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성웅 이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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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성웅 이순신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19.07.17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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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오버, 착각을 버려라

【팩트TV-이기명칼럼】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戍樓))에 홀로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는 남의 애를 끊나니

초등학교 때 외웠던 시조다.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모두가 이순신 장군이 하신 말씀이다. 이 말은 늙은 나뿐이 아니라 오늘의 초딩들도 모두 알고 나경원·황교안·조원진도 알 것이다. 이 말만 떠올리면 가슴이 멘다.

임진왜란 당시 원균이 말아먹은 우리 해군에겐 달랑 12척의 배뿐이었다. 절체절명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必死卽生 必生卽死 (필사즉생 필생즉사)

싸움에 있어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은 관음포(觀音浦)에서 도주하는 왜군을 추격하다 총탄을 맞는다.

“戰方急愼勿言我死(싸움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고 말하지 말라)”

역사에 길이 빛나는 유언이다. 제갈공명도 오장원에서 숨을 거두며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했다. 죽은 공명이 산 사마의를 쫓았다는 유명한 사건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野寺五典) 일본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이 조선일보 보도를 근거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했다.

 

■ 영국의 넬슨 제독, 일본의 도고

넬슨 제독은 영국의 영웅이다. 프랑스-스페인 연합군을 ‘트라팔가 해전’에서 격파해 영국을 구했다. 이 해전의 승리로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명성을 떨친다. 트라팔카 해전에서 넬슨 제독은 승리를 눈앞에 두고 총탄에 맞아 숨을 거둔다. “하느님께 감사한다. 우리는 의무를 다했다.” 그가 남긴 최후의 말이다.

이순신 장군과 넬슨의 공통점은 나라를 구한 영웅이다. 최후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었고 그들이 남긴 말은 역사의 교훈이 된다. 남겨진 자들은 무엇을 하는가. 이순신 장군의 위대성은 동서의 다름이 없다. 일본에도 전쟁영웅은 있다. 일본도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도고’라는 영웅을 낳는다. 러·일 전쟁 을 승리로 이끌었던 ‘도고 헤이하치로(東?平八?)’의 일화다. 그래도 도고는 겸손했다.

러일전쟁 승전 축하연이 있던 날 밤, 일본 기자가 도고 제독에게 묻는다.

“장군의 업적은 영국의 넬슨 제독, 조선의 이순신에게 비견할 빛나는 업적입니다.”

“나를 이순신 장군과 비교하지 말라. 그의 전쟁과 애국심은 신의 경지에 오른 분이다. 이순신 장군은 국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도 매번 승리했다. 나를 전쟁의 신, 바다의 신인 이순신 제독에게 비유하는 것은 그에 대한 모독이다.”

 

■ 일본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일본과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생각하는 것은 도대체 일본은 우리에게 무엇이냐는 것이다. 참 더럽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전생에 무슨 원수를 그렇게 졌느냐는 것이다. 일일이 지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쌓인 한이 많다. 아득한 옛날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걸 어떻게 다 기록할 수 있는가.

왜구라는 이름의 일본 해적들은 우리 연안을 시도 때도 없이 습격해 노략질했고 양민을 학살했다. 하늘도 용서치 못할 임진왜란 때는 얼마나 많은 우리 양민을 학살했기에 코 무덤, 귀 무덤이란 말이 생겨났는가.

못난 조상 탓이긴 하지만 경술국치라(庚戌國恥)는 치욕적 비극은 생각만 해도 피가 끓는다. 한국이라는 이웃이 없었다면 오늘의 일본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연구가 있다. 태평양전쟁이라는 범죄행위로 일본은 세계의 범죄자라는 낙인 찍혔다. 일본은 중일전쟁 후 남경대학살(南京大虐殺 난징대학살)을 통해 살아있는 중국인의 목을 일본도로 베는 만행을 저질렀다. 칼이 얼마나 잘 드는지 시험을 한 것이다.

일본군이 진주한 동남아에서 저지른 일본의 만행은 지금도 당한 민족들이 치를 떤다. 일본이 그토록 잔인한 민족인가. 더없이 상냥하다고 소문난 일본의 또 다른 면은 가장 잔인한 민족이기도 했다. 만약에 한국전쟁이 없었으면 오늘의 일본은 없다. 한국이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갈 때 일본은 병참기지로 번영을 이룩해 갔다. 그만하자 속이 터진다.

이순신 장군이 오늘의 한국을 본다면 뭐라고 하실까. 한숨을 쉬실 것이다.

“여전히 서로 싸움이구나.”

일본은 ‘한국이 일본산 전략물자의 수출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북으로 흘러 들어갔다’고 억지 주장을 폈다. 그러나 사실은 일본이 전략물자를 북한에 밀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이 바로 적반하장이다. 일본은 왜 이러는가. 아베가 선거용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아베는 선거에서 승리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헌법을 갖자는 것이다.

번역의 오류라고 하지만 한국에서 전쟁이 날 경우 일본군이 참전한다는 것도 있다. 소름이 끼친다. 만약에 일본군이 우리 땅에 발을 들여놓을 경우 비록 늙었지만 돌멩이라도 들고 전선에 나설 것이다. 이건 순진한 애국심 때문은 아니다. 일본에 대한 불신이다. 임진왜란 때도 일본은 명나라를 치기 위해 길을 빌려달라는 요구를 했다. 그런 일본이다.

일본은 한국이 반도체 관련 전략물자를 북한에 수출했다는 유력한 근거로 한국 언론의 보도를 들었다. ‘조선일보’의 보도다.

‘일본 방위성 대신(국방부 장관)을 지낸 오노데라 이쓰노리(野寺五典) 일본 자민당 안보조사회장의 증언이다.

“조선일보 기사 중에서 올해 5월이라고 보고받았습니다만, 대량 파괴에 전용 가능한 전략물자가 한국에서 위법으로 유출되는 게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포털을 검색하면 지난 5월 조선일보 “대량 살상무기로 전용 가능한데…한국, 전략물자 불법수출 3년 새 3배”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견할 수 있다.”

“생화학무기 계열 70건 최다...제3국 경우 북·이란에 갔을수도”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낙연 총리는 “일본의 불화수소 반출 주장의 근거가 국내 보도라니 개탄스럽다”고 했다. 개탄의 수준을 넘는다.

어쩌자는 것인가. 한국에 대한 수출을 중단한다는 일본에 힘을 실어주는 가짜 근거를 제공하는 조선일보는 어느 나라의 언론인가. 통탄을 넘어 숨이 막힌다. 묻는다. 언론의 본분은 무엇인가. 조선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조선일보는 언론의 길을 가고 있는가. 대답해야 할 것이다.

 

■ 삼성은 낮잠 잤는가.

삼성은 반도체의 관한 한 세계 초일류 기업이다. 이 정도의 기업이라면 천재지변에도 대응하는 준비가 있어야 하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삼성은 일본(아베)의 이번 망동(심술)을 전혀 예상치 못했는가. 그냥 두 손 모은 채 당할 생각이었는가. 아니면 차제에 정부를 혼 내 줄 심산이었는가.

어떤 경우든 삼성의 배짱이 기가 막힌다. 이재용이 일본에 다녀왔다. 몰래 아베 만나 두 손 마주 잡고 살려달라고 애걸이라도 했는가. 무슨 소리를 해도 삼성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의 일단을 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今臣戰船尙有十二(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기억할 것이다. 우리 함선 12척과 일본의 함선 330척. 이순신 장군의 말은 유서와 같다. 조국에 바치는 유서다.

요즘 일본의 행동을 보면 한국은 안중에 없다. 한일 과장급 회의(일본은 설명회라 한다)에 나타난 일본 관리의 태도를 보았을 것이다. 한국 정치인들은 무엇을 느끼는가. 이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마음이 편한가.

임진왜란 전에 조정은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었다. 요즘의 한국 정치와 무엇이 다른가. 광화문광장에는 이순신 장군이 밤이나 낮이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광장을 내려다본다. 무슨 생각을 하실까. 왜 일본이 저런 행태를 거침없이 자행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을 우습게 보기 때문이다. 한국쯤이야 하는 것이다. 어찌해야 하는가. 그냥 견뎌야 하는가.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남과 북이 손을 잡는 것이다. 일본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한다. 한반도에서 불안이 지속하는 한 자신들은 더욱 이득을 본다는 생각이다. 남북이 손을 잡아야 한다. 남북의 평화야말로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자 길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신 차려야 한다. 역사에 죄인이 안 되는 유일한 길이다. 이완용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승만이 친일을 청산하지 못한 역사의 죄를 지었지만, 일본을 엄청나게 증오했다. 자유당 때 일본인들은 한국에서 일본어를 맘 놓고 하지 못했다. 지금은 어떤가. 호텔에 가면 일본으로 착각할 정도다. 일본과 원수로 지내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부 정치인들의 지나친 친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늙은이 죽고 싶다는 말은 멀쩡한 거짓말이다. 그렇다. 오래 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살 만큼 살았다. 어찌 이순신 장군을 입에 담을 수 있겠느냐만 내게는 한 자루의 볼펜이 있고 간섭받지 않고 글을 쓸 수 있는 팩트TV라는 공간이 있다. 4만 명의 팔로워와 11만의 트친이 있다. 우리 동지들이 단결하면 원균 같은 자들은 다시 여의도에 얼씬거리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동지들에게 당부한다. 후손들에게 평화를 남겨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 후회를 남기지 말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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