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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와 검사] ③ 은폐된 검사들의 성매매… '고교동창 스폰서 사건'의 진실

<편집자주>

[뉴스타파] 지난해 말 자신이 구치소에 재소 중인 죄수의 신분으로 장기간 검찰 수사에 참여했다고 주장하는 ‘제보자X’가 뉴스타파에 찾아왔다. 제보자X는 금융범죄수사의 컨트롤타워인 서울 남부지검에서 검찰의 치부를 목격했다고 말했다. 덮여진 현직 검사들의 성매매 사건, 주식시장의 큰손들과 그를 비호하는 세력들, 그리고 전관 변호사와 검사들의 검은 유착… 뉴스타파는 수 개월에 걸친 확인 취재 끝에 <죄수와 검사>시리즈로 그 내용을 연속 공개한다.

 

①"나는 죄수이자 남부지검 수사관이었다"

②'죄수- 수사관- 검사'의 부당거래

③은폐된 검사들의 성매매...'고교동창 스폰서 사건'의 진실

④ "한겨레 보도 막아달라" 현직 검사 사건 개입

 

지난 2016년 9월 초, 현직 부장검사가 연루된 이른바 ‘고교동창 스폰서 사건’이 터졌다. 그 주인공은 2015년 서울 남부지검의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장을 지냈던 김형준 전 부장검사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이기도 한 김형준 전 부장검사는 검사들 중에서도 상위 1%에 속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승승장구했다. 그런 그가 자신의 고교 동창 김 모 씨로부터 현금 3천 4백만 원을 포함, 5천여만 원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게 이른바 고교 동창 스폰서 사건이다.

제보자X는 고교동창 스폰서 사건이 터졌을 바로 그 당시, 즉 2016년 9월 초 서울 남부지검에서 검찰의 수사를 돕고 있었다. 그는 당시 “남부지검의 검사와 수사관이 상당히 위축되어 있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구치소에서 문제의 고교동창 스폰서 김 모 씨도 만나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스폰서 김 씨는 제보자X에게 “검찰이 다 밝힐 의지가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뉴스타파는 제보자X의 증언을 토대로, 현재 징역 6년 형을 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인 스폰서 김 씨와 어렵게 접촉했다. 이후 김 씨의 변호인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으며 그의 주장을 듣고 검증했다. 그 결과 고교동창 스폰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은폐한 여러 충격적인 사실들을 확인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현직 검사들의 성매매 혐의 은폐다.

 

차고 넘치는 성매매 증거… 그러나 수사는 없었다

2016년 9월 5일, 한겨레 신문이 김형준 검사의 스폰서 의혹을 최초 보도하자 대검찰청은 이틀만에 특별감찰팀을 꾸렸다. 대검 특별감찰팀은 김형준 전 부장검사와 스폰서 김 씨를 강도높게 조사했다. 스폰서 김 씨는 이 과정에서 김형준 부장 검사와 다른 검사의 성매매에 대해 진술했지만 검찰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객관적 자료를 통해 그의 주장이 사실인지를 검증했다.

뉴스타파는 당시 대검 특별감찰팀의 수사 기록을 입수했다. 이 기록에는 당시 스폰서 김 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으로 복원한 결과가 첨부되어 있는 보고서도 포함돼 있다. 이 보고서에 나오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다.

김 부장 검사가 술자리에 나온다고 하자 스폰서 김 씨는 곧바로 지금은 사라진, 서울 청담동 ‘피트인’이라는 술집의 마담에게 카카오톡을 보낸다.

그리고 다음 날, 즉 2016년 3월 4일 오후 스폰서 김 씨와 술집 마담 송 모 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다.

두 사람이 주고 받은 카카오톡 대화에는 ‘2차’로 표현된 성매매와 성매매 대금을 송금하겠다는 내용이 분명히 언급되어 있다. 스폰서 김 씨는 약속대로, 3월 7일 월요일 성매매 비용, 이른바 2차 비용을 송금했다.

그로부터 약 6개월 뒤 고교동창 스폰서 사건이 터지자 술집 마담 송 씨는 검찰 조사를 받았다. 송 씨의 진술 조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검사 : 3월 3일 피트인에 몇 명이 왔는가요?

술집 마담 송OO : 김형준, 김OO (스폰서), 다른 지인들 이렇게 5명 정도 왔고, 아가씨는 4명만 앉혔습니다.

검사 : 당시 술값은 얼마나 나왔는가요.

술집 마담 송OO : 350만 원 정도 나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형준하고 다른 사람하고 2차도 갔는데 그 비용은 위 돈에 포함되어있지 않고 따로 김OO 씨(스폰서)가 아가씨들 계좌로 보내줬어요."  (술집 마담 송ㅇㅇ의 검찰 진술 조서 중)

카카오톡 대화와 술집 마담의 진술로 볼 때 스폰서 김 씨와 김형준 부장검사가 함께 술을 마신 뒤 성매매를 한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은 검찰의 수사기록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검찰은 당연히 이를 알고 있었다.

 

“다른 검사 성매매 진술, 조서에서 삭제”

스폰서 김 씨가 진술한 성매매 검사는 김형준 전 검사 한 명이 아니었다. 스폰서 김 씨는 2015년 1월 김형준 전 검사와 함께 당시 해외 파견이 결정된 이 모 검사의 송별회를 해주면서 이 검사의 성매매 비용을 대납했다는 사실을 진술했다.

그리고 통화기록과 카카오톡 대화, 입금 내역 등을 토대로 이 검사의 성매매 사실도 입증할 수 있다고도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러한 진술을 묵살하고 스폰서 김 씨의 진술 조서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삭제했다는 게 스폰서 김 씨의 주장이다. 스폰서 김 씨의 이같은 주장은, 스폰서 김 씨를 직접 조사했던 서부지검 오 모 수사관의 특별감찰팀 진술 조서에 간접적으로 남아있다.

"특별감찰팀 검사 : 당시 김OO(스폰서)이 김형준 외에 다른 검사들도 (여성이 나오는 술집에) 데리고 갔다고 하던가요?

오OO 수사관 : 다른 검사들도 데리고 갔다고 했는데, 김OO이 말한 검사들 중 지금 기억나는 검사는 이OO 검사입니다." (서부지검 오ㅇㅇ 수사관의 특별감찰팀 진술 조서 중)

 

“성매매 까서 검찰 조직 싹 죽일 거냐”

스폰서 김 씨는 변호인을 통해, 당시 자신을 수사하던 검사들이 “성매매까지 언론에 알려지면 검찰의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성매매 까서 검찰 조직 싹 죽일거냐”라며 자신의 진술을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검사들이 실제로 이런 발언을 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당시의 객관적인 상황을 보면 개연성은 있다.

김형준 검사의 고교동창 스폰서 사건이 터지기 불과 두 달 전인 2016년 7월, 진경준 검사장이 넥슨 김정주 대표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이를 통해 엄청난 시세 차익을 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현직 검사장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구속이 됐다. 같은 달 역시 검사 출신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처가 토지 관련 의혹도 보도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형준 검사 사건이 또 터졌기 때문에 당시 검찰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었다. 그야말로 ‘위기의 검찰’이었던 시기다. 당시 김형준 전 검사의 성매매 혐의까지 언론에 보도되었더라면 검찰이 입었을 도덕성의 상처는 크게 가중됐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시기였기 때문에 검찰은 김형준 전 검사나 다른 검사의 성매매 혐의를 수사하는데 큰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대검 특별감찰팀의 일원이었던 윤병준 검사(현 중앙지검 수사지원과장)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당시에는 김형준 부장 검사의 주된 혐의를 입증하는데 집중하느라 성매매 혐의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형준 부장 검사의 주된 혐의가 뇌물 및 향응 수수였고 성매매 역시 향응의 일종이기 때문에 왜 굳이 성매매만을 혐의에서 제외했는지는 납득하기 어렵다.

 

스폰서의 자수와 고발… 그러나 또 불기소

스폰서 김 씨는 자신이 진술한 검사들의 성매매 혐의가 유야무야되자 크게 분노한다. 그리고 절치부심 끝에 기상천외한 수를 둔다. 자신의 성매매 혐의에 대해 자수를 하고, 같은 날 함께 성매매를 한 김형준 전 검사를 고발한 것이다.

스폰서 김 씨는 2017년 9월, 자신의 성매매 혐의를 자수하는 동시에 자신의 성매매 상대 여성을 고발한다. 그리고 2018년 4월에는 김형준 검사와 상대 성매매 여성을 고발한다. 스폰서 김 씨는 이같은 고발의 이유에 대해 변호인을 통해 “저의 치부를 드러내서라도 검사들의 성매매 사실을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기고, 이를 통해 검찰의 자기 식구 감싸기와 기소권 남용을 고발하고 싶었다”라고 전해왔다.

자수와 고발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자기 자신을 포함해 스폰서 김 씨가 고발한 4명 가운데, 처벌을 받은 것은 단 1명, 스폰서 김 씨의 상대 여성 뿐이었다. 스폰서 김 씨는 자수를 감안했다며 입건조차 하지 않았고 김형준 전 검사와 김 전 검사의 상대 여성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스폰서 김 씨의 상대 여성은 약식명령으로 100만 원의 벌금을 받았다.

뉴스타파는 검찰이 작성한 불기소 이유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검찰이 불기소 이유서에서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2016년 3월 4일 새벽 2시 강남 리베라 호텔에서 김형준 전 부장검사가 36살 여성 이 모 씨와 함께 객실에 들어간 사실 2) 36살 여성 이 모 씨가 스폰서 김 씨로부터 110만 원을 송금받은 사실 3) 36살 여성 이 모 씨가 과거 성매매 관련 전과가 있다는 사실. 검찰이 이런 사실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스폰서 김 씨가 고발을 하면서 자신과 김 부장 검사 사이의 대화 내용과 입금 내역, 호텔비 결제 내역까지 거의 모든 물적 증거를 제출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당사자들이 성관계를 부인했기 때문이었다. 김형준 전 부장검사는 ‘술에 취해 잠들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고, 여성 이 모 씨는 ‘김 전 검사를 호텔에 데려다준 뒤 곧바로 나왔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호텔 CCTV를 분석해 두 사람이 호텔에 머문 시간을 확인하거나 객실 침구류의 상태를 확인해야 성관계 여부를 알 수 있지만 사건 발생 시간이 많이 지난 관계로 수사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정작 시간이 많이 지나기 전, 즉 스폰서 김 씨의 진술이 있었을 당시 수사를 하지 않았던 것은 검찰 자신이었다.

 

“검찰의 자기 식구 봐주기”

이 사건을 불기소 처리한 손진욱 검사 (현 의성지청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사건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으니 공보관에게 물어보라”고 답변했다. 공보를 맡고 있는 서울 중앙지검의 한석리 4차장 검사는 “증거가 불충분한 상황에서 당사자들이 부인을 했기 때문에 기소가 불가능한 사안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통화하거나 접촉한 복수의 성매매 전담 변호사들은 “일반인들의 경우 성매매 업자의 장부 같은 물증만 있어도 추가적인 수사 없이 기소를 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그 가운데 한 변호사는, “당사자가 부인할 경우라도 검사나 수사관이 강하게 추궁하면 대부분의 성매매 혐의자들은 자백을 하기 마련인데, 이 사건에서는 검사나 수사관이 그처럼 강하게 추궁을 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의 자기 식구 봐주기”라고 단언했다.

 

취재 : 심인보, 김경래, 김새봄

촬영 : 정형민, 오준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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