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구 칼럼] 왜 200만 명이 검찰개혁 촛불을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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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구 칼럼] 왜 200만 명이 검찰개혁 촛불을 들었나
  • 이형구 주권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19.10.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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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대규모 검찰개혁 촛불이 열렸다. 10월 5일에는 더 많은 국민이 촛불을 들었다.

실제로 주최측은 9월 28일, 집회에 1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집회를 준비했으나, 예상의 10배가 넘는 사람들이 참가했다. 10월 5일에는 광주에서 버스 21대가 올라온 것을 비롯해 전국에서 80여대의 버스가 왔다. 상경한 사람들과는 별도로 광주와 부산 등에서는 지역에서 수천 또는 만여 명이 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촛불집회에서 미담도 많았다. 인근의 한 커피집에서는 커피가 다 떨어져 장사를 할 수 없었지만 촛불국민이 쉬어갈 수 있도록 가게를 개방해 화제가 되었다. 교통이 마비되어 영업이 불가능했던 주유소는 참가자들에게 화장실을 열어주고, 아예 바닥에 앉아 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국민이 주유소에 커피를 보내주거나 일부러 주유를 하러 가고 있다고 한다.

대규모 집회에 가장 놀랐던 사람들은 바로 촛불 든 국민들이었다. 국민들은 서로에게 촛불을 들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이들은 왜 스스로 촛불을 들었을까?

이번 집회에서는 국민의 자발성이 도드라졌다. 집회 며칠 전부터 기사 댓글에 “우리가족 OO명 집회 참석합니다”, “우리 집 옆집 8명 모두 서초동 갑니다” 등으로 집회 참가 예고글이 이어졌다.

예전 촛불집회에서 주최 측이 초를 나누어주었으나 서초동 집회에서는 LED 초를 직접 가지고 나와 주변에 나누어 주기도 했다. 또, 집회 후 참가자 수 논란이 있자 직접 참가 인증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수백만의 인파가 자발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국민이 얼마나 적폐청산을 절절히 바라는지 보여준다.

그러나 국민의 염원과는 다르게 적폐들은 살아나기 위해 검찰과 언론, 정치권을 동원해 총공격하고 있다.

황교안은 9월 28일 대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비난하며 문재인 정권을 교도소에 보내려면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자유한국당이 총선 승리와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조국 장관을 공격한다고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이 와중에 검찰은 두 달 동안 7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조국 장관의 자택을 11시간 동안이나 샅샅이 뒤졌다. 검찰개혁의 대상자인 검찰은 쿠데타를 하고 있었다.

자유한국당과 검찰의 행태에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었다. 국민은 악랄하게 부활에 나선 적폐들을 그대로 둘 생각이 없었고, 다시 촛불을 들고 일어섰다.

 

조국만 사퇴하면 된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을 할 사람이 조국뿐이냐고 반문한다. 조국 장관이 논란의 대상이니 사퇴시키면 과연 해결될까?

자유한국당은 2017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안경환을 낙마시킨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안경환 지명자의 아들이 성폭력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격했다. 그러나 훗날 안경환의 아들은 무죄로 밝혀졌다. 안경환 지명자를 공격했던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오늘날 검찰은 조국 장관을 수사하지만 본인에 대해서는 어떤 혐의점도 찾지 못했다. 심지어 조국의 5촌 조카가 사모펀드 자금을 익성 부회장에게 전달했다는 녹취록이 나와도, 검찰은 사모펀드의 실소유주로 정경심 교수를 지목하는 비정상적인 수사를 하고 있다. 결론을 정해두고 수사를 짜 맞춰 들어가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검찰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라는 걸 넘어서 먼지를 ‘만들어’ 공격한다. 검찰은 자신들에게 엇선다면 법무부 장관이라 할지라도 찍어 넘어뜨리겠다는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국 장관이 사퇴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조국 사퇴는 검찰개혁의 저항하는 검찰의 승리, 자유한국당의 정권 탈취 신호탄일 뿐이다.

 

적폐의 반격에 다시 칼 뽑은 국민

국민은 1,700만 탄핵 촛불을 들 때 박근혜 탄핵뿐만 아니라 적폐청산을 바랐다. 오늘의 검찰개혁 촛불은 적폐청산 2차전이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언론보도 속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하나하나 따져보는 식으로 사태를 관망하면 정세를 옳게 파악하고 주도적으로 나설 수 없다. 의혹 보도를 쏟아내 혼란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 적폐와 언론의 의도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더 위대했다. 국민은 검찰과 언론의 융단폭격에서도 적폐청산을 위해 흔들리지 않고 촛불항쟁에 과감히 나섰다.

국민의 명령은 적폐청산이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자주적 지향에 복무하는 것이 진보의 사명이다. 온 국민이 적폐청산의 현 과제인 검찰개혁과 자유한국당 해체 촛불을 들고 새 시대 실현에 적극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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