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전광훈 손잡고 '만세!' 삼창 극우 행보.. "자유미일당으로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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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전광훈 손잡고 '만세!' 삼창 극우 행보.. "자유미일당으로 바꿔라"
  • 서울의소리 정현숙
  • 승인 2019.11.2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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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 없는 단식에 네티즌·정치권 탄식.. "곡기 아닌 정치 끊으라, 꼼수단식"
전우용 "일본인도 경멸할 황교안.. '지소미아 연장' 위해 단식"
김홍걸 "황교안 일본 위해 단식하는 열사" 직격탄 날려
자한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자한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의소리

무기한 단식 투쟁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극우 행보로 비판받아온 전광훈 목사가 주관한 집회에 참여해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황 대표는 전 목사와 함께 연단에 올라 '만세삼창' 까지 부르는 행태를 보였다.

황 대표는 20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단식 돌입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지나친 막말과 극우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광화문광장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전광훈 목사를 먼저 찾아갔다. 전 목사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대표로 청와대 근처에서 집회 중이었다.

황 대표는 범투본 연단에 올라 "저희가 할 일을 여러분들이 다 하셨다"며 "긴 시간 이 험한 곳에서 여러분들이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줬다"며 "정말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못 이기겠냐. 함께 이길 수 있도록, 저도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범투본' 관계자들에 감사를 표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빨리 나와 세 분이 손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전광훈 목사는 황 대표와 함께 연단에 서서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은 하나님의 능력", "여기 온 언론 중 90%는 주사파 언론, 평양에서 온 언론. 정신 나간 사람들", "주사파는 정치할 자격이 없다"는 등의 거친 발언으로 포문을 열었다.

또 어김없이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수위가 넘는 막말을 쏟아냈다. 전 목사는 "국민이 총격을 가해서 죽인다니까, 우리 국민이 원체 선하니까 기도하고 하지 다른 나라 같으면 누가 저런 대통령을 살려 두겠어요?"라며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정치권에 대해서도 여전히 빨갱이 색깔론을 접목해 원색적인 비난을 들이댔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안에 있는 국회의원 가운데 주사파는 다 쳐내야 한다'며 "한국당 의원 가운데서도 박정희 정신을 제대로 모르는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심판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전 목사가 "우리 황 대표는 기도하는 사람이다. 사람의 말만 듣지 않고 하나님 하고(도) 교통한다. 왜 여러분들이 자꾸 다른 길로 끌고 가냐"라고 말하자 황 대표는 "아이고"라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또 전 목사는 "내년 4월 15일에 한 사람도 국회의원 안 시킬 것이다. 국회의원 배지 달려고 눈 뒤집어서 다니지 말고 공부 좀 하라. 오늘 밤부터 당신들도 옆에 같이 누우란 말이야"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듣고 있던 황 대표는 곤란한 듯 전 목사의 등에 손을 얹었지만, 발언을 막지는 못했다. 그러면서도 전 목사와 손을 잡고 만세 삼창까지 한 뒤 연단을 내려왔다.

"전광훈 목사님과 한국기독교총연합 만세! 황교안 대표님과 자유한국당 만세!"

그러나 보수를 표방하는 제1 야당 대표가 삭발에 이어 단식 등 연이은 장외 투쟁으로만 일관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당 내외에서 쏟아지고 있다.

단식 선언 후 극우 기독교 집회 참가가 적절했냐는 논란이 일면서 그 이유를 묻는 말에 황 대표는 기독교인으로서 참가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단식 첫날 극우 단체의 집회에 참석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한당은 황 대표의 단식이 정치공학적인 계산은 없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자한당 내에서도 시선은 곱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총선을 앞둔 마당에 극우 종교 세력과의 연대가 당에 절대 이롭지 않다면서 중도 표가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는 불평들이다.

황교안 대표가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것에 대해 자한당을 뺀 나머지 여야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뜬금없다’는 반응과 함께 '자신의 위기를 구하려는 꼼수단식', “곡기가 아닌 정치를 끊으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청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은 왠지 뜬금없다”며“진정성이 없으면 하기 힘든 게 단식이다. 황교안의 단식은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도, 은폐된 진실에 대한 진상규명의 목표도 없고,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감동 없는 단식 투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나라의 위기를 구하기보다는 자신의 위기를 구하려는 '꼼수단식'이다.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라며 “단식투쟁을 그만두라”고 꼬집었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황교안 대표의 단식 사유는 앞뒤가 맞지 않고 타이밍도 뜬금없다”면서 “곡기를 끊지 말고 정치를 끊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결의안을 반대하고 황교안 대표는 일본의 일방적 경제제재로 시작된 현 상황을 ’굴욕외교‘로 풀지 않아 굶겠다고 하는데 당명에서 ’한국‘을 빼고 ’미일‘을 넣어야 한다”며 “또한 하루빨리 선거제 개편 논의에 임해도 모자랄 판에 뜬금없는 단식은 황당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애초 황 대표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할 계획이었지만 관계 규정과 경호상의 문제 등 이유로 21일 국회 본청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을 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단식투쟁에 돌입한 황교안 자한당 대표가 20일 청와대 분수대 인근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 집회를 찾아 총괄대표인 전광훈 목사와 함께 연단에서 만세 3창을 외치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단식투쟁에 돌입한 황교안 자한당 대표가 20일 청와대 분수대 인근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 집회를 찾아 총괄대표인 전광훈 목사와 함께 연단에서 만세 3창을 외치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

 

김홍걸·전우용 "황교안 일본 위해 단식하는 열사"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와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이 황교안 자한당 대표를 "일본의 열사"로 평가했다.

전 교수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가 '지소미아 연장'을 위해 단식투쟁을 한다고요?"라며 "일본 정부의 요구'를 대변하기 위해 단식까지 하는 그 '충정', 누군가는 높이 평가할 겁니다. '일본의 열사라고'"하면서 꼬집었다.

또 "일본에는 대한 수출규제 중단을 요구하면 단식하는 야당 지도자가 없다"며 "그러나 한국에는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하며 단식하는 야당 지도자가 있다. 이게 일본인들이 내심으로 한국을 경멸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과거에도 일본인들은 이런 한국인들을 "여기면서도 경멸했다"고 적었다.

김홍걸 위원장도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식투쟁에 돌입한 황 대표 기사를 첨부하고 황 대표가 지소미아 해제 반대에 목소리를 높인 점을 지적하면서 ‘일본을 위해 단식한 열사’라고 표현했다.

그는 “입만 열면 운동권 비난하는 분인데 길바닥 투쟁은 운동권보다 더 좋아하시는 것 같다”면서 “하필 투쟁하는 목적이 군사정보보호협정 연장을 위해서라니”라고 썼다. 그러면서 “해방 이후 최초로 일본을 위해 단식까지 하는 ‘열사’가 탄생하는 건가요?”라고 반어법으로 물었다.

황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면서 일본 정부와 비슷한 입장에서 지소미아 연장만 압박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또 지소미아 연장을 수용하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구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 연장과 함께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과 선거제 개편을 위한 패스트트랙 법안 포기 등도 강하게 요구했다.

20일 단식투쟁을 선언한 황 대표에 대해 네티즌들 반응도 비난 일색으로 싸늘하기만 하다. 황 대표의 단식 기사에 대한 댓글과 SNS 반응을 보면 부정적인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네티즌 의견 대다수가 국회 파행을 걱정했다.

네티즌들은 “너무 '뜬금포'다. 어떻게든 문재인 정부를 반대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려고 한다. 민생만 어지러워진다”, “제1야당 대표가 국회를 마비시키는 데만 혈안이 된 거 아니냐”, “혼자만 머리 깎고, 혼자만 단식한다고 누가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바르고 옳은 정책을 펴는 것으로 생각을 바꿔라”, "통합하나 제대로 못 하고 기껏 전광훈과 손잡나”라는 댓글들을 달았다.

이들은 특히 투쟁 방법과 단식을 하는 명분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신랄히 비판했다. 황 대표가 단식 명분으로 삼는 한일 지소미아 종료와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대한 압박은 국회 안에서 해결할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식하지 말고 국회에서 국민을 이해시키는 모습을 보여라. 할 줄 아는 것이 삭발과 단식밖에 없나”라고 꼬집었다.

기사 원문 /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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