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칼럼] 한반도 비핵화의 적은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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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칼럼] 한반도 비핵화의 적은 미국이다
  • 김영란 기자
  • 승인 2019.04.0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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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난 뒤에도 미국은 여전히 ‘북의 완전한 비핵화’만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전문에서는 “새로운 북미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 번영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를 증진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비핵화는 북만의 아닌 한반도 전체 미국도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누누이 북도 강조했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사람들 역시 강조하고 있다. 한반도의 핵 문제는 왜 시작되었고, 미국은 왜 비핵화를 외면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자.

 

◆ 한반도 핵 문제의 시작, 미국으로부터

저 한반도에 대한 핵 위협은 한국전쟁 때부터 시작되었다. 미국은 한국전쟁 당시 3차례 핵폭탄 투하를 계획했다. 전쟁 당시 맥아더는 유엔군 총사령관으로 임명되자마자 원자폭탄 사용을 요구했고, 그 후에도 “30여발의 원자탄을 투하하면 10일 안에 전쟁을 종결시킬 수 있다”고 공언했다.

맥아더는 회고록에서 “나는 30~50발의 원자탄을 줄줄이 던졌을 것이다. 그리고 동해에서 서해까지 60년 내지 120년 동안 효력이 유지되는 방사성 코발트를 뿌렸을 것이다. 소련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의 계획은 완벽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1953년 정전협정 체결로 미국의 핵 공격은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들여오기 시작했다.

미국은 1958년부터 미8군 7사단에 280mm 핵 대포와 어니스트존 지대지 미사일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전술핵무기는 1960년대에는 600여기를 상회하다가 1967년에는 960여기에 달하기도 하였다.

미국은 1985년까지 주한 미 공군 기지에 핵중력 폭탄, 155mm, 203mm 핵 대포를 배치하였으며 1989년에 전술핵무기를 줄인다고 할 때에도 100-150여 기 가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로부터 북은 미국의 핵 위협에 대비해서 핵 방어 계획을 수립해야 했다.

 

◆ 북을 핵무장으로 떠민 것도 미국

미국은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통해 북을 위협했다. 팀스피리트(1976년~1993년),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 RSOI(1994년~2007년), 키리졸브(2008년~2018)가 해마다 한반도에서 펼쳐진다.

이 훈련들은 북을 겨냥한 핵 공격 및 상륙작전 훈련으로 미국과 동맹국의 합동군사훈련 가운데 최대, 최상급이며 실제 전쟁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유일한 핵 합동군사훈련이다. 미국은 북에게 핵 위협을 한국전쟁 이후부터 끊임없이 가하고 있었다.

그럼 북은 언제부터 핵무장을 했다고 봐야 할까?

북은 1974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하였고 1985년에 NPT에 가입하였다. 1977년 북과 IAEA는 연구용 원자로에 대한 부분안전조치 협정을 체결하였다. 북은 같은 해 10월 IAEA의 핵사찰을 받았다.

IAEA로부터 사찰을 받은 북은 핵에너지 이용을 위해 1980년 5MWe 실험용 원자로 건설을 착공하고, 1985년 영변 50MWe 원자로 건설 착공했다. 북은 1985년 NPT에 가입하였고, 1986년 5MWe 영변 원자로를 가동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1989년 프랑스의 인공위성이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였다. 미국은 프랑스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 중 특정 건물이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핵 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였다.

미국을 위시한 IAEA는 이 사건을 계기로 북에게 안전조치 협정을 체결할 것을 요구하였다. 북은 IAEA 이사회에 안전조치 협정 체결 조건으로 북한에 대해 핵무기 불사용 및 불위협을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공방은 있었지만 1991년 미국이 주한미군 전술 핵무기를 철수하겠다고 선언하고 북은 안전조치 협정에 서명하였다. 이어 북은 IAEA의 사찰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하고 미국은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팀스피릿 훈련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였다.

북과 미국, IAEA는 핵안전조치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을 비교적 순탄하게 시작되었다. 북이 안전조치협정을 체결하고 IAEA의 사찰 등을 받는 대신, 미국은 남에서의 핵무기를 철수하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등 서로 상응하는 평화 조치를 한 것이다.

그러나 북이 안전조치협정을 체결한 후 상황은 점차 적대적으로 흘러갔다. 1992년 5월부터 1993년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북한을 사찰한 IAEA가 2곳의 미신고시설이 있다며 ‘특별사찰’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북은 1993년 2월 12일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IAEA가 사찰을 요구한 곳은 “핵 문제와 관련이 없는 군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핵 문제와 관련이 없는 군사 대상은 핵담보협정에 따르는 사찰대상으로 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의 반발은 아랑곳하지 않고 “(북이) 최소 1개의 핵무기 제조 가능한 핵물질을 보유”했다고 주장하며 IAEA 이사회를 통해 북에 대한 특별사찰 결의안 채택을 강행하였고 결국 1993년 3월 12일, 북은 NPT 탈퇴를 선언한다.

미국은 북의 NPT 탈퇴를 막기 위해 1993년 6월 11일 북미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공동성명에서 북이 NPT 탈퇴를 유보하는 조건으로 북한에 핵 불사용 및 불위협을 약속하며, 자주권을 존중, 내정불간섭,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10년 뒤 2003년에 북은 NPT를 탈퇴한다. 미국이 1994년 북과 체결한 제네바 합의를 지키지 않고 북에 대한 일방적인 위협을 하는 속에서 “국제원자력기구가 핵무기전파방지조약과 조미 기본합의문을 난폭하게 위반한 미국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피해자인 우리에게만 미국의 무장해제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여 자위권을 포기하라고 강요”했다고 밝히며 NPT를 탈퇴했다.

또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던 미국은 1994년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다시 시작해 북에 대한 핵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이런 행위에 맞서서, 나라의 자주권과 안정을 담보하기 위해서 북은 핵을 개발하는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 한반도 비핵화 거부하는 것도 미국

70년간 적대관계에 있었던 북미 양국이 대화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북의 ‘국가 핵무력 완성’이라고 볼 수 있다. 핵과 핵을 가진 두 나라가 일촉즉발의 전쟁 상황까지 이르렀으나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목표로 대화를 2018년 시작했다.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것이다.

전 세계는 싱가포르 1차 북미 이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양국이 또 다른 합의를 이뤄내 세계 평화에 기여하길 바랐다. 그러나 합의 없이 끝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보면서 실망을 했지만 그 원인이 밝혀지면서 미국의 아둔함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있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은 미국에게 영변 핵 단지 전체를 폐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영변 핵 단지 전체 폐기를 미국의 과학자들을 비롯한 기술자들과 함께 하겠다는 것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에 대한 제제 중의 일부인 ‘민생부문’에 대해서 제재 해제할 것을 요구했다.

리용호 외무상은 “우리가 비핵화 조치를 취해나가는 데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안전담보 문제이지만 미국이 아직은 군사 분야 조치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안한 것”이라며 미국의 입장을 헤아린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북이 대표적인 핵 단지인 영변 핵지구를 폐기하고 일부 제재를 해제하는 것은 결코 손해 보는 회담이 아니다. 그렇게 수십 년간 만들어진 한반도의 핵 문제는 일순간에 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북미 관계는 이제 서로서로 한발씩 나가기 시작했을 뿐이다. 70년간 적대관계에 있던 두 나라는 서로 하나씩 행동을 통해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초반에 더딜지 몰라도 하나씩 하나씩 약속한 바를 지켜나가면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이다.

미국이 이번에 북이 제안한 조치를 받아들였다면, 다음 회담에서는 또 다른 비핵화 조치를 북에서 취할 것이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국도 북에 군사 분야에서 상응하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며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아둔함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큰 걸음,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 미국은 비핵화를 왜 안 받는가

그럼 미국은 왜 이런 북의 매력적인 제안을 받지 않았을까. 앞서서 언급했지만 ‘비핵화’는 북만이 아닌 ‘한반도’ 비핵화로 북과 미국이 동시에 비핵화로 나서야 한다. 한 마디로 미국은 북의 비핵화만 원한다는 것이고, 미국,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은 하기 싫다는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에 비핵화 할 생각조차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핵으로써 세계를 쥐락펴락했다. 그런데 북과 동시에 비핵화를 한다는 것은 ‘핵’을 가지고 패권을 유지했던 것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미국은 이런 행동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한반도에서 시작된 ‘비핵화’는 바람이 전 세계로 비핵화로 이어질 것이기에, 미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비핵화’를 입으로만 외치던 미국의 실체는 한반도 비핵화와 세계 비핵화를 가로막는 주범이며, 세계 평화 위협의 장본인이 바로 미국임이 이번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한반도의 핵 문제를 발생시킨 미국, 현재 한반도 비핵화를 가로막는 미국. 미국의 이런 행태는 머지않아 파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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