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짜영웅 백선엽과 아베 신조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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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짜영웅 백선엽과 아베 신조의 야망
  • 조성우
  • 승인 2019.07.1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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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항복은 조건부였고 한국에 대한 야심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 일본의 조건부 항복과 전범재판

우리는 일본이 무조건 항복한 것으로 교과서에서 배웠고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1945년 9월 2일 오전 9시 4분 도쿄만 미 해군 전함 미주리(U.S.S ‘Missouri’, BB-63) 함상에서 실시한 항복조인식에 히로히토 천황은 참석하지 않았고 외무대신 시게미쓰 마모루와 육군대장 우메즈 요시지로가 항복문서에 서명했다.

1945년 9월 2일, 미 해군 전함 미주리(U.S.S ‘Missouri’, BB-63) 함상에서 일본정부를 대표하여 항복문서에 서명하러 온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 외무대신과 우메즈 요시지로 육군대장 일행들 

이날 항복문서에 서명한 일본 시게미쓰 외무대신은 1932년 4월 29일, 상해 홍구 공원에서 윤봉길 의사의 폭탄에 한 쪽 다리를 잃은 인물이다.

미국과 일본은 은밀한 거래를 통해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단죄하지 않은 채 마무리했다. 도쿄재판에 '평화에 대한 범죄'를 저지른 A급 전범 28명이 기소되었으나 재판을 받던 중 2명 사망, 정신병자 1명을 제외하고 25명만 유죄판결로 마무리한 정치재판이었다.

법정에 앉아 있는 일본 A급 전범들의 모습. 앞줄 왼쪽부터 도조 히데키 전 총리(사형), 오카 다카즈미 해군 중장(무기징역), 우메즈 요시지로 육군 대장(무기징역), 아라키 사다오 육군 대장(무기징역), 무토 아키라 육군 중장(사형). 뒷줄 왼쪽 부터 하라누마 기이치로 전 총리(무기징역), 도고 시게노리 외무대신(징역 20년), 시게미쓰 마모루 외무대신(징역 7년).

미국 맥아더는 일본이 1945년 8월 15일 항복하는 날까지 이웃나라에 대한 침략으로 아시아인 2,000여만 명과 일본인 300여만 명을 희생시킨 전쟁의 최고 책임자인 히로히토 일왕과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던 관동군 731부대 등을 문책하지 않았고, 도조 히데키 전 총리를 비롯한 7명만 사형, 무기징역 16명, 징역 20년 1명, 징역 7년 1명 등으로 확정되었으나 생존자 대부분은 감형 등으로 풀려났다.

 

◈ 간도조선인특설부대(간도특설대) 백선엽

백선엽(白善燁, 1920~ )은 평남 강서에서 태어나 1939년 3월 평양사범학교를 나와 만주국이 세운 봉천군관학교에 제9기로 졸업한 후 1943년 4월 만주국군 소위로 임관했다. 봉천군관학교는 일본 관동군의 영향을 받는 일본육사 만주분교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백선엽이 근무한 간도특설대는 가장 악랄하게 조선인 항일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만든 조선인 특수부대다. 당시 북간도 일대가 조선인항일유격부대의 최대 근거지였기 때문에 일제가 조선인 밀집지역인 간도지역을 조선인으로 조선인을 다스리겠다는 이이제이(以夷制夷)전략으로 만든 특수부대였다.

♬ 간도특설부대가 ♪♪

시대의 자랑, 만주의 번영 위한

징병제의 선구자 조선의 건아들아

선구자의 사명을 안고

우리는 나섰다 나도 나섰다

건군은 짧아도

전투에서 용맹 떨쳐

대화혼(大和魂)은 우리를 고무한다

천황의 뜻을 받든 특설부대

천황은 특설부대를 사랑한다

*대화혼(大和魂) : 야마토 타마시이, 일본의 민족정신을 뜻하는 말

1939년 12월부터 1945년까지 부대가로 불렀던 노래로 간도특설부대의 정신이 잘 깃들어 있다. [출처-위키백과]

 

◈ 왜 백선엽을 6.25 영웅으로 만들까?

출처 정운현 역사에세이 (육군 제1사단 사령부에서 '백선엽 기념공적물' 제막식 - 2010년 3월)

친일청산 실패는 과거 역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친일파들은 친미와 반공 이데올로기를 생존의 무기로 삼았기 때문이다.

친일의 과거를 감추기 위해 6·25 전쟁이 터지자 보도연맹 등 수많은 민간인 학살을 자행하며 ‘반공애국투사’로 변신해 친일행적을 지우려했다. 또한 생존을 위해 반공을 대한민국 정체성으로 내세우며 친일범죄를 덮었고 친일의 대가로 얻은 기득권을 유지했다.

그 결과 독립운동가나 양심적 인물들은 대한민국에서 배제되었고,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 상당수는 이승만의 정적 또는 용공으로 몰려 수난을 당했으며 그 후손들 대부분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백선엽은 1993년 일본에서 출간된 ‘간도특설대의 비밀’이란 회고에서 간도특설대를 우리란 표현으로 "우리가 전력을 다해 토벌했기 때문에 한국의 독립이 늦어졌던 것도 아닐 것이고, 우리가 배반하고 오히려 게릴라가 되어 싸웠더라면 독립이 빨라졌다라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동포에게 총을 겨눈 것이 사실이었고 비판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백선엽은 박정희가 남로당 군책으로 검거돼 사형선고까지 받았지만 하우스만 미 육군 대위와 로버츠(William Roberts) 미 육군 준장에게 구명을 요청했고, 육군본부에 재심사를 건의하여 박정희에 대한 형 집행정지를 얻어냄으로써 불명예 제대시켰으나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현역으로 복귀시켰다.

결국 5.16쿠데타의 불씨를 만든 덕으로 백선엽은 교통부장관을 비롯하여 충주비료공장 사장 등 기업인으로 변신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갖게 되었고 반공을 모태로 한 영웅으로 부상했다.

북한의 남침 45일 만에 낙동강전선까지 밀린 후 B-29 폭격기의 융단폭격과 연합군의 지원을 받으며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역전되기까지 다부동 전투에서 북한군의 공격을 잠시 저지한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운 전과이고 전쟁영웅이라 할 수 있을까?

 

◈ 백선엽을 영웅으로 미화하는 육군본부

백선엽은 1952년 7월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되었으며, 1953년 1월 31일 대한민국 국군 최초의 대장으로 승진했다. 1954년 2월에 제1야전군 사령관을 거쳐 1957년 5월 또 다시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된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부럼을 살 수 있는 직에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육군이 본보기가 되어야 할 인물은 아니다. 나라를 배신했던 인물이 다부동 전투의 공을 미화한다고 애국자가 될 수 있을까? 그동안 공에 대한 보상은 충분했다. 그러나 대한민국 육군이 본받아야 할 영웅은 결코 아니다.

월남전에서 생사를 함께 했던 전우들과 함께 하겠다며 사병묘역으로 들어간 채명신 장군! 부와 명예를 뿌리치고 신군부와 타협을 하지 않은 장태완 수경사령관, 정병주 특전사령관 등이 진정한 대한민국 육군의 본보기가 돼야 하지 않을까? 걸레는 빨아도 걸레일 뿐이다. 신분을 아무리 세탁해도 본 받아야 할 애국자는 아니다.

 

◈ 아베 신조, G20 오사카 정상회의 초라한 몰골

일본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오사카 G20(6월 28일-29일) 정상회의가 6월 3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문제인 대통령 등 사상 첫 남북미 3자 판문점회동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인해 석양의 노을처럼 빛이 바랬다.

출처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을 앞두고 “미일안보조약은 미국에게 불평등하므로 폐기해야 한다.” 고 말했고, G20 상징물 앞에서 웃음을 띠며 반갑게 악수를 청한 아베 총리를 본 체 만 체하며 악수를 거부했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모디 인도 총리 등 다른 정상들도 아베 총리를 외면하자 일본의 국제적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6월 30일 오전, 일본공영방송 NHK는 G20 성과를 분석하던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판문점 현장을 생중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휴전중인 북한 땅을 밟은 장면이 일본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됐다. G20과 관련된 뉴스는 남북미 3자회동으로 가려진 아베의 몰골은 초라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7월1일 트위터를 통해 “환상적이고 잘 운영된 G20을 주최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축하를 전한다. 빠진 것도, 실수도 없었다. 완벽했다. 일본인들은 총리가 매우 자랑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 투정하며 화풀이하는 아베신조

판문점 정상회동 바로 다음 날인 7월 1일 아베 총리는 “문재인 정부가 국가 간 신뢰를 깼다”며 한국에 반도체 핵심소재 3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로 보복하겠다며 1965년 한일 기본합의로 징용노동자 배상,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가 해결됐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면서 12일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해 도쿄 경제산업성 ‘별관’에서 열린 양국 간 실무회의에서 한국을 계획적으로 푸대접하며 아베 정권의 불편한 심통을 표출했다.

회의 장소에는 헌 의자 등 온갖 사무집기가 흩어진 지저분한 장소에서 복식을 정중히 갖춰 입은 한국 측 실무자들과 달리 일본 측 실무자는 복식도 갖추지 않았고 회의가 아니라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며 설명주제는 구겨진 A4 용지에 대충 쓴 글씨로 대체했다.

아베 정권이 판문점 정상회동에 대한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돌출행동으로 보여준 단면이라 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70년 가까이 지속돼 온 평화헌법을 개정하여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를 꿈꾸며 재무장을 서두르는 아베신조로서 북미관계 호전(好轉)은 그의 야망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친일세력에 의해 한반도 침탈과 식민지배가 조선의 근대화를 앞당겼다는 일본의 궤변에 동조한 한국의 굴절된 현대사가 아베 신조에게 큰 착각과 오산의 빌미가 되었겠지만 이제 한반도는 찬란했던 5천년 역사의 민족혼이 되살아나고 있다.

다음은 인도의 시인 타고르 라빈드라나드(Tagore, Rabindranath)가 1929년 <동아일보>에 기고했던 시(詩)이다.

 

동방의 등불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롭고

좁다란 담 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은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은 곳

무한히 퍼져 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당(천국)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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