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교육은 하면 안 돼... 교과서나 가르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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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교육은 하면 안 돼... 교과서나 가르쳐라!
  • 김용택 참교육이야기
  • 승인 2023.05.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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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국민들 이제 제발 그만 착해지세요”
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참교육이야기

하긴 국민들의 죄가 아니지. 학교에는 진실만 가르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학부모들이 언감생심 학교가 거짓말을 가르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거짓말’이라는 표현이 거슬리면 ‘국정교과서’라고 표현하면 믿을 수 있을까?

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국정교과서란 이름 그대로 국가가 만든(편찬한) 교과서다. 국정교과서는 교육부가 ‘저작권을 가지고 저작과 발행 및 채택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만든 책’이다. ‘국가가 만들었으니 어른하려고...?’ 하겠지만 선생들을 믿지 못해 만든 국정교과서에는 국가가 필요하다는 내용만 담긴다. 국정교과서를 배우게 해야 ‘빨갱이 교사(?)들이 아이들을 망치는(?) ....’ 불행한 일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 국가가 국정교과서를 만들어 배우도록 하는 것이 안심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만든 책이 국정교과서다.

 

<국정교과서의 유래>

국정교과서는 박정희 시절인 1974년 ‘국사교과서 국정화 방안’을 마련해 2003년 국가와 한국 근현대사를, 2011년 한국사(통합)를 검정체계로 일원화해 가르치기 시작했다. ’도둑놈이 제발 저린다‘는 속담처럼 총과 대포로 4·19혁명을 짓밟고 권력을 찬탈한 쿠데타를 혁명이라고 가르치기 위해 만든 저의가 담긴 교과서가 국정 교과서가 아닌가? 박정희는 유신헌법 전문(前文)에까지 5·16을 혁명이라고 적시했는데 누가 감히 ‘쿠데타니’니 ‘정변’이라고 하겠는가라고 할 사람이 있겠지만 혹시나 그의 사후를 생각해 국정교과서를 만든 것이 아닐까?

실제로 필자가 학생들 잠도 깨우고 논술시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면서 수업 전에 ‘폭력과 권력은 어떻게 다른가’, ‘경찰이 차고 다니는 총을 안 무서운제 강도가 손에 쥔 총은 왜 무어운가?’ 와 같은 이야기를 꺼내면 ‘범생이’들은 5분도 채 못돼 어김없이 “선생님! 공부합시다”라는 항의를 받곤 했다. ‘교과서를 가르치거나 시험문제를 풀어달라’는 요구다. 교육을 하면 안되고 교과서를 배우는 것이 교육이라고 세뇌당한 학생들이 선생님의 이 ‘빨갱이’ 같은 소리(?)를 듣고 있을리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진리하고 철석같이 믿는 습관(?)이 있다. 르네 데카르트와 같은 유명한 철학자는 《방법서설》에서 “회의야 말로 모든 것을 의심하더라도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진리”라고 했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이렇게 선입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국민들 중에는 자신이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을 진리라고 믿는... 선입견은 지식이라고 보기보다 신앙에 가까울 정도다. 박정희는 이런 선견지명이 있어서였을까? 헌법 전문(前文)에 명시까지 한 ‘516혁명을 쿠테타로 가르칠 ‘빨갱이’(?) 교사들이 나올까 보아 미리 쐐기를 박은 것이다.

하긴 헌법을 가리치지 않은 학교니 국민들이 헌법을 알리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박정희가 모를리 없다. 독재자들은 국민이 똑똑해지면 불안하다. 1933년 나치가 유대인 지성의 죽음을 선언하면서 자행한 화형식이 그렇고, 기원전 221년, 중국을 통일한 진의 시황제는 법가 사상 아래 전제주의적 통일 국가를 만들고자 자국의 사서를 제외한 모든 서적을 불태우는 분서 사건이 그렇다. 우리나라도 세종대왕께서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의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만들어 반포하려 했을 때 최만리, 신석조, 김문, 하위지, 정창손..과 같은 집현전 학자들은 목숨을 걸고 반대 하지 ㅇ낳았는가?

교과서의 지식을 주입해 사람의 가치까지 한 줄로 세우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 폭거다. 교육은 지식도 중요하지만 지혜(철학)를 깨우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식은 사실을 배우는 것이지만 지혜(철학)는 스스로 깨우쳐 아는 것이다. 학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1880년대 개화운동의 일환으로 지식을 암기하는 교육이 시작됐다. 지식보다 지혜를 깨우치게 해야 하는 철학교육... 우리는 왜 못하는가?

지식이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아니다. “너도 내 생각과 같은 생각을 하라” 국정교과서에는 이런 의도가 담겨 있다. 박정희는 쿠데타를 일으켜 ‘혁명공약’에서 ‘반공을 국시’로 삼아 빨갱이들의 저항을 막고 국민교육헌장을 만들어 “민족 증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국가(박정희)의 생각이 곧 국민의 생각‘임을 강조한 내용을 담았다. 어디 그 시절 뿐인가? 사람보다 더 똑똑한 인공지능시대에도 쳇GPT가 등징하는 시대에도 사람이 행복한 교육이 아니라 사람을 자본이 필요한 제목인 인재(人材)를 길러내겠다고 수구세력들은 국정교과서를 또 만들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착하기만 한 사람 길러내는 교육은 이제 그만!>

착한 사람은 착한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다. 그러나 보이스피싱이 난무하는 요지경 세상에 착하기만 한 사람은 사기꾼에게 이용당하기 딱 좋은 사람이다. 유모차에 실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 게임을 통해 악의 무리들을 죽여도 잔인하게 죽여야 한다는 정의감(?)을 체화한 아이들에게는 지식보다 시비를 가리고 분별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더 절실하다. 언제까지 지식을 주입해 일등찌리 인재(人材)를 길러내는 반교육을 계속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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