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뚝섬에 울려 퍼진 민족의 만세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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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뚝섬에 울려 퍼진 민족의 만세 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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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2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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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2월 25일(양력 3월 26일) 우물 앞으로 나오라’

서울 성동구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여 지역 100년 전, 성수동에 울려 퍼진 민초들의 만세 함성을 재현한다. 기념식은 3월 1일 오후 1시 30분에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다.

구립 꿈의 오케스트라 청소년들의 연주로 시작돼 광복회, 성동역사문화연구회, 청소년 대표가 진행하는 이그나이트 토크콘서트와 구립 소년소녀, 여성, 시니어합창단으로 구성된 100인 합창단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나라’를 멋진 하모니가 울려 퍼진다.

이어서 구립극단과 역사울림성동(구 소녀상지킴이) 청소년들이 함께 만든 창작 뮤지컬 ‘19.03.26 뚝섬만세운동’을 상연한다. 뚝섬만세운동이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문화공연으로 각색하여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이 보다 쉽게 뚝섬만세운동의 역사를 접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에는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 주민참여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객석에 앉은 주민들의 화합과 단결을 통해 완성하는 태극기 카드섹션과 왕십리광장에 모인 주민들이 함께하는 플래시몹을 피날레로 구성하여 3.1운동의 숭고한 역사를 되새긴다.

기념사업 주제는 ‘1500 뚝섬만세운동’으로 성수동 뚝섬지역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을 모티브로 하여 진행된다. 성동구가 뚝섬 3.1만세운동을 인지하고 발굴하게 된 계기는 2013년부터 서울시 마을공동체사업으로 진행한 성동지역 근현대사찾기 사업부터이다.

성동구와 성동역사문화연구회는 당시 사업을 추진하면서 한 주민으로부터 우연히 뚝섬 3.1만세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일제강점기 당시 뚝섬에 신사터, 우체국 관사, 지주집 등 많은 역사적 사료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회는 뚝섬 3.1만세운동을 되찾고자 독립유공자 후손을 만나고 관련 사료를 발굴해 ‘뚝섬길 가득 채운 3월 함성 뚝섬 3.1운동’이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발간하였다.

뚝섬 3.1만세운동은 현재 성수동 일대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으로 민족대표와 학생층이 중심이 되어 일어난 기존의 만세운동과는 달리 지게꾼, 마차꾼, 노동자 등 기층민이 주체가 되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당시 뚝섬은 고양군에 속해 있었으며, 성수동 지역이 면사무소 소재지였다. 뚝섬은 조선시대부터 1960년대 말까지 서울시민을 위한 땔감의 양륙지였으며, 대부분의 주민은 뗏목에 땔감이 내려오면 하역작업을 하거나 한양으로 옮기는 일에 종사하며 살았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이 거주하였으며, 그들이 주체가 되어 뚝섬만세운동에 참여가 가능했다

1919년 3월 26일 뚝섬만세운동이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우물터에 모여서 만세운동을 하자는 유인물이 곳곳에 뿌려진다. 유인물을 보고 모인 1500여명의 민중들은 수탈과 탄압의 중심지인 면사무소와 헌병주재소를 포위하고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시위를 전개하였다.

시위 끝에 헌병대측과 교섭으로 해산하려던 중 증파된 일본군의 무차별 발포로 사망 1명과 12명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103명이 일제에 체포되었다. 이 중 시위주동자로 체포, 기소된 12명 중 마차꾼, 소달구지꾼, 짐차꾼 등 노동자가 10명으로 이 시위를 노동자들이 주도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날 만세시위는 이 일대에서 일어난 시위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격렬한 시위로 기록되어있다.

권재현 추진위원장

축제기획자인 동시에 대학에서 문화예술과 문화콘텐츠로 강단에 서고 있는 권재현 감독이 이번 성동구 기념사업의 추진위원장 겸 총감독을 맡고 있다. 권재현 위원장은 “거대한 혁명의 역사가 축제가 되는 이유는 운동의 중심에 시민이 있기 때문”이라며, “시민의 외침 하나가, 먼저든 촛불 하나가 들불이 되어 음습하고 폭력적이고 부조리한 체제를 전복시켜왔다”고 말했다.

이어 “1919년 3월 25일 밤 뚝섬, 은밀한 메시지가 밤공기를 타고 누군가의 손으로 귀로 전달되었던 ‘우물가로 모이시오’라는 메시지처럼 혁명은 그렇게 작은 목소리 하나로 시작되었다”고 기획취지를 전했다. 또한 “축제가 된 혁명의 주인공은 늘 시민이었고 2019년 대한민국 100주년 3.1운동의 주인공은 바로 그 시민”이라며, “우물가에 모였던 당시의 민족정신을 주제공연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주민들과 함께 제작했다”고 말했다.

성동구의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은 3월 말까지 진행된다. 눈여겨볼 것은 사업 추진주체가 주민이라는 점이다. 뚝섬만세운동이 민중에 의해 일어났듯이 이번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에서 관(官)은 한발 물러서 주민들이 사업을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와 사단법인 성동구자원봉사센터가 협심하여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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