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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26일만에 ‘대변신’ 성창호 판사! 정말 같은 사람이 쓴 판결문 맞아?남재준 무죄판결문엔 “증명 부족하면 유죄 판단 안돼”, 김경수 유죄판결문엔 ‘~로 보인다’ 81회 시전
  • 저널인미디어 고승은 기자
  • 승인 2019.03.0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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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겐 무죄를 선고하고, 김경수 지사는 법정구속시킨 성창호 부장판사의 판결문, 같은 사람이 쓴 판결문임에도 정말 논리가 판이하게 다르다. ⓒ MBC

[저널인미디어 고승은 기자] “증명이 부족하다면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 (1월 4일, 남재준 전 국정원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정보 불법수집 혐의로 기소. 무죄 판결)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서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평가한다“ (1월 30일, 김경수 경남지사,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기소. 징역 2년 법정구속)

양승태 구속 이후에도, 사법농단 규탄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동력을 실어준(?) 성창호 부장판사(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가 쓴 두 판결문이다.

그가 지난 1월 30일, 사실상 드루킹 일당의 ‘횡설수설’ 진술만으로 김경수 지사를 법정구속하면서 다시금 ‘사법적폐 척결’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 성창호 부장판사가 양승태 구속 이후에도 사법농단 규탄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동력을 실어준(?) 당사자가 되면서 매주 토요일마다 사법농단 규탄 집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적극 활약하고 있다. ⓒ 서울의소리

성 부장판사는 앞서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13년 9월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 수사 책임자로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하려는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과 이를 막으려는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이 대립했다.

그 무렵, <조선일보>가 채 전 총장의 검찰총장의 혼외자 문제를 보도하며 채 전 총장을 크게 흔들었다. 이런 ‘찍어내기 공작’으로 채 전 총장은 총장직에서 사퇴한다.

이같은 공작은 훗날 국정원과 청와대의 불법사찰임이 밝혀지며, 온갖 ‘불법 여론조작’으로 탄생한 국정농단 박근혜 정권을 보호하려는 공작이었음이 드러났다.

국정농단 정권이 촛불혁명으로 쫓겨난 이후, 당시 국정원장이던 남재준을 비롯한 국정원 간부들이 줄줄이 기소됐다. 그러나 지난 1월 판결을 맡았던 성창호 판사는 최윗선인 남재준 전 원장에게만 무죄를 선고한다.

무죄의 근거는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이 “채동욱 총장 뒷조사를 하겠다”는 보고를 하자, 남재준 전 원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거다. 남 전 원장이 “이런 거까지 해야 되나?'라고 답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보고는 받았는데, 어떻게 하라는 지시는 안했다며 무죄라는 것이다. 서천호 전 차장은 남 전 원장의 반응을 보고, 승인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 성창호 부장판사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에 대해선 하급자로부터 ‘채동욱 총장 사찰’에 관한 보고는 받았지만, 어떻게 하라는 지시는 구체적으로 안했다며 무죄선고를 내렸다. ⓒ MBC

성 부장판사는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첩보검증 승인한 건 아니다”고 판시했다고 한다.

또 당시 국정원이 채 전 총장에 대한 혼외자 정보 수집(불법사찰)이 검찰의 국정원 수사방해 목적인지 의심은 들지만, 입증은 안 됐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특히 성 부장판사는 이같이 강조했다고 한다.

“유죄인정은 확실한 증거에 의해야 하고, 증명이 부족하다면 유죄가 의심돼도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국정원은 상명하복이 뚜렷한 조직이다. 특히 국정원이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뒷조사를 하면서 원장의 지시 없이 하급자의 의견만으로 한다는 게 가능키나 할까?

그러나 26일 뒤에 열린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공교롭게도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총 47가지 혐의로 기소된 양승태가 결국 구속 기소됐다. 성창호 부장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비서실 부장판사로 2년간 근무한 바 있는, 양승태의 대표적인 측근이다.

이미 언급했듯, 성 부장판사는 김 지사에게 징역 2년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그런데 남재준 판결문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특히 큰 문제가 됐던 건 ‘~로 보인다’ ‘~로 보이고’ 같은 표현이 무려 81차례나 등장한다.

▲ 성창호 부장판사는 김경수 지사에 대한 유죄판결문엔 ‘~로 보인다’는 추측성 문장을 81번이나 사용했다. ⓒ MBC

남재준 판결문에선 “증명이 부족하다면 유죄가 의심돼도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고 해놓고, 불과 20여일 뒤에 열린 김경수 판결문에는 ‘증명이 부족해도 유죄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그대로 유죄로 판단했다.

“댓글조작의 수혜자는 민주당으로 보인다” “자금도 부족한 드루킹 일당이 김지사 허락도 없이 불법을 저지를 리 없다” “프로그램 계발엔 김 지사 승인이 있었을 것이다” 등 모조리 추정하는 내용들이다.

전혀 일관성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같은 사람이 쓴 판결문이라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을 정도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지사의 판결문과 관련해, ‘범행의 직접적 이익을 얻는 사람은 김 지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로 보이는데’ 라고 쓰여진 데 대해 적극 반박하기도 했었다.

▲ 성창호 부장판사가 김경수 지사에 대해 작성한 유죄판결문엔 추측성 내용이 유독 많다. 횡설수설 드루킹 일당의 진술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다. ⓒ MBC

박 의원은 지난달 6일 페이스북에서 이에 “과연 그랬을까?”라고 반문하며 “오히려 2017년 대선경선 당시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치인이었지만 드루킹으로부터 공격받고 적대시되었던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이 있었고 이들은 피해자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드루킹은 지난 대선경선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당시 성남시장)이나 박원순 서울시장 등에 대해선 비방 글을 쏟아냈었다. 이 지사나 박 시장도 분명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이다.

한편, 주진우 <시사인> 기자는 지난 3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에서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해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발부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언급했다.

▲ 성창호 부장판사는 지난 2016년 9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로 재직할 당시, 민중총궐기 시위에서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진 故 백남기 농민의 시신 부검 영장을 조건부 발부해 파장을 일으켰다. ⓒ MBC

성 부장판사는 지난 2016년 9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로 재직할 당시, 민중총궐기 시위에서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진 故 백남기 농민의 시신 부검 영장을 ‘조건부’ 발부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러자 백씨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서울대병원에선 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과 이를 저지하려는 시민들이 격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결국 백씨에 대한 부검은 병원을 밤낮으로 지키던 시민들이 막아냈다.

주 기자는 또 “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하자마자, 성창호 판사는 (양승태의)연금 올려줘야 한다고 했다고 ‘스트레이트’에서 보도하지 않았나. 그 때 국민연금공단 직원을 불러 윽박지르고 압력 가했던 판사가 성창호”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성 부장판사는 김경수 지사를 법정구속시킨 이후 자신에 대한 비난여론이 쏟아지자 최근 신변보호 조치를 받았다고 한다. 올해 신변보호가 실시된 최초의 법관이라고 한다.

▲ 김경수 경남지사를 법정구속시킨 성창호 부장판사, 양승태 구속 이후에도 사법농단 규탄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동력을 실어준(?) 당사자가 됐다. ⓒ MBC

또 한편으로 성 부장판사는 5일 양승태 사법농단의 공범으로 검찰에 기소됐다. 성 부장판사는 지난 2016년 4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로 근무 당시 구속영장 관련 정보를 상부에 보고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됐다. 이미 그는 ‘피의자성 참고인’ 신분이었던 만큼, 예상된 결과긴 하다.

그는 ‘정운호 게이트’가 법관 비리 수사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신광렬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의 지시에 따라 조의연 당시 영장전담부장판사와 함께 법관 및 법관 가족과 관련한 영장 청구서와 검찰의 수사 기록 등을 빼돌려 상부에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저널인미디어 고승은 기자  http://www.am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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