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인간관(人間觀)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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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인간관(人間觀)에 대한 단상
  • 김용택 이사장
  • 승인 2023.06.0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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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이사장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마음이 어진 사람은 근심할 게 없으며, 참으로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 공자의 인간관이다. 공자는 “지식에 치우치면 삭막한 꽁생원이 되어 버리고 감정에 치우치면 생각 없이 기분에 따라 행동하는 변덕쟁이가 되고 또 의지에 치우치면 융통성이 없는 고집불통이 된다.”고 했다.

사람의 직업으로 급을 나누고 차별하고 급이 낮다고 생각하는 인간관이 있다. 물론 좋은 직업과 안 좋은 직업은 구별할 수도 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돈을 더 벌고 더 편하고 덜 힘든 일은 분명히 존재한다. 사회적인 지위나 인식도 차이가 있고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어떠한 존재인가?>

"인간은 어떠한 존재인가?" 사람으로 태어나 한평생 살다 가면서 ‘나는 누구인가?’ ‘사람이란 무엇인가?’, 왜 사는가?‘에 대해 고민조차 없이 ’태어났으니... 본능적인 욕구만 충족‘하다 삶을 마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학교는 어떤 사람을 길러내는가? 길러내겠다는 교육기본법 제 2조는 “교육이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는 사람을 길러내겠다”고 했다.

나는 홍익인간인가? 학교는 나를 홍익인간으로 길러낸다고 했지만 나는 홍익인간의 뜻도 잘 모른다. 유치원과 초·중등학교... 아니 대학까지 나온 사람들은 교육기본법의 교육목표대로 얼마나 많은 홍익인간을 길러냈는가? 대한민국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고등교육 이수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 1위인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국민이 행복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가?

인간관(人間觀)에 따라 교육을 ‘상품인가’, 아니면 ‘공공재인가’로 차별화 된다. 교육을 시장에 맡겨 수월성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교육이란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릴 공공재로 권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경쟁과 효율’은 시장논리다. 시장이 추구하는 가치는 이윤의 극대화다. 사람을 집을 짓거나 음식을 만드는 식자재처럼 자본이 필요한 인재(人材)를 길러내겠다는 것이 교육을 상품으로 보는 교육관이다.

<자본주의 학교가 갈러내는 인간은...?>

자본주의가 만드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자본주의는 현대판 바벨탑을 쌓고 사는 사람들이다. “자, (우리가) 성읍을 세우고 꼭대기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워 (우리) 이름을 날리자. 그렇게 해서 우리가 온 땅으로 흩어지지 않게 하자” 바벨탑을 쌓으면 후손들이 깨끗한 물과 공기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며 살 수 있을까?

영국의 인문학자 데이비드 하비(D. Harvey)는 ‘자본의 17가지 모순’에서 ‘일회용 인간의 증가, 무더기 해고와 대량실업, 무차별한 자연생태계 파괴…’, ‘갈등과 모순의 이면에는 자본주의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인간의 욕망이 지구촌 파멸이라는 골인지점을 향해 무한질주를 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인류가 추구하는 가치,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평등이다. 그러나 이런 가치들은 자본의 욕망 앞에 ‘이익이 되는 것’이 ‘선’이 되는 자본의 논리와 인간의 욕망이 결합해 끝이 보이지 않는 공멸의 길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자본주의란 ‘돈의 힘이 (자신의 증식을 위해) 살아 있는 인간의 노동을 자신의 뜻대로 조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주의는 이렇게 이성을 가진 존재인 인간을 동물적인 존재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살생무기를 만드는 지식인, 권력과 야합하고 자본의 이익을 위해 지식매춘도 마다하지 않는 지식인은 평화의 적이요, 인류의 적이다. 우리는 자본주의가 만드는 세상 어디쯤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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