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 행복 여주, 긴 호흡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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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 행복 여주, 긴 호흡으로 갑니다”
  • 신상철 진실의길 대표
  • 승인 2019.12.0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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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환경운동가 출신 이항진 여주시장

“사람 중심 행복 여주, 긴 호흡으로 갑니다”

[특별인터뷰] 환경운동가 출신 이항진 여주시장

(진실의길 / 신상철 대표)

작년 봄 중국발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로 촉발된 전 세계적인 폐기물 대란을 우리나라 또한 피해갈 수 없었다. 수도권 아파트로부터 시작된 폐비닐과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거부 논란은 서민 생활의 일상을 흔들어 놓았다.

그에 더해 미세먼지 문제는 이명박 정부 때 정부지원자금을 쏟아 부어 촉진시켰던 고형화연료사업(SRF)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낸 채 우리 앞에 큰 과제를 남겨 놓았다. 후보시절 지역에서 추진 중이던 ‘SRF(고형화연료)사업’취소를 공약하고 시장에 당선된 후 과감하게 ‘SRF사업’을 중단시키고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인 경기도 여주시 이항진 시장의 친환경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진실의길>은 전통적인 보수강세 지역으로 알려진 경기도 여주시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민선7기 시장에 올라 사람중심 균형적 도시개발을 꿈꾸는 이항진 시장을 만났다. [신상철]

“시장 되기 전 4대강 사업 반대를 10년 가까이 했죠. 6개월이면 끝날 거라구 생각했는데 10년을 한 거예요”

무슨 일이든 10년이면 뿌리를 뽑는다 했다. 강산도 변한다는 그 긴 세월을 4대강 반대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던 환경운동가 출신 이항진 여주시장의 목소리는 담담하고 차분했다.

“젊은 시절 누구나와 같이 학생운동을 했다”는 그는 ‘녹지야학’ 교사 활동을 하였고 ‘93년 여주로 온 후 환경운동에 투신했다. 2004년부터 여주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일을 맡았고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전국환경운동연합 4대강 범국민대책위원회 전국상황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후 행정가의 길을 택한 그는 2014년 여주시 의원을 거쳐 2018년 54의 나이로 여주시장에 올랐다.

언제부터인가 맑은 하늘 보기가 손 꼽을 만큼 어려운 요즘, 더구나 ‘MB 4대강’으로 세워진 한강 수역 3개의 ‘보’전부가 위치한 여주 지역의 환경운동가 출신으로 시장직을 맡은 그의 경험과 행정가로서의 해법이 궁금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28일 여주시청 시장실에서 만난 이항진 시장은 “최근에 드는 생각이 ‘사람다움’에 눈뜨지 않고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전 국민의 관심사이기도 한 4대강 사업의 현재 상황에 대해 “물을 가뒀으니 수질이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뗀 그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해서 내려가는데 한강 하구 쪽에 녹조가 창궐하는 원인은 남한강 3개의 보에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남한강의 3개 보 철거 가능한가’라는 단도직입적 물음에는 “먼저 룰(Rule)을 정해야 한다”며 먹는 물의 중요성, 친수성, 자연의 회복성 그리고 산업과 농민에 미치는 영향에 이르기까지 행정가답게 절차적 논의과정을 차분하게 풀어냈다.

올해 들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 ‘SRF 고형연료화 사업’을 과감하게 취소한 결단에 대해 묻자 주저 없이 “주민들이 아니라면 아닌 것”이라 했다. 그는 “누구는 존귀하고 누구는 존귀하지 않다는 얘기냐, 서울 사는 사람 에너지 쓰자고, 서울 쓰레기 태우자고 여주 사람들이 피해봐서 되겠나. 사람 사는 모습은 구체적으로 그 지역 그 땅에 사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요구하셨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수용해 반대해서 싸운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다움’에 눈 뜨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못 나가

- 환경운동가 출신으로 여주시장이 되시고 1년 반이 지났다. 소회가 어떠신지?

“시장이 되기 전에 시 의원 한 번 했다. 시의원 되기 전 4대강사업 반대를 10여 년 가까

이 했다. 한 6개월이면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10년을 한 거다. 그 이전 1993년에 여주에 왔으니까. 그 전에 누구나 다 하는 학생운동도 하고 20대 때는 그냥 보통사람들처럼 산 거고 전체 삶을 보면 누구나와 똑같이 산 거다. 겪은 거다. 별다른 것은 없었다. 그런데 요즘 이런 생각이 든다.

‘사람다움’… 이런 것에 눈뜨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못 나가는 그런 시절에 도래한 거 아닌가. 그래서 ‘자각할거냐 자각하지 못할 거냐’이런 것에 대한 생각.. 과거 권위주의 시절 폭정을 견뎌내기 위해 우리는 강한 에너지를 모아야 했지만, 사실 내상들이 너무 깊었다. 이것들이 전면으로 드러나는 시기라고 할까. 이 내상은 우리 모두의 내상이지 누가 옳고 그르고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요즘 고민하고 있다.”

- 시장께서는 시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지만 특히 여주 지역은 오랜 동안 보수의 텃밭이라고 여겨지는 곳인데 민주당 후보로 시장이 되셨다. 특히 이명박 정권 때 만든 4대강 사업과 같은 경우 보의 ‘철거 혹은 유지 문제’를 포함, 아직 그 여파라든가 갈등이 남아 있지는 않은지?

“많이들 힘들거라고 하시는데 막상 그리 힘든 것은 없다. 4대강에 설치된 ‘보’의 경우, 보 자체를 철거해야 한다면, 만약 그게 여주시가 하는 것이 가능하다거나, 유지하든지 철거하든지 시장인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다면. 그러면 내가 뛰어든다.

그런데 그게 내 행정 범위가 아니다. 행정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 범위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거기에 집중하는 것이 행정가이지, 정치가도 그렇지만, 거기에서 벗어나게 되면 몽상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

- 물론 4대강 문제는 환경청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여주시의 경우 한강 수역에 있는 보 3개(여주보, 이포보, 강천보)가 모두 여주에 있다 보니 과연 보를 철거할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전국민적인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데?

“지금 말씀하신 거에 답이 있다. 전 국민들의, 시민들의 관심사다. 그래서 전 시민들이 어떻게 이 이야기를 논의할건지, 우리 논의의 목표가 무언지 그러니까 먼저 룰(Rule)을 정해야 한다. 우리는 이러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이것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그래서 논의과정에 대한 얘기가 먼저 합의가 되고 그리고 논의의 목적성을 가져야 된다.

남한강 3개의 보에 따른 문제는, 우리가 무엇을 우선으로 둘 것이냐, 한강물은 이미 전 국민의 50% 이상이 먹는 물이다. 50% 이상이 먹는 물에 대한 중요성을 어느 정도로 둘 거냐, 그 다음에 친수성, 물을 가두어서 또 놀기도 한다. 이것은 어느 정도 비중을 둘 거냐, 또 하나 이것이 강이지 호수가 아니지 않느냐, 자연성의 회복에 대한 문제, 이건 또 어떻게 할 거냐,

기타 각자 원하는 게 있을 거다. 보에 물을 빼면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있고 농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있다. 이런 것들은 어떻게 할 거냐. 그 다음에 그에 따른 재원에 대한 조달은 누가 할 거냐. 이렇게 논의한다면 우리는 우리 계획대로 진행해도 된다는 얘기냐. 이렇게 하나씩 얘기해야 한다.”

- 그러면 그 논의과정에서 여주가 주도하거나 세미나든 어떤 형태든 그것에 대해 여주가 중심적으로 풀어나갈 계획은?

“할 수 있는 범주가 벗어난다. 왜냐하면 국가 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법과 제도와 과정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고, 그 여러 가지 내용 중에 여주시가 속해 있는 것이지 여주시가 모이라고 해서 모이는 것도 아니고 하자고 해서 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사실 요번에 4대강 관련해서도 물관리 위원회도 만들어지고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게 잘 안 되는 이유는 이런 역학적인 관계를 잘 보고 함께 합의형성과정을 어떻게 할거냐, 이거에 주목해줘야 되는데 각자 자기 목소리만 내다보니 접점, 합의점을 찾지 못하니까 진행에 에너지를 못 찾고 있는 거다.

우린 이런 거를 바라보고 그리고 이 논의 과정에 여주시가 해야 될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언제든 뛰어 들겠다 하는 게 우리 생각이다. 아쉬운 것은 중앙정부도 여주를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 그러면 현재 여주시에 있는 세 개의 ‘보’ 어떤 상황인가?

“수질이 그렇게 좋아지는 것 같지는 않다. 물을 가뒀으니까. 막대한 비용을 들여 겨우 유지하는 거고. 근데 공학적으로 얘기하면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해서 내려가는데 한강 하구 쪽에 녹조가 창궐하는 이유가 이 남한강 쪽에서의 원인이 증가되면서 폭발해버린 거다. 임계점을 넘은 거다.

그 원인이, 옛날에 북한강 쪽에 댐들은 늘 있었다. 뭐 청평댐.. 쭈욱 소양강댐까지 꽤 많고, 남한강 쪽엔 충추댐 밖에 없었다. 그래서 북한강 쪽엔 댐이 많아 녹조의 원인 물질이 많이 있었지만, 남한강에는 충주댐 밖에 없기 때문에 원인물질 배출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남한강 쪽에 3개의 보가 생기면서 더 급증시켜 버린 거다.

그래서 한강 하구 쪽에 어마어마한 녹조의 증가, 이런 문제가 남한강에 원인이 클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이런 거에 대한 공학적인 거든 뭐든 좀 더 얘기가 되어야 하는데 안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그리고 현재 지역내에서 이런 분위기도 있다.

그러니까 이명박 정권 때 ‘4대강을 하면 여주는 잘 산다’라고 하는 그러한 생각에 젖었던 분들이 아직도 많다. 그분들이 생각을 아직 안 바꾸고 있는데.. 그런데 행정당국이나 정책당국도 불편하게 나에게 뭐라고들 하는데, 몇 명이 와서 ‘보 철거하면 안 된다’고 소리 질렀다는 이유로 그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랬다. “이 사람들의 대표성이 어디에 있어서 그렇게 보장을 하냐, 이건 말도 안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항의를 한 적이 있다. 좀 더 다른 얘기를 하면.. 뭐냐면 지금의 정치 흐름을 보면, 대통령님이나 몇몇 정치가들이 바뀌었을 뿐이지 시스템이 바뀐 것이 아니다. 시스템이 바뀐다는 것 그만큼 수 년 또는 수십 년이 걸리는 문제지 이것이 바뀌었다고 그래서 금방 바뀌는 것도 실은 바뀌지 않는 거다.

또 개인적으로 행정일을 보다 보면 정치가 바뀌었다고 그래서 쉽게 바뀌는 것도 문제이겠다 그런 생각도 들고, 오히려 행정이 어떻게 하면 변화하게 될 건지를 우리가 연구하고, 행정이 자꾸 좋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게끔 그런 모색을 하고, 그런 전망을 갖게 하는 것이 어떤 정치가나 행정가들이 해야 할 높은 수준의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주민들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다

- 같은 환경문제인데, 시장께서는 후보 때부터 SRF 사업 취소를 공약하고 그 약속을 지켰다. SRF 등 폐기물 쓰레기 문제에 대한 평소 생각은?

“이 문제는 민감한 게 많다. 지역에 논란이 되고 찬성과 반대가 되는 어떤 시설의 문제는 무엇으로부터 출발하는가.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첫 째는 이 사업 자체의 문제성 여부, 또 하나는 이 사업 자체가 주민들께서 수용할 수 있는 절차를 거쳤느냐, 이 두 가지 문제다.

강천 SRF는 이 두 가지 모두에 문제가 있다. 사업적인 문제로 보더라도 주민들하고 좀 대화도 깊게 하고 본인들이 해야 할 바에 대해 얘기를 해야 되는데 그게 부족했던 것 같고, 또 하나는 이미 그러한 과정에서 신뢰를 잃어 어떤 대화도 할 수 없는 국면으로 가게 된 거다.

또 입지에도 결정적 하자가 있다. 강천면과 같은 면 지역은 사람이 굉장히 줄어들었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다. 학교는 공동체의 중심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는데 거기에서 1~2킬로 정도 되는 가까운 거리에 그런 유해시설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학생들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야 곤란한 일 아닌가.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와 관련 득실여부를 계산하는 권한을 지방자치단체가 가져야 하는데, 박근혜 정부 때, 지금은 빠져서 그렇지 않지만 신재생에너지라고 하는 미래에너지로 포장이 되고 장려되어 무리하게 사업을 내줬던 잘못의 결과다. (편집자註 : 폐기물을 가공해 만든 SRF가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는 것은 국제기준에도 맞지 않는다는 비난과 논란 끝에 우리나라도 올해 10월1일부로 SRF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였음)

결국, 이 문제는 권위적 정부의 일방적 사업 추진, 주민과의 논의를 통한 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간과한 것 그리고 강천면이라는 시골지역에서 학교가 갖는 중요성 이런 것들을 사업체가 간과한 것이 문제였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중앙정부도 허가를 낸 거고 경기도도 허가를 낸 거고, 오직 여주시만 이거를 붙들고 싸우고 있어 굉장히 힘든 형세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다. 누구는 존귀하고 누구는 존귀하지 않다는 얘기냐. 사람이 사는 모습은 구체적으로 그 지역에 그 땅에서 사는 것이지 서울에 있는 사람들 에너지 쓰자고, 서울 사람들 쓰레기 태우자고 여주 사람들이 피해를 봐서 되겠냐, 나는 그것은 용인할 수 없다. 그렇게 말하는 근거는 주민들이 요구하셨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수용해서 반대해서 싸운 것이다.”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변 (사진 : 마기선)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변 (사진 : 마기선)

- 최근 SRF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고 심지어 대도시에서 SRF 판매금지령까지 내렸는데 정부의 환경정책을 평가한다면?

“사실 내가 환경하는 사람이라 정말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서 이야기하기 좀 곤란한 게 있긴 한데, SRF 내용물이 뭔가. 비닐이 대부분이다. 비닐이 뭔가. 다른 말로하면 석유다. 잘만 가공하면 석유로 발전하는 거다. 또 중앙정부에서 추진한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신재생에너지공인인증서) 제도.. 이걸 아주 잘해야 하는데 그게 그렇지 못해 문제다.

더 이득을 취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쓰레기를 먼지 풀풀 날리면서.. 이런 게 이 사업을 다 작살낸 거다. 사실 잘 분류해 내면 지금의 이 어마어마한 쓰레기는.. 땅에 묻는다? 그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키는 거다. 환경에 대해 얘기를 하면.. 스펙트럼이 워낙 넓어서..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정도만 말하겠다. 독일에 가보면 축구장 바로 옆에 폐기물 시설들이 있는데 아주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에 비하면 우리 국가기관도 고민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 유럽은 ‘99년도에 매립을 금지했다. 소각도 소각 자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기도 한데, 물론 병원폐기물과 같이 소각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도 있다. 하지만 가정생활에서 나오는 쓰레기들도 잘만 분류하면 ?

“그렇다. 우리 여주도 현재 계획 중에 있기도 한데, 유럽에 갔더니 쓰레기를 7가지로 분류를 하더라. 일본 사람들은 비닐봉지를 다 세척하고 털어서 내용물이 없다. 냄새 나는 이유는 뭔가. 된장이 묻어 있고, 음식물이 있고, 적당히 묶어서 막 던져 넣으니 그게 터지면서 냄새 나는 거다.

지금 어떤 고민을 하고 있냐면, 사실 행정이 따라줘야 하는 부분이 있긴 한데 어르신들께서 살기 어렵지 않은가. 그래서 어르신들이 투명한 병 갖고 오시면 이렇게 값 드리고, 투명한 병 유색 병 잘 분류해 오시면 값 드리고, 또 요즘 종이 값이 거의 똥값, 표현이.. 암튼 너무 싸서 박스를 수거하지 않는데 우린 가격을 끌어 올린다. 어르신들께 용돈을 드리는 거다. 집에서 라벨도 떼고 차곡차곡 너무 깨끗하게 해 오셨다, 그러면 값을 굉장히 높게 쳐 주는 거다.”

- 오~ 너무 좋은 ^^

“느낌이 오지 않나? 그러니까 지금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보잔 얘기다.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버리지 말자는 거고, 어르신들께 용돈 벌이가 된다면 그게 또 삶의 활력이 될 수도 있고 궁극적으로 쓰레기 양을 줄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개인의 이기심과 공공의 이익을 어떻게 결합시킬 것이냐. 이런 관점에서 정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 국민들이 음식물 쓰레기하고 일반 쓰레기를 구분하지 않고 막 던져놓으면? 그걸 다시 쪼개서 분류를 한다? 그 냄새 나는 걸 누가 하나? 그 비용을 누가 감당하나? 원인으로 다시 되돌아 가야 한다. 누차 말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 현상의 문제도 본질로, 다시 근원으로 가서 거기서부터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면, 풀린다.

방금 어르신들 이야기를 보면, 쓰레기 태울 게 어디 있나. “얘야 태우지마라.”하고 깨끗이 수거해 오시면 킬로에 천원? 더 드릴 수도 있고. 그게 왜 가능하냐면 4차 산업혁명 들어와서 기본소득을 드려야 된다. 농민기본소득, 청년기본소득, 노인기본소득, 그 개념으로 보는 거다. 그리고 지불하는 것도 지역화폐로 전환되는 거고. 그담에 청년들, 초중고 학생들.. 이렇게 교육을 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 한다.”

 

‘생명’에 대한 얘기가 빠진 우리, 너무 이기적

- 시장이 되신 후 여주시 청사 이전을 전면 백지화하고 인근 초등학교 부지를 확보하여 현재 자리에 신축하면 2천억 비용이 절감되고 그 비용으로 구도심 활성화에 쓰겠다 했는데?

“여주 초등학교가 여주역 근처 ‘학교시설복합화’지역으로 옮겨 갈 거다. 그러면 청사를

신축하고 시민들이 강 건너 걸어서 갈 수 있게 문화교를 놓을 계획이다. 넓은 광장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신륵사 쪽에 출렁다리와 연인교 그리고 강 건너 둔치엔 겨울을 뺀 3계절 동안 시민들이 즐기고 휴양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구도심을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는, ‘저출생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를 피할 수 없다고 봤을 때 결국 도시 쪽에서 서로 협력하는 어떤 Compact City(압축도시)의 개념으로 운영해야 하지 않겠나 본 거다. 여주시가 서울시보다 더 큰데, 여기에 SOC랑 도로, 전기, 수도, 가스 이걸 확장해 가지고는 오히려 관리비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청사를 중심으로 근처 토지를 매입하고 문화공간과 시민들이 편히 쉬실 수 있는 공간으로 또 행정공간으로 압축, 집중시키려고 한다.”

- 여주시에 들어오면 ‘사람 중심’과 같이 ‘사람’이라는 단어를 많이 보게 된다. 남한강은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원이고, 시장께서도 정주인구보다 유동인구를 중요하게 보셨는데, ‘사람들이 찾아오는 여주’를 위해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계신지?

“여주에는 워낙 많은 문화재가 있다. 대표적으로 신륵사, 명성황후 생가, 영릉, 세종대왕릉 이런 문화유적지를 비롯해서 역사의 숨결을 함께하는 도시, 자연환경이 쾌적한 여주.. 자신의 삶에 도움이 되는 걸 느낄 때 사람들이 여주로 오게 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시민들이 관광을 하는 이유가 뭘까? 어디 가는 이유가 뭘까?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 한 번 경험하고자 하는 것이다. 도대체 새로운 세계가 뭘까? 각자 다르겠지만. 여주에 있는 문화유적이나 환경이 “아~ 수도권에 있구나”라는 것만으로도 올 수 있게 해야 되겠다..

사실 좀 부족한 것도 없지 않은데, 먹거리가 수도권이나 이런 관광지보다 잘 개발되어 있지가 않아 먹거리를 좀 개발해야 되는 과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주의 쌀밥, 막국수, 매운탕 등은 아주 맛이 좋다. 그 외에도 다른 음식들을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그런 활력있는 도시가 된다면 많이 오시리라 생각한다.”

- 여주시가 안고 있는 가장 어려운 문제가 있다면?

“아무래도 ‘저출생 고령화’의 문제인데.. 저출생의 문제는..”

- 젊은 분들이 많이 유입되어야 하나?

“음.. 그건 생각을 좀 달리한다. 물론 우리가 활성화되어서 많이 들어오면 좋은데.. 다른 측면에서 여주에서 스스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을 여기에서 육성해내고, 여기 출생율이 높지 않으면서 다른데서 태어난 사람들을 오라고 그래라? 그건 너무 이기적이다. 난 오히려 그건 아니지 않느냐. 그래서 여주 자체 내에서 어렵고 힘들어도 여기 있는 아이들을 보듬고 교육시켜서 ..”

- 결혼을 많이 시켜서.. 빨리 애 낳게 ^^

“(하하).. 그런 것 하고도 좀 다른데.. 결혼의 문제.. 유럽하고 비교해 봤는데.. 유럽도 출산율이 굉장히 떨어진 적이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느닷없이 어느 날 아들이, “엄마 ~ 동거하는 내 여자친구하고 다음 달 출산해요.” 그러면 뭐라고 하겠나? 그러면 우리 부모들 십중팔구 “뭐라구? 어디서 어떻게 살건데? 집은?” 이런 걱정부터 하지 않겠나?

“그래? 내가 뭘 해줄까?” 하고 ‘생명’에 대한 얘기가 빠진 거다. 이런 우리 내면의 인식이 결국 출생율을 낮추는 원인이 되기도 한 거다. 지금 ‘아들’ 얘기했는데 바꿔서 ‘딸’ 얘기하면 어떨 것 같은가? 머리에 쥐가 나지 않겠나? 결국 우리가 알게 모르게 막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한다.

유럽 같은 경우는 출생의 50% 이상이 비혼, 동거 남녀에서 나온다. 그러나 어느 하나 구김없이 자라고 훌륭한 시민이 된다. 우리는 비혼 상태는 말할 것도 없고.. 어떤가. “쟤 엄마 없어, 쟤 아빠 없어” 계속 수군덕거리지 않나. 이런 것에 대해 우리가 들여다 볼 수 있는,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어떤 내면적인 고민들이 시작되어야 된다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우린 너무 이기적이다.”

- 끝으로 시장께서 앞으로 정치 행보를 하시면서 Long Term Schedule이 있다면? 그리고 먼 훗날 여주시민들에게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긴 호흡’이냐 ‘짧은 호흡’이냐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시민들께서 결정하실 일이다. 오늘 인터뷰에서 말씀드렸듯이 근본에 잇닿아 있는지 여부를 고민하면서 하루하루를 잘 고민하면 그게 가장 긴 호흡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고.

그러나 여주시정에 대한 얘기는 ‘2035’라고 해서.. 2035년까지의 계획도 있고, 10년, 15년 계획에 있어서의 주춧돌이 무엇이 되어야 하느냐를 정확하게 알아야 되겠다.. 이런 것들을 차분히 생각해 내면서 그게 여주시정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 슬로건이 ‘사람 중심 행복 여주’인데 그 중에서 사람과 시민과 국민 정도는 구분해야 되는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아직도 문화의 대립적인, 그리고 내가 갖지 않으면 불안한 이런 삶을 살아가는데.. 이것을 좀 벗어나서 함께 살아가야 되는데.. 끊어진 공동체 끊어진 사회관계 이것들을 어떻게 회복시키는가가 가장 긴 호흡으로 정치를 하는, 긴 호흡으로서의 정치 설계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한다.”

- 바쁘신 중에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 신상철  사진 : 마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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