 한국의 정치처럼 말썽 많은 데도 없고 한국의 정치인들처럼 말썽부리는 사람들도 드물다.

그래도 그렇지 서로가 어지간해야지 너무 차이가 나면 싸우는 사람도 구경꾼들도 별로 재미가 없을 것이다. 하긴 돌발변수라는 것이 있다. 씨름하다가 갑자기 허리가 나간다든지 팔이 부러지면 본래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패하기 마련이다.

그건 그렇고 잠깐, 검찰개혁 얘기 한마디하고 가자. 총선과 더불어 국민의 큰 관심사는 검찰개혁이다. 그러나 검찰개혁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막강한 힘을 확인하는 것으로 막을 내릴 모양이다. 윤석열의 힘이 저토록 대단한지 대통령도 놀랐을 것이다. 법무부와 대통령의 청와대는 완전히 묵사발이 됐다.

법무부는 그렇다 치고 대통령의 체면은 뭔가. 이건 완전히 무시하겠다고 작심하기 전에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해도 너무 한 거 아닌가. 충심을 말한 입에 침이 아직 마르지 않았을 텐데 세상사 참 그렇다. 이제 윤석열 님 말씀 앞에 누가 감히 어쩌고저쩌고 토를 달 수 있으랴. 그저 잡아 잡수 엎드려 있는 게 상책이다. 대단한 윤석열이다. 추미애 법무가 깡이 있다고 했는데 윤석열 앞에는 족탈불급(足脫不及·맨발로 뛰어도 따라가지 못함)이다.

법무부는 검찰에다 ‘절차를 준수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뭐라고 답이 왔을까. ‘까불면 혼낸다’는 아닐까.

(사진출처 - 자유한국당)
(사진출처 - 자유한국당)

■ 종로가 왜 그리도 관심인가

왜 국민들이 종로를 ‘정치 1번지’라고 하는가. 바보 같은 질문이다. 누구도 정치 1번지라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종로에서 당선되면 족보에 오를 영광이라 할 수 있다. 그건 그렇고 지금 종로는 또 다른 의미에서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이유를 알고 있는가.

내가 속담을 잘 인용하지만 ‘치장 차리다가 신주 개 물려간다’는 속담이 있다. ‘벼르던 제사에 냉수 한 그릇’이란 속담도 있다. 왜 이런 속담을 인용하는가. 총선 후보 때문이다. ‘이 생명 다하도록’ 나라를 위해 충성을 하려고 출마를 하는데 어찌 가볍게 결정할 수 있느냐고 하면 충성 좋아하시네 하고 웃는 국민이 있겠지만 좌우지간 후보 모두가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라고 하니 믿어줄 수밖에 도리가 없다.

한데 이번 총선에서 종로가 유독 큰 관심을 끄는 이유가 있다. 솔직하게 얘기하자. 여당에서는 후보가 결정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모두가 아는 이낙연이다. 그러면 야당 후보는 누구냐. 종로가 관심의 초점이 되는 이유가 바로 야당 후보 때문이기도 하다.

언론이나 국민들이 꼽는 야당 후보는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다. 그게 상식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황교안을 빼고는 얘기가 안 된다. 한국당에서 여당 후보로 지목되고 출마 선언까지 한 이낙연과 맞설 상대가 황교안 말고 누가 있는가. 대의명분도 그렇다. 황교안은 야당의 잠재적 대권후보가 아닌가. 그럼 얘긴 끝난 게 아니냐.

유감스럽지만 안 끝났다. 황교안 자신이 결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결정을 안 하는가. 말 잘 못 하다가는 욕을 바가지로 먹을 테니 조심하자.

 

■ 선거와 대의명분

종로 선거판에서 누가 이만기고 누가 조경태냐고 물으면 모두 안다고 할 것이다. 객관적인 평가다. 그럼 종로에서 이낙연과 황교안이 출마를 하면 누가 이만기가 될까. 이 역시 언급 회피다.

우리나라 정치가 하도 지저분해서 그렇지 대의명분은 정치에서 최선의 덕목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에서 판판이 떨어지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출마를 했던 것은 대의와 명분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했기 때문에 빛이 나는 것이다. 대의명분이다.

사람들은 예측하기를 좋아한다. 예측이 맞았을 경우 기분이 좋다. 마치 제갈공명이라도 된 듯이 우쭐한다. 자 그럼 한 번 예측해보자.

종로에서 황교안이 출마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할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혹시 햄릿의 독백을 연상하는 지식인이 있을지 모르지만, 고민은 무척 하는 모양이다. 하도 질질 끄니까 김민석 후보가 그렇게 겁이 나면 종로 포기하고 영등포을에서 자기와 붙자고 한 방 날렸다. 듣기 거북했을 것이다.

말을 해 보라. 황교안이 출마를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답답하다. 항상 똑똑하다고 큰소리치던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한국당의 총선을 총지휘해야 하는 사령관의 입장에서 자신을 종로 지역선거에 묶어 둘 수 없다. 그러니 당의 이름으로 자신은 비례대표로 돌려주면 좋지 않으냐.’

이게 황교안의 속생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황교안이 종로가 무서워서 비례로 빠졌다고 떠들어 댈 테니 그 아니 난감한가. 결국 황교안 자신의 결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감나무 밑에서 연시 떨어지기 기다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쑥덕거리는 국민의 소리가 견디기 어렵다.

어떤가. 황교안이 종로에 나가느냐 마느냐. 어쨌거나 4월 15일 총선은 닥쳐오고 한국당도 종로에서 후보를 내야 할 테니 기다리면 알 것이 아니겠느냐. 화장실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아무리 답답해도 기다리는 미덕을 다시 한번 발휘하는 것 밖에 도리가 없을 것 같다. 종로의 총선. 이래서 종로는 다시 한 번 정치 1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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