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다시 하늘로 돌아 간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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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다시 하늘로 돌아 간 하느님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18.11.2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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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힘으로는 도리가 없다

【팩트TV-이기명칼럼】세상을 내려다보시던 하느님이 말씀 하셨다.

‘아무래도 내가 내려가서 세상 좀 고쳐놓고 와야겠다.’

하느님이 내려와서 제일 먼저 만난 사람은 전직 대법원장이다. 한동안 대화를 나누던 하느님은 한숨을 길게 내 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전직 대법원장의 장광설에 혀를 내둘렀다. 하느님 앞에서도 저러니 국민들 앞에서야 오죽하겠는가.

다음에 찾아간 곳은 국회다. 일해야 할 국회는 개점휴업이다. 야당의 보이콧 때문이다. 왜 보이콧을 했느냐. 국민과 한 약속은 파기한 것은 잘못이 아니냐.

야당 대표의 말은 하느님이 몰라서 그런다는 것이다. 알게 좀 설명을 하래도 여전히 요령부득이다. 하느님이 못 알아들을 정도면 국민이야 오죽하겠는가. 당대표 하려고 강경파가 되었느냐고 물으니 대답을 안 한다.

자료사진 - 신혁 기자

국회의원들을 만나 당신들이 한 선거 때 공약은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선거 때면 으레 하는 것이란다. 다음엔 어쩔 거냐고 물으니 그때는 또 무릎 꿇고 사정하면 된다고 한다. 참 편하다.

하느님은 민주노총을 찾아갔다. 첫 마디가 하늘에서 편안히 지내시지 여긴 뭣 하러 왔느냐고 핀잔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맨날 파업만 하면 일은 언제 하느냐고 하니 이게 모두 정부 잘못이고 노동자들 잘살게 하자는 것이란다.

하도 논란이 대단하기에 삼성을 찾았다. 문전에서 출입을 막는다. 왜 막느냐니까 하느님은 이런 데 오시는 게 아니란다. 이재용 좀 보자니까 아무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란다.

언론사에도 들렀다. 수행비서가 한마디 한다. 언론인 만나봐야 뻔한 얘깁니다. 하느님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냥 발길을 돌렸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고시촌이다. 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밤을 낮 삼아 공부하는 모습을 기대했다가 깜짝 놀랐다. 고시생이 없고 독거늙은이뿐이다. 여기서 노인들이 고시 공부 하다가 불에 타 사망을 했는가.

‘내가 이 땅에서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하늘로 올라가자.’

하느님은 하늘로 올라가며 뒤를 보고 다시 보고 또 되돌아보았다. 눈앞이 흐려졌다.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 하느님을 등장시킨 무례

죄송하다. 어쩌다가 하느님까지 모셔다가 칼럼에 등장시키게 되었는가. 어쩌면 어리석은 인간의 소망 때문일 것이다. 하느님이 목격한 한국의 현실이 사실인지 여부는 독자들이 판단할 것이다. 할 일이 태산 같은 국회가 왜 판판이 놀고 있는지 그 이유도 알 것이다.

국민은 속이 상하지만 도리가 없다. 선거 때면 종이 되는 의원들이 지금은 상전 중에서도 최고 상전이다. 잘못 뽑았다고 손가락을 자를 수도 없고 천상 다음에는 못된 인간들 모조리 낙선시켜야 한다고 이를 갈 뿐이다.

농담이었으면 얼마나 좋으랴만 농담이 아니라 ‘농단’이다. 최순실이 박근혜를 끼고 국정농단을 했는데 그것으로는 국민을 덜 괴롭혔다고 생각하는지 이번에 들통 난 건 ‘사법농단’이다. 법과 양심으로 산다는 법관이 법과 양심을 송두리째 들어먹었다.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판사에게 위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일일이 지시를 했다. 대법관을 지낸 최고의 법관들이 포토라인에 서고 뒤이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맨 뒤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는 것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다. 도대체 나라 꼴이 이게 뭔가. 개가 부끄러워 기르지를 못할 판이다.

최고의 법관이 저 지경이라면 어느 국민이 법을 믿겠는가. 법을 불신하는 것은 바로 정권을 불신하는 것이다. 법을 바로 서도록 하기 위해 법관회의에서 농단 법관들에 대한 탄핵을 촉구한다. 당연한 일이고 바람직한 일이다. 법관도 다시 태어나야 한다. 아무리 대법원장이라 하더라도 잘못이 있으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등 야당들이 반대한다. 왜 반대하는가. 탐관오리들의 지원을 받고 싶어서인가. 사립유치원을 개혁하려는 정부정책에도 영락없이 야당은 반대다. 그들의 머릿속에 반대를 제외하고 들어 있는 것이 무엇인가. 이게 무슨 개도 못 줄 고질병이란 말인가.

원래 교활한 인간들은 이해득실의 천재다. 적폐청산의 결과가 시원치 않자 정권에 대한 지지율을 하락하고 있다. 이때다 하듯이 언론은 정부를 공격한다.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 하더라도 지금 언론이 보도하는 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이미 파산을 하고 망했어야 옳다. 기레기에게 묻는다. 너희들 보도대로라면 망하는 것이 당연한데 왜 안 망하냐.

건국 사상 최대 사기가 될 수도 있는 삼바(삼성 바이오로직스) 보도는 왜 이리 관대한가. 국회 보이콧이 양비론의 대상이냐. 사립유치원 비리는 교육의 장래가 걸린 문제다. 삼바는 무서워서 보도 못 하느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박정희 전두환 시대를 겪어 본 언론이다. 언론자유도 책임이 따르는 자유다.

 

■ 적폐의 아성은 난공불락인가

온갖 적폐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고개 숙이고 있던 세력들이 꿈틀거린다. 그 책임은 누가 지는가. 결국 정부가 지고 정부의 무능으로 귀결된다.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과 직결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는가. 지지율 하락과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상승한다. 이를 두고 극우적폐세력들은 실패한 정권이라고 매도할 것이다. 개혁은 도로아미타불이다.

개혁이 실패하고 청산에 대상이던 적폐세력들이 자시 준동하기 시작하면 이 나라는 어떤 꼴이 되겠는가. 꼭 대답해야 되는가.

한 가지 희망이 있다. 적폐세력들이 살아남기 위해 용을 쓰는데도 희망의 씨는 싹을 틔우고 있다. 금강산 관광도 빛이 보인다. 남북 간 철도 조사도 미국이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독수리 작전도 규모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한·미 간에 견해 차이가 점차 줄어든다.

이제 미국의 북한제제가 사라졌으면 한다. 찔끔거리지 말고 확 풀어줘라. 영원한 우방이라는 미국이 한국의 염원을 들어준다고 벼락 맞지 않는다. 평화의 물길을 트는 계기가 될 것이다.

칼럼을 쓰는 도중에 국회가 정상화 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제발 일 좀 제대로 해라. 국민의 명령이다.

후기.

꿈에라도 하느님이 다시 이 땅에 내려오시는 일이 없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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