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소리] 젊은 빙상인연대, 전명규 빙상 적폐 '끝판왕'...성폭력 사태 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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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젊은 빙상인연대, 전명규 빙상 적폐 '끝판왕'...성폭력 사태 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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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1.2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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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연맹, 친 전명규 관리단체" "전명규가 성폭력 사태 은폐..과감한 전수조사 필요"

빙상계 성폭력 추가 사례 폭로…“전명규 한체대 교수, 사건 은폐 관여 정황”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젊은빙상인연대 여준형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빙상계 성폭력 추가 피해 사례를 폭로하고 있다.

젊은 빙상인연대가 빙상계 성폭력 사례가 모두 6건이 있음을 폭로했다.

젊은 빙상인연대는 21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성폭력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손혜원 의원과 젊은 빙상인연대 여준형 대표, 박지훈 자문 변호사가 참석, 함께 목소리를 냈다.

젊은빙상인연대 자문을 맡는 박지훈 변호사는 “선수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지도자들이 어째서 계속 승승장구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특정 감사 결과 전명규 교수의 전횡과 비위가 만천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빙상인과 빙상 팬들은 문체부의 감사로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정상화되리라 기대했지만, 그 모든 기대는 헛된 바람으로 끝났다”며 빙상연맹이 ‘친(親) 전명규 관리단체’로 변신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 심석희 선수 모두 전 교수의 한체대 제자들이고, 추가 성폭력 가해자 중 상당수도 그의 제자였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전 교수에게 묻고 싶다”며 “당신이 지도자냐? 교수냐? 스승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자리한 손혜원 국회의원(무소속)은 “젊은빙상인연대가 피해자의 적극적 증언과 간접적 인정 등을 통해 확인한 피해 사례는 심석희 선수 건을 포함해 총 6건이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2차 피해와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을 때 빙상계에서 계속 머물기 힘들지 않을까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공개하길 바라지 않는 성폭력 사건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 언급을 피하도록 하겠다. 덧붙여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날짜, 장소에 대해 소상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폭력 사건은 이 자리에서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명규 한체대 교수. YTN 뉴스 캡쳐

 

조재범 옥중편지 "전명규, '네가 다 한 것으로 하라' 지시"

21일 시사저널은 지난해 10월22일 젊은빙상인연대 앞으로 온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편지를 단독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는 조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불거지기 전으로, 심석희 선수 등을 상습 폭행한 혐의(상습상해 등)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시기다.

조 전 코치는 편지를 통해 전명규 전 빙상연맹 부회장(한국체대 교수)의 '압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편지에서 조 전 코치는 "문체부 감사 때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전명규 교수님이 감사에 나가지 말고 연락도 받지 말라고 하셔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며 "교수님은 '이제 네가 감사에 나가야 할 것 같다. 네가 다 한 것으로 해라. 너는 더 잃을 것도 없다'고 하셨다"고 적었다.

이어 "변명인 것 안다. 다만 나도 죽을 만큼 힘들었다. 전명규 교수님 눈 밖에 나면 살아갈 길이 막막했다. 그분의 영향력 때문에 내가 그분 말씀을 안 들으면 다신 얼음판에 설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조 전 코치는 편지 말미에 "반성하고 있다. 어떤 목적을 두고 이걸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다시는 한국에서 이런 사태가 절대 발생하지 않게 하는 염원이 생겼기에 이렇게 편지를 드린다"고 밝혔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10월 젊은빙상인연대뿐 아니라 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 및 지인 등 다수에게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 속 내용은 유사하다. 자신의 비위(非違)를 감추고 싶어 하는 윗선이 있으며, 그 윗선이 바로 '전명규 교수'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10월23일 국정감사에서 손 의원은 조 전 코치의 옥중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에서 조 전 코치는 "윗사람의 압박에 직업도 잃고 설 자리가 없어질까봐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게 되었다"고 돌이켰다.

편지 내용이 공개되자 전 교수는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해당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손 의원은 지난 1월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조 전 코치 배후에 전 교수가 있다면서 "전 교수가 심 선수와 관련된 성폭행을 알고 있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 의원은 "조 전 코치가 전 교수의 수족같이 선수를 움직이는 데 활용됐다는 것 때문에 (심 선수의)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지난번 폭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도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다시 한번 용기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10월 젊은빙상인연대 앞으로 도착한 조재범 전 코치의 옥중편지 중 일부. 오른쪽 사진은 선수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시사저널

손혜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빙상 선수 A씨는 10대 때 빙상장 강사이자 한체대 조교 출신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력을 당했다. (가해자는) 자세교정을 이유로 강제로 피해자를 포옹하거나 입맞춤을 했다”며 “A씨가 이를 거부하자 코치가 폭언을 퍼부었고 선수 선발 과정에서 경기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전 교수는 피해자로부터 사건 내용을 전달 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건 은폐에 관여한 의혹이 제기된다”며 “빙상계 성폭력을 뿌리 뽑으려면 전 교수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 측 관계자는 "손 의원은 빙상계 적폐를 지속해서 비판해왔으며, 이날 회견도 최근의 의혹 제기나 탈당과 무관하게 전부터 준비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빙상연대는 “피해자들은 신원이 공개될 경우 빙상계를 좌지우지하는 이른바 ‘전명규 사단’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할까 두려움에 떨며 살아왔다”고 전했다.

빙상인연대는 "조재범 前 코치와 심석희 선수 모두 전 교수의 한국체대 제자들이다. 추가 성폭력 가해자 가운데 상당수도 전 교수의 제자들로 확인됐다"면서 "제자가 가해자고, 제자가 피해자인 상황에서 전 교수는 3월 1일부터 안식년을 즐기려고 했다"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최근 빙상계에서 제기된 성폭력 사례들을 조사, 정리하면서 심석희 선수가 용기를 내 길을 열어주었음에도 성폭력 피해를 본 선수들이 후에 혼자서 고통을 감내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지도자들이 어째서 계속 승승장구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피해 선수들은 자신의 신원이 공개될 경우 빙상계를 좌지우지하는 이른바 전명규 사단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할까 두려움에 떨며 살아왔다. 지금도 그 두려움은 여전하다.

또한 빙상인연대는 "전 교수가 한국 빙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엔 빙상계를 포함한 체육계, 그리고 일부 정치인의 비호가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전 교수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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