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학 연구회원 이삼장군 고택과 윤증 고택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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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학 연구회원 이삼장군 고택과 윤증 고택 답사
  • 충청메시지 조성우 기자
  • 승인 2017.05.3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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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의 과학적인 지혜와 향토문화의 신선한 향기를 느꼈다.
▲ 사계고택에서 출발

지난 29일 계룡학연구회 김철규외 11인의 회원들은 향토문화를 계승하고 기호유학을 이해하기 위해 소론의 영수인 윤증 고택과 그의 제자인 이삼장군 고택을 답사했다.

▲ 서정숙 충남학 전문강사

계룡학연구회는 25명의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월 2회씩 지역별 주제를 정하여 현장답사 위주로 향토문화와 역사를 공부한다. 고택에 대한 현장설명은 충남학전문강사 서정숙씨가 맡았다.

▲ 이삼장군 고택 앞

백일헌 이삼장군의 고택은 상월면 주곡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조 3년 이인좌의 난을 평정한 공으로 영조에게 하사받은 조선후기 상류주택이다.

입구에 솟을대문이 있고 그 좌우에 문간채가 있다. ‘ㄷ’자형 안채와 ‘ㄴ’자형 사랑채로 이어져 집 전체가 ‘ㅁ’를 이루고 있으며 대문 오른편에 사당이 있다.

안채는 정면 5칸에 측면 1칸 반으로 대청을 중심으로 왼쪽에 안방, 윗방 오른쪽에 건넌방을 두었다

또한 대개 솟을대문과 행랑채는 사랑채 정면에 위치하는 것이 보통이나 이삼 장군 고택은 사랑채에서 바라보는 풍광 등을 고려해 솟을대문을 사랑채 측면에 배치하였다.

사랑채는 방 2칸, 마루 1칸의 규모로 소박하고, 기둥과 서까래 등 구조재는 물론 굴뚝을 처마 아래에 배치하여 서민들에게 배려한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장군은 함평인으로 윤증문하에서 공부하였고 정주목사를 거쳐 공조판서와 병조판서를 지냈고 함은군에 봉해졌다.

▲ 윤증고택(명재고택)

선조들의 과학적 설계가 함축된 윤증고택은 대문도 담장도 없다. 뒷동산을 병풍삼아 마을을 향해 지어진 남향의 가옥이다. 

▲ 연못과 작은 섬

앞 마당 옆에는 연못이 있고 연못에는 자그마한 원형 섬이 있어 신선의 놀이터 같다. 고택과 함께 300여년의 세월을 함께 한 배롱나무와 어울어져 한폭의 동양화 같은 운치를 더한다. 

연못을 지나 앞마당의 섬돌을 오르면, 기단 위의 기품 있는 사랑채다. 이웃과 나눔을 미덕으로 지켜온 명재 고택은 조선 숙종때의 학자인 윤증(尹拯) 선생의 가옥으로, 그의 호를 따서 명재고택이라 불린다. 그는 임금이 무려 18번이나 벼슬을 내렸으나 일체 사양했을 만큼, 성품이 대쪽 같았다고 전해진다.

또한 검소하고 나눔을 몸소 실천하며 후진양성에 힘썼는데, 그 덕분에 은혜를 입은 사람들에 의해 동학혁명과 한국전쟁때도 고택이 소실되지 않고 보존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윤증 선생의 성품을 반영하듯 고택은 다른 사대부 집안의 가옥에 비해 겉모습이 소박하지만 자세히 보면 곳곳에 숨겨진 과학적 설계와 품격을 느낄 수 있다.

사랑채에는 미닫이와 여닫이를 접목한 문이 있는데, 4쪽 미닫이문을 열고 다시 열면 여닫이문처럼 열리는 독특하고 과학적 설계양식이다. 

또한, 사랑채 누마루에 앉아 연못과 그 너머의 마을과 앞산을 내다볼 수 있다. 사랑채 마루 앞에 바닥에는 그림자를 이용하여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흔적도 있다.

전면이 개방된 사랑채의 왼쪽으로 난 중문을 통과하면 안채가 나온다.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좌우가 대칭을 이루는 ‘ㄷ’자형 구조이고 안채 앞에 사랑채가 있어 전체적으로는 ‘ㅁ’자형을 이룬다.

사랑채에서 안채로 넘어오는 길은 15도 정도 기울어져 있으며 이곳에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다. 문간에 벽을 설치하여 방문객이 안채의 내부를 볼 수 없도록 차단했다. 

단 벽 아래에 공간을 두어 안채의 마루에서 그 공간으로 방문객의 신발을 보고 성별과 신분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여자들의 공간인 안채를 남자들이 함부로 들여다볼 수 없게 한 지혜다.

안채 옆에는 곳간채가 있는데, 두 건물을 나란히 두지 않고, 북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도록 설계했다. 여름에는 남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북쪽의 좁은 통로를 빠져나가기 때문에 그 속도가 빨라져 주변이 서늘해지고, 겨울에는 반대로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남쪽의 넓은 통로를 빠져나가 매서운 북풍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곳간채의 북쪽 끝 창고는 여름철에도 서늘해서, 이곳에 차갑게 보관해야 할 것을 둘 수 있었다. 사랑채는 큰사랑방을 중심으로 우측에는 대청이 있고, 좌측에는 누마루가 있다.

계룡학회원들과 함께 이삼장군 고택과 명재고택을 답사하며 조상들의 과학적인 지혜와 향토문화의 신선한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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