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랑 칼럼] 수도보법(修道保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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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 칼럼] 수도보법(修道保法)
  • 이정랑의 고전소통
  • 승인 2019.10.2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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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닦고 법을 보전한다.

‘손자병법’의 ‘형편(形篇)’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이정랑 언론인 (중국고전 연구가)

용병을 잘하는 자는 도를 닦고 법을 보전한다. 그렇기 때문에 승패를 다스릴 수 있다.

손자가 말하는 ‘도를 닦고 법을 보전한다.’는 ‘수도보법’은 각 방면에서 ‘선승(先勝)’의 도를 닦아. ‘스스로를 보전하고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법도를 확보하라는 것이다.

거기에는 정치‧경제‧군사‧자연 조건 등 여러 방면이 포함되는데, 그 요지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피하며. 이익은 쫓고 손실은 피하는 데 있다. ‘선승’의 도에는 ‘5사(五事)’와 ‘7계(七計)’가 포함된다. ‘5사’란 다음과 같다.

① 도(道). 백성들로 하여금 윗사람과 더불어 한뜻이 되어 함께 살고 함께 죽을 수 있게 하고 위기에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② 천(天). 음과 양, 더위와 추위, 시기에 따른 적절한 시책을 말한다.

③ 지(地). 멀고 가까운 지역, 험하고 평탄한 장소, 좁고 넓은 땅, 죽고 사는 땅을 말한다.

④ 장(將). 지혜‧신의‧어짊‧용기‧엄격함이다.

⑤ 법(法). 군대의 편제[曲制], 명령 계통[官道], 군수[主用]를 말한다.

 

한편 ‘7계’란 다음을 말한다.

① 어느 군주가 정치를 잘 하는가?

② 어느 장수가 유능한가?

③ 어느 쪽이 천시(天時)와 지리(地利)를 얻고 있는가?

④ 어느 쪽의 법령이 잘 시행되고 있는가?

⑤ 어느 군대가 강한가?

⑥ 어느 편 병사가 훈련이 잘되어 있는가?

⑦ 어느 쪽의 상벌이 분명한가?

‘5사’와 ‘7계’의 이점을 얻어야 비로소 ‘선승’을 말할 수 있다. ‘선승’의 목적은 ‘스스로를 보전하고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데 있다. 그것을 손자는 전쟁의 최선의 목표로 보고 있다.

‘수도(修道)’는 각 방면에서, 이를테면 정치‧군사‧경제 각 방면의 조건 같은 것에서 미리 승리의 도를 닦고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손빈병법(孫臏兵法) 팔진(八陣)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도를 아는 자는 위로는 하늘의 도를 아래로는 땅의 도를 알며, 안으로는 민심을 얻고 밖으로는 적의 동정을 알며, 진(陣)이라면 8진의 도리를 알고, 승리가 내다보이면 싸우고 보이지 않으면 군대를 움직이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왕도에 합당한 장수 노릇이라 할 것이다.

‘보법(保法)’은 필승을 확보하는 법도를 가리킨다. 손자는 여기에서 전쟁은 정치에 종속되며 전쟁의 승부는 정치에 의존한다는 사상을 드러낸다. 현대적 용어를 빌리자면 예측 가능한 정치, 인심을 얻는 정책 그리고 엄격하고 분명한 법제를 말한다.

안으로 정치를 바르게 하고 외교에 신중과 치밀함을 기하면 자연히 안과 밖이 안정되고 평화를 누린다. 국내에서는 상하가 한마음이 되어 나라 전체가 일체감을 얻고, 대외적으로 도를 이루는 일에 도움을 많이 베풀면 천하가 따른다.

이렇게 해서 소리 없이 칼과 방패를 옥과 비단으로 바꾸면서 전쟁의 싹이 트지 못하게 미연에 소멸시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전쟁을 일으키려고 생각했던 자도 함부로 행동을 하지 못한다. 사실 ‘수도보법’은 보이지 않게 승리하는 것으로, 지혜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명성이 귀에 들리며, 용기가 없는 것 같지만 그 공이 눈에 보이게 된다.

일반 사람들은 이러한 승리가 별다른 투쟁을 거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칭찬할 게 무엇이냐고 의심한다. 다시 말해 전쟁이 터져 싸워 승리하는 것만을 크게 칭찬하며 전공을 노래 부른다.

그러나 싸워서 승리하는 것은 살상과 파괴라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국가와 군대를 안전하게 지키는 방책이라 할 수 없다. 이는 싸우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나 소리 없이 승리하는 것과는 전혀 비교도 안 되는 하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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